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서툰 당신, 무엇이 문제일까?
막 사랑을 시작할 때면 꼭 따라오는 설렘과 보고 싶음, 그리고 궁금증과 불안한 마음을 고양이와 선인장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표현했다. 과장되지 않은 담담한 필체로 쓰인 이 책은 만남과 이별의 감정이 원태연 작가 특유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ㆍ사진 최경진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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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말 걸어줘서… 참… 고마워요”
사랑에 서툰 모든 이를 위한 원태연 작가의 따뜻한 토닥임


시인, 작사가, 수필가, 영화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뮤직비디오 연출가…
원태연, 그의 직업은 대체 몇 개일까?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했던 원태연이 10년 만에 책을 냈다.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에 대한 풋풋한 느낌을 담은 『고양이와 선인장』이다.

막 사랑을 시작할 때면 꼭 따라오는 설렘과 보고 싶음, 그리고 궁금증과 불안한 마음을 고양이와 선인장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표현했다. 과장되지 않은 담담한 필체로 쓰인 이 책은 만남과 이별의 감정이 원태연 작가 특유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요?… 제 이름은 땡큐예요.
고맙다는 뜻이래요.
저에게 가끔 물을 주고
내 기분을 궁금해해주던 남자아이 철수가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땡큐라고 지어줬어요.
저한테 말 걸어줘서… 참 …고마워요.
「나는 선인장 당신은 고양이」 중에서

나?
난… 뭐… 그냥… 몰라?
그런 거 없어! 난 그냥 나야.
이름 같은 건 중요하지 않은 그냥 나.
배고프다.
난 뭘 좀 먹어야겠어.
안녕!
「당신은 이름이 뭐예요?」 중에서




도도한 길고양이 외로워와 항상 누군가의 보살핌을 기다리는 선인장 땡큐.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지만 선뜻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이렇게 둘이 되길 꿈꾸는 선인장 땡큐와 둘이 되기 두려운 고양이 외로워의 수줍은 사랑이야기는 사랑을 해본 사람에게는 알싸한 향수를,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두근대는 설렘을 선사해준다.

그동안 YES블로그에 연재하면서 오디오그래픽노블(Audio Graphic Novel)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 했다. 블로그를 찾은 네티즌들은 ‘와락 껴안고 싶은 땡큐의 마음이 느껴져 마음이 짠하다’, ‘우리라고 해도 될까요라는 말이 마음을 울린다’, ‘감성적인 이야기를 우리에 담았다. 관계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거란 생각을 해본다’, ‘솔직함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등의 감상평을 남겼다.

또 몽환적이면서도 사실적인 그림으로 유명한 그래픽아티스트 아메바피쉬와 국내 일렉트로니카 음악계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작곡가 이철원이 합류해 글과 그림은 물론 감각적인 멜로디의 음악까지 들을 수 있어 오감(五感)으로 즐길 수 있다.

‘상처’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에 갇혀 지내는
현대인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운 사랑, 단 하나의 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이별도 경험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아픔으로 인한 상처가 남기 마련이다. 원태연 작가는 상처로 인해 다시 사랑하지 못하고,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이 아닌 애완동물에게 마음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고양이와 선인장』 역시 주변 사람들과 애완동물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모티프를 얻었다. 사랑을 찾아 헤매는 길고양의 이름이 ‘외로워’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겉으로는 강하고 도도한 척하지만 겁이 많고 외로운 길고양이가 요즘 현대인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움직이지 못해서 항상 누군가 관심 가져주길, 사랑해주길 바라는 선인장의 이름이 ‘땡큐’인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원 작가는 수동적인 선인장 땡큐보다는 길고양이 외로워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처음에는 서툴게 사랑을 시작하지만 점점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름도 없고, 친구도 없고, 정착할 곳도 없었던 외로워가 땡큐를 만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아픈 상처보다 더 무서운 것은 ‘외로움’이라는 사실이다. 그 후 외로워는 땡큐를 만나러 자발적으로 간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하는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궁금하고 그립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안과 의심이 교차하지만 외로워는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혼자 지낸 시간보다 오히려 땡큐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더 행복하고, 혼자 있어도 둘인 듯해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기 때문이다. ‘둘이 되길 간절히 바라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하나’들에게 위안과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용기를 준다.


글과 그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최초 오디오그래픽노블(audio graphic noble), OST가 있는 독특한 책!


보통 책이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출간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양이와 선인장』에는 음악도 보태졌다. YES블로그에서 처음 연재했던 것 그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CD의 번거로움을 탈피했다. QR코드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덕분에 종이와 잉크의 물성을 느끼면서, 동시에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독자들은 한층 더 감성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원태연 작가의 글과 아메바피쉬의 일러스트, 이철원 작가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책에 실려 있는 <고양이와 선인장> 앨범은 총 5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곡들은 QR코드나 멜론 홈페이지를 통해서 전곡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사랑 #원태연 #고양이 #선인장
10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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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기를

2012.03.04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여주인공이 썼던 글이 고양이와 선인장이었던걸 처음 영화를 보고서도 지나쳤고, 고양이와 선인장을 읽고도 지나쳤고, 다시금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생각나 찾아보다 그제서야 알게 되었어요. 다시 고양이와 선인장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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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2.02.16

고양이는 선인장을 싫어 할것 같은데요. 선인장은 가시로 고양이를 접근 못하게 하고 서로 뗄레야 뗄수 없는 사이가 아니라 함께 살기 힘든이들의 한지붕 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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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원

2011.07.11

음악까지 보태졌따니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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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진

지구에 춤을 추러 온 화성인입니다. 여행과 영화 감상을 좋아하며, 책을 사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잘 읽지는 못하고 쌓아만 둡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게 삶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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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연

국내 시집 판매량 1위 신화의 주인공. 서울 종로에서 1남 2녀의 막내로 태어 났다. 문창초등학교, 미성 중학교, 한영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재학 중이던 학교를 그만두고 92년 경희대 체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자신의 사랑과 이별의 기억을 글로 묶어두고 싶다는 욕심하나로 출판사로 직접 원고를 들고 갔다고 한다. 읽어주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도 보았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손에 들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92년, 크지 않은 출판사 이름으로 그의 글들은 책이 되었고, 그것이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였다. 스물두 살에 낸 첫 시집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가 1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출간과 동시에 인기 시인이 됐다. 이후 작사가, 수필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면 그 자리에서 꾸준히 글을 썼다. 그의 글은 솔직함을 매력으로 책, 노래, 뮤지컬, 영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에서 사랑을 받았으며, 많은 이들의 눈물 젖은 공감을 얻었다. 지은 책으로는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원태연 알레르기』 『사랑해요 당신이 나를 생각하지 않는 시간에도』 등이 있으며, 지은 노래로는 태연 [쉿], 백지영 [그 여자], 샵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등이 있다. 18년 만에 출간하는 시집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시작으로 다시 펜을 잡고 시를 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