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희 “왜 하냐고요? 그냥 좋고, 그냥 가슴이 뛰니까요”
제 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그냥, 컬링』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최상희 작가의『그냥, 컬링』은 ‘컬링’을 통해 청춘을...
2011.10.13
작게
크게
공유
제 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그냥, 컬링』
|
“컬링 경기는 작년에 동계올림픽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처음 알게 봤어요. 컬링이 비인기 종목이라 그런지 주로 새벽 두세 시쯤에 중계를 해 주더라고요. 컬링을 보면서 시종일관 쓸고 닦는 저런 걸 왜 하냐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궁금증이 생겨 저도 컬링 동호회에 가입해서 직접 경험해 봤는데 컬링의 매력을 담뿍 느끼게 되었죠.
컬링은 네 명이서 한 팀을 이뤄서 하는 경기인데요. 누구 하나 잘해야 한다기보다는 네 명이서 팀워크를 이뤄서 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컬링을 하는 4명이 떠올랐어요. 컬링에서 스톤을 던지면 직선이 아니라 휘어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 순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삶에서 예기치 못한 순간이 누구에게나 오듯 말이에요.”
피겨 유망주 동생을 둔 주인공이 난데없이 ‘컬링’ 팀에 스카우트 된다. 맷돌 같은 ‘스톤’을 빗자루처럼 생긴 도구로 ‘하우스’ 안에 넣는 동계 스포츠를 배워가며, 주인공은 ‘컬링’ 팀 아니라 인생의 팀을 이룰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자신만의 인생 굴곡(curl)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작가는 “단순히 으샤으샤 하는 스포츠 소설보다는 성장소설에 가깝다”고 말했다. “컬링을 통해 성장하고,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으며 주인공이 서서히 변화하는 이야기에요.” 직구보다 ‘에둘러 가는 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
저자 최상희는 십여 년간 잡지사에서 일하던 기자다. 이미 세 권의 여행서와 한 권의 소설책을 내기도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란, 특별히 청소년 문학만을 한정하는 게 아니다. 책에 관심이 있건 없건 누가 읽어도 흥미로운 소설을 써보고 싶었다는 얘기일 테다.
지난 10월 4일, 광화문 프레스 센터에서 진행된 출간 간담회에서 최상희 작가와 기자들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왜 하냐고요? 그냥 좋고, 그냥 가슴이 뛰니까요”
|
우리나라에 실제로 컬링 동호회가 있나요?
유일하게 하나가 있는데, 제가 직접 가입해서 경험한 곳이기도 해요. 보통 한 달 정도 배우면 경기가 가능하다는데, 제가 좀 몸치라 힘들었습니다.(웃음) 하지만 네 명이 한 팀을 이루기 때문에 제가 못해도 할 수 있는 경기에 참가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경기거든요.
컬링에서 휘어드는 순간이 득점과 연결되는 부분인가요?
컬링을 보면 공이 직선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꼭 컬(curl)이 들어가야 경기가 가능해요. 그 컬을 통해서 다른 스톤을 쳐 낼 수도 있고, 막을 수도 있거든요. 이렇게 던지면 득점이 되겠지 싶어도, 그렇게 움직이기가 쉽지가 않아요.
많은 연습을 통해서야만 그 컬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요. 그 컬을 잘 운용하는 사람이 득점할 수 있거든요. 컬은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그걸 열심히 해야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어요.
혹시 영화 <국가대표>를 보고 소재를 떠올리신 건가요? 이 소설도 영화화 가능성을 생각하셨나요?
컬링 동호회 사람들과 ‘우리가 이 비인기 종목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하고 농담을 한 적이 있어요. 영화로 만들어지면 유명해지지 않을까? 생각하다가도 ‘컬링은 다 되게 폼이 안 날 거’라고 농담을 하곤 했어요. 빗자루 질을 하는 거라, <국가대표>에서 나오는 스키점프처럼 멋있는 장면이 나오지 않거든요. 소설을 쓸 때도, 이 장면을 어떻게 재미있게 그릴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그냥, 이라는 것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애들한테 질문하면 가장 많이 돌아오는 질문이 ‘그냥’이었어요. 가만 생각해 보면, ‘그냥’이라는 순간이 참 많구나 싶었어요. 소설에서는 을하가 친구들에게 ‘이런 걸 왜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해요. 며루치나 다른 친구들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도 아니고,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도 아닌데, 자비를 들여서 참 열심히 하거든요.
을하는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했죠. 결국 을하가 직접 부딪혀보고 깨달은 게, 그냥 그저 좋아서 하는 거였어요. 그냥 좋고, 그냥 가슴이 뛰니까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던 거죠. 사소한 거라도 그냥 가슴이 뛰어서 하는 일이 한 가지라도 있는 게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예민하고 중요한 시기의 청소년을 좀 더 이해하고, 좀 더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청소년 문학들은 이제, 시기적 분류를 넘어, 좀더 기발하고 좀더 재미있고, 좀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점차 확산되고 있는 청소년 문학상 공모는 대부분 신인 및 기성 작가의 제한이 없다. ◆ 민음사 블루픽션상 (4월 마감) 2007년 제1회 김혜정 「하이킹 걸즈」 2008년 제2회 양호문 「꼴찌들이 떴다」 2009년 제3회 박선희 「파랑치타가 달려간다」 2010년 제4회 이제미 「번데기 프로젝트」
◆ 창비 청소년 문학상 (9월 마감) 2007년 제1회 김려령 「완득이」 2008년 제2회 구병모 「위저드 베이커리」 2009년 제3회 배미주 「싱커」 2010년 제4회 추정경 「내 이름은 망고」
◆ 세계 청소년 문학상 (3월 마감) 2007년 제1회 정유정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2008년 제2회 전아리 「직녀의 일기장」 2009년 제3회 최민경 「나는 할머니와 산다」
◆ 자음과 모음 청소년 문학상(9월 마감) - 올해 첫 공모 시작 |
44개의 댓글
추천 상품
필자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impulse7
2022.07.01
러블리범
2022.07.01
자연과 어울려 사시는 작가님 과 대화를 나눠보는게 제 희망사항 이었습니다 꼭 만나뵙고 싶습니다
nhyeo
2022.06.27
베케를 다녀오고
책을 읽고
베케에 반해서 돌아온 여행자입니다
정원안에 앉아계시던 사장님을 먼발치에서 보고 다가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책을 가지고 싸인도 받고 정원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배우고 싶어요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