전 국민 대부분이 아마 2004년의 이 드라마를 기억할 것이다. 김은숙 작가와 주연 배우인 박신양, 김정은을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놓은 드라마. 한국의 드라마에서 수 없이 반복되어 오던 ‘신데렐라’ 스토리를 교묘한 변형과 재치있는 대사로 얼마든지 더 변주될 수 있음을 보여줬던 드라마. 출생의 비밀과 얽히고 설킨 사각관계가 아직도 대중들에게 더 없이 즐거운 소재임을 증명한 드라마. 바로 <파리의 연인>이다. 한국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 믿을 수 없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창작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 ||
4월 5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을 2주 앞두고 공개된 <파리의 연인> 연습 현장은 주연 배우들과 앙상블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공개된 연습 공연은 배경이 되는 파리의 매력을 살려 구성된 프롤로그와 1막의 앞부분, 그리고 기주가 파혼을 선언하고 태영을 택하는 부분과 기주가 자신이 가진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극의 클라이막스를 위주로 구성됐다. 연습 공연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본 뮤지컬 <파리의 연인>의 기대 포인트 3가지를 전격 해부한다.
기대 포인트 # 1.
로맨틱한 꿈의 공간 파리, 현실과 갈등의 공간 서울이 무대 위로!
[주인공들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는 파리!
로맨틱한 도시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프롤로그 / 사진=컴퍼니다 제공]
[태영과 기주, 그리고 수혁이 운명처럼 서로를 만나게 되는 1막/사진=컴퍼니다 제공]
[파리의 분위기를 살리고, 기주가 태영에게 끌리는 부분을 보여주기 위해 살아나는 ‘물랑루즈’ 공연
/사진=컴퍼니다 제공]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무엇보다 파리와 서울이라는 공간이 주는 상징성에 주목한다.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는 파리와, 갈등이 시작되는 서울의 배경을 대비시키며 극의 흐름을 해결 할 수 있었던 드라마와 달리 한정된 공간에서 이를 표현해야만 하는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각 도시의 상징적인 코드와 이미지들을 춤과 노래로 풀어낸다. 특히 앙상블 배우들이 펼치는 프롤로그와 기주와 수혁이 ‘물랑루즈’에서 공연을 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파리를 상징할 ‘왈츠’와 ‘캉캉 춤’ 및 ‘탱고’ 등은 본 무대에 올랐을 때 뮤지컬 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게 한다. 무엇보다 물랑루즈 장면에서 나오는 익숙한 선율! 깨알 같은 ‘오페라의 유령’ 패러디는 뮤지컬이기에 더욱 즐거운 장면이 될 것이다.
[기주 회사 경쟁사의 신차 발표회장은 기주와 수혁의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사진=컴퍼니다 제공]
반면 서울의 경우 기주의 상황과 태영의 상황을 대비시키기 위한 장치들이 활용됐다. 모두의 주목을 받는 기주의 약혼식장에는 기자들과 가족들을 등장시켜 갈등을 고조시키고, 수혁이 기주에 대한 복수를 펼치는 ‘신차 발표회장’은 앙상블의 춤과 노래를 통해 로맨틱한 꿈의 공간인 파리와 대비시키며 갈등과 현실의 공간인 서울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낸다.
[연출을 맡은 구스타보 자작/사진=컴퍼니다 제공]
연출을 맡은 구스타보 자작 역시 연습 공연 후 이어진 기자 간담회를 통해 “20회 분량의 TV 드라마를 두 시간 남짓의 공연으로 요약하기 위해 많은 부분이 큰 스펙터클의 노래나 춤으로 표현됐다. 특히 훌륭한 한국 디자이너들이 한국과 프랑스의 공간들을 멋지게 구현해 준 덕분에, 관객들은 두 나라를 여행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라며 공연의 배경이 될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무대 위에 구상하는 데 적지 않은 공을 들였음을 밝혔다. 파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트레비 분수’ 또한 뮤지컬 무대 위에서 만나 볼 수 있다고 하니, 파리 현지 로케이션 못지 않은 현실감을 기대하게 한다.
