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 이미 의도된 것?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의 캐릭터가 있다. 여러 사람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는 더욱 그렇다. 상대방이 협상의 베테랑이라면 의도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글: 채널예스
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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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를 위한 상식 시리즈
박영수, 정재학 | 추수밭
지적인 비즈니스맨의 마지막 1%지식을 채워준다!
인문학 열풍이 불고, 기업에서도 인문경영이 강조되는 추세다. 그러나 바쁜 직장인들은 두꺼운 인문서를 읽을 시간도 빠듯할 뿐 아니라, 책에서 얻은 지식을 실질적으로 업무에 바로 써먹을 수 없음에 갈증을 느낀다. 이 시리즈는 바로 이러한 이들을 위해 등장한 신개념 지식실용서다. 인문?교양 지식을 비즈니스 상황별로 재구성해 업무 현장에서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비즈니스를 위한 역사상식』, 『비즈니스를 위한 명언상식』, 『비즈니스를 위한 법칙상식』, 『비즈니스를 위한 세계문화상식』등 네 권이 출간됐다.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의 캐릭터가 있다. 여러 사람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는 더욱 그렇다. 개인의 원래 성격이 그런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이 협상의 베테랑이라면 의도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한 기계부품 회사의 영업사원이 오랜만에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했다. 해당 회사로부터 상품에 관심이 있으니 한번 회사로 찾아와 설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기쁜 마음에 상품 관련 자료를 잔뜩 챙겨서 회사를 찾았더니 담당자와 함께 팀장이 자리를 하고 있다. 영업사원은 각종 자료를 보여주며 제품의 특성과 장점을 나열하고 공급 가능한 가격까지 제시한다. 하지만 팀장의 표정은 뭐가 잘못됐는지 어두워 보인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 좀 다르군요.”
냉정한 팀장의 말 한마디에 회의실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별로 내키지 않네요. 더 이상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
팀장은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한마디를 툭 던지고 일어나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린다.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난감하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설명을 했는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순간 남아 있던 담당자가 영업사원을 위로해준다.

“제가 보기에 제품은 괜찮은 것 같아요.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팀장님께서 아마 가격이 좀 마음에 안 드셨던 것 같아요.”
“그럼 어떻게…….”
영업사원은 그나마 마음씨 좋은 담당자를 만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느낀다. 담당자는 마치 자신이 영업사원의 동료 직원이라도 된 듯이 친절하게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개당 1만 원 정도씩만 가격을 낮춰서 다시 제안서를 만들어보는 거예요. 제 자리에 가면 컴퓨터하고 프린터가 있으니 제안서를 바로 수정하시면 될 것 같고요.”

개당 1만 원을 낮추라는 것은 영업사원 입장에서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대해주는 듯한 담당자의 마음 씀씀이를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듯이 고마울 뿐이다. 결국 담당자의 얘기대로 수정 제안서를 다시 넣어서 납품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팀장과 담당자의 행동은 의도된 것이다. 협상학에서는 이런 기술을 ‘좋은 형사 나쁜 형사(Good Cop, Bed Cop)’ 전술이라고 부른다. 한 명이 뺨을 때리면 다른 한 명이 달래주는 기술로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법이다. 병 주고 약 주는 격이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을 때 도와준 사람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에 도움을 준 그 사람의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이것을 좋은 형사 나쁜 형사 전술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실제로 경찰서에서 형사들이 피의자들을 조사할 때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이 등장하는 영화만 몇 편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범인을 심문하는 장면을 보면 먼저 호랑이 같은 형사가 등장해 범인에게 윽박을 지른다.

“모든 것을 사실대로 털어놓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하면서 겁을 준다. 그런 다음 호랑이 형사가 나가고 대신 토끼처럼 인자한 모습의 형사가 들어온다. 그러고는 맞은 곳을 닦아주고 담배도 한 대 물려주면서 범인을 살살 달랜다. 이때 범인은 울컥한 마음에 자신의 범죄 행각을 술술 풀어놓게 된다. 좋은 형사 나쁜 형사 전략은 ‘2인 1조’의 팀워크가 필요하지만 혼자서 ‘1인 2역’을 소화하는 경우도 있다. 한 번은 윽박지르고 그다음은 더없이 부드럽게 대해주는 식의 ‘이중성격’으로 상대방을 흔드는 것이다.





#비즈니스
1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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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2.28

좋은 형사 나쁜 형사라는 전략은 추리소설에서 읽은 적은 있는데 비즈니스세계에서도 쓰이는 군요. 확실히 저러면 그냥 넘어가겟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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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꽃방

2011.12.11

이거 형사 영화에서 많이 보는 수법이네요, 어찌보면 참 비열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범인의 자백을 받아내는 형사들의 1인 2역 같은거라니 참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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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11.11.02

병주고 약준다는 말이 딱 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진짜 미국 드라마보면 정말 많이 나오는 장면이예요. 성질 나쁜 형사 윽박지르고, 곱상하게 생긴 형사 나와서 달래고. 완전히 의도된 작전. 그럼에도 일단 불리하고 곤란하고, 상대적으로 약자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Good Cop이 동아줄처럼 보일 테니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찌보면 인간의 행동심리학을 절묘히 이용한 시간차 공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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