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면 산악자전거 선물!
형우는 엄마 지영 씨와 함께 게임기 매장에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게임기가 진열돼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러고는 자신 있게 스포츠 리조트 위Wii 게임기를 집어 들었다.
글: 명로진
201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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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명로진 저 | 북스토리
저자 명로진은 앞서 아이를 키워온 어르신들과 선배들에게, 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통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이나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좋았던 것’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로 엮어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부딪히고 수도 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살아 있는 기록으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형우는 엄마 지영 씨와 함께 게임기 매장에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게임기가 진열돼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러고는 자신 있게 스포츠 리조트 위Wii 게임기를 집어 들었다.
“엄마, 이거예요.”
형우가 엄마에게 게임기를 보여주자 지영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우는 게임기를 들고 계산대로 갔고, 자신이 메고 있던 가방에서 돈을 꺼내 내밀었다. 적은 금액이 아니었기에 계산대에 있던 직원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지영 씨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영 씨는 괜찮다는 듯 웃어보였다.

“오늘 무슨 날인데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는 거니?”
직원은 게임기를 포장하며 형우에게 물었다.
“선물 아니에요! 이건 제가 저한테 상으로 주는 거예요!”
형우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형우를 바라보는 지영 씨 역시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네가 너한테 상을 주는 거라고?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데?”
형우는 물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과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했거든요!”

형우네 가족은 특별한 일을 해내거나 목표를 달성했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있다. 서로 잘한 일을 칭찬해주고 나서 매번 자신에게 줄 상을 결정한다. 형우가 지난번 진단평가에서 평균 점수를 95점까지 올렸을 때는 자신에게 10시간의 자유시간을 주었다. 형우는 반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가서 실컷 놀다 왔다. 그러고도 2시간이 남아 마음놓고 컴퓨터 게임을 했다. 엄마에게 허락을 받고 노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자신에게 준 상으로 받은 시간이기에 형우의 마음 자세는 달랐다.
‘한 시간을 놀아도 열심히 놀아야지!’
형우는 노는 것도 몰입해서 열심히 놀면 더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 ?에 아빠는 승진 시험에 도전한다. 아빠가 과장으로 승진하면, 아빠는 그토록 갖고 싶어 하던 산악자전거를 상으로 받게 될 것이다. 3년 동안 부었던 적금을 타게 되는 올 가을에, 엄마는 에트로 숄더백을 갖게 될 것이다.
“가방은 여자의 자존심!”이라는 게 엄마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 상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게 어떤 상이든 말입니다. 가능하면 큰 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기쁨의 크기는 꼭 상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자신이 바라던 상을 받거나 노력을 많이 기울인 일 때문에 상을 받으면 훨씬 더 보람이 있겠지요.
자신에게 상을 주는 것은 두 번 행복해지는 일입니다. 상을 받을 만한 일을 했기 때문에 행복하고, 상을 주면서 자신을 격려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우리 아이를 두 배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문호 헤밍웨이는 사냥을 좋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일주일 내내 원고를 써서 목표로 정한 분량이 채워지면 자신에게 상을 주었습니다. 그 상은 주말에 사냥을 떠나는 것이었지요. 그 목표가 채워지지 않으면 상을 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사냥을 포기했고, 그 다음 주에는 더욱 열심히 원고를 썼습니다. 저는 아이와 함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했을 때 함께 상을 받기도 합니다. 아이는 피아노 연습을 열심히 해서 오디션에 합격을 하고, 저는 일 년 동안 몰두했던 원고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더랬지요. 지난여름, 우리 두 사람이 동시에 목적을 이루고 나서 아들과 저는 함께 일본 도쿄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들과 저는 꿈같은 시간을 보냈지요. 아이 엄마요?
4박 5일 동안 단 한 끼도 해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이와 남편이 없는데 내가 왜 밥을 해야 해?’
이런 생각이 들더라나요? 영화 7편을 보고 실컷 늦잠을 자고 피자와 치킨과 생맥주로 저녁을 대신했다고 하니……. 아마도 며칠간의 자유시간이 아내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상이었을 것입니다.




#교육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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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2.17

확실히 여행보다 집에서 음식 한번 안 해먹고 영화 빌려다보는 식으로 지내는 게 더 큰 상이 될 거같네요. 그런데 내가 나한테 주는 상도 좋지만 제일 좋은 상은 역시 다른 사람에게 받는 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남이 주는 상은 내가 돈 쓸 필요가 없으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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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11.12.31

다른 사람이 내게 칭찬과 함께 상을 주는 것도 좋지만 내가 나 자신에게 주는 상은 뭔가 특별하면서 더 뿌듯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더 의욕이 충만해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사의 말미에 적힌 아내의 심정에 백배공감입니다. 결국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은 가족을 위해 애쓴 엄마에게도 저란 자유의 상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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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

2011.12.13

자신에게 상 주기... 무슨 상을 줘야할지 고민이 되네요. 아이와 상의해야 할 듯. 너무 부담이 되지 않지만, 나름 보람이 있는 상으로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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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명로진은 ‘인디라이터’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는데 애 썼다. ‘인디펜던트 라이터 Independent Writer’의 준말인 인디라이터는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저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포츠조선」에 입사, 사회부와 연예부에서 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다. 1994년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SBS 드라마스페셜 <도깨비가 간다>의 주연으로 데뷔한 뒤, 방송, 영화,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인디라이터』, 『내 책 쓰는 글쓰기』,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등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한 단행본 뿐 아니라 아동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자동차가 부릉부릉』, 『펜도롱씨의 세계여행』을 비롯해 시집 에세이 동화 실용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썼다. 코오롱등산학교를 졸업하고 안데스 산맥 6000m 급 원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살사 댄스 매니아로서 국제 살사 대회를 주최하기도 했으며, 북극권부터 남미, 아프리카까지 6대륙을 모두 여행한 여행광이다. 무엇보다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디라이터다. 2011년 현재 심산스쿨에서 인디라이터 반을 맡아 강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