기대 포인트 # 2.
쇼케이스와 원작의 인기를 통해 검증된 탄탄한 이야기!
[정략 결혼을 약속한 윤아와의 약혼을 파기하고, 태영을 향한 마음을 밝히는 기주
/사진=컴퍼니다 제공]
[태영을 두고 반목하는 기주와 수혁! 비밀을 알게 된 수혁은 기주에게 이 사실을 밝힌다
/사진=컴퍼니다 제공]
이야기의 대중성이나 안정성이 채 검증 받을 시간을 얻지 못한 채 초연에 오르는 창작 뮤지컬들의 한계를 <파리의 연인>은 이미 원작의 폭넓은 인기를 통해 얻은 공감대와 작년 말 쇼케이스를 통해 극복했다. 드라마 방영 당시 최종회 시청률이 60%에 육박했던 만큼, 원작이 가진 탄탄한 이야기는 이미 검증 받은 셈.
여기에 뮤지컬은 “애기야 가자!”를 비롯 원작의 매력을 십분 살린 대사 등을 그대로 활용해 디테일을 유지하였으니, 이미 8년이 지난 드라마의 기억일지라도 무대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려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지난 해 말 열린 쇼케이스에서도 기존 쇼케이스들과 달리 전막을 시연해 완성도 또한 인정을 받았으니 <파리의 연인>은 무엇보다 충분히 준비된 창작 뮤지컬이다.
실제로 쇼케이스에서 한기주와 강태영을 연기했던 정상윤과 방진의는 다시금 본 무대를 통해 두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만큼 캐릭터와의 호흡도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상윤은 “작년 쇼케이스 때도 작업을 했었기 때문에, 4월 5일 오픈 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개막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기대 포인트 # 3.
이 모든 것은 꿈이 아닌 로맨틱한 현실!
[파리에서 춤을 추는 기주와 태영/사진=컴퍼니다 제공]
원작 드라마와 뮤지컬이 가장 다른 점이라면 결말이다. 수 많은 사건과 이벤트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결말에 이르러 이 모든 것이 영화 감독을 지망하는 강태영의 시나리오였다는 해석으로 논란이 일었던 것과 달리 뮤지컬은 이 모든 판타지를 끝까지 판타지로 인정하는 로맨틱한 결말을 만들어 뒀다.
원작의 결말에 대한 충격으로 분노와 체념을 오가며 밤잠을 설쳤던 시청자라면,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기대하던 로맨틱한 결말을 직접 눈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구스타보 자작 연출은 브로드웨이의 작곡가 손드하임의 말을 빌어 ‘모든 훌륭한 뮤지컬은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스토리에 기대고 있다’며,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이 두 가지 이야기를 모두 갖고 있으니 훌륭한 뮤지컬이 될 것이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는 결국 뮤지컬 <파리의 연인>이 사람들이 가장 매력을 느끼는 ‘신분 상승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를 제대로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8년 전,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가장 상투적인 이야기를 가장 신선하게 변주하여 TV 밖 시청자들을 매료했다. 그리고 2012년 봄, 그 로맨틱한 ‘연인’ 이야기의 신화가 무대 위 춤과 노래를 통해 새로이 쓰여질 준비를 마쳤다.
조수빈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진심'으로 좋아하며 듣다가도, '별빛달빛'의 기묘한 댄스에 빠져드는 다채롭다 못해 돌연변이에 가까운 취향을 지니고 있다. 가끔씩은 심각하게 취향에 문제가 있겠거니 생각을 고쳐먹다가도, '인생 뭐 별거 있나'로 항상 고민이 귀결되는 타입이라 그냥 생긴대로 살겠다고 생각한다. 그 기묘한 취향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잘도 글을 써보겠다고 끄적대고 산다.
djsslqkqn
2013.07.11
voler08
2012.12.31
phk1226
2012.05.04
뮤지컬로 재탄생하면서는 결말까지 수정한다니 느낌이 또 색다를듯 하네요~ 좀 오래전이라 드라마 내용이 완벽히 다 생각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교해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을듯!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