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의 사교육비를 대기 위한 엄마의 어긋난 욕망
박범신이 새 장편소설 『비즈니스』로 찾아왔다. 지난 해 『은교』를 출간한지 8개월 만이다. 소설 『비즈니스』는 자식의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
글ㆍ사진 김수영
2011.01.18
작게
크게
사회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문학의 책무다

>박범신이 새 장편소설 『비즈니스』로 찾아왔다. 지난 해 『은교』를 출간한지 8개월 만이다. 소설 『비즈니스』는 자식의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파는 일도 불사하는 엄마의 어긋난 욕망에 관한 이야기.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지만, 극단적으로 치달아가는 자본주의 사회를 드러내는 사건이고, 박범신 작가가 취재 끝에 얻어낸 충격적인 소재다.

“소설은 삶의 현장에 있어야 된다. 분단되어 있고, 갈등도 많고, 많은 문제들을 지닌 현실에 눈을 감고 문학이 존재할 수가 없다. 당분간은 『비즈니스』와 같이 현실 비판적인 소설을 써 나갈 예정이다. 거대 자본들이 점차 우리 사회를 반문명화, 반인간화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판하고 발언하는 것이 문학의 책무다.”

청년 작가의 행보

그는 누구보다 바쁜 작가다. 명지대에서 문예창작 교수로 재직하며, 후배 문인들을 양성하고, ‘출근도 하지 않고, 월급도 받지 않는’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공공문화예술지원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시 창작공간인 ‘연희문학창작촌’의 촌장으로 다양한 문학행사를 주최하기도 한다.

왕성한 창작력과 더불어 문학 환경 개선을 위한 일은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는 작가 박범신에게 ‘청년 작가’라는 별명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소설 『촐라체』를 국내 최초로 블로그 연재를 시도하며, 작가들의 인터넷 소설연재 시대의 문을 열었다. 이번 『비즈니스』의 출간 역시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소설 『비즈니스』는 중국작가 ‘장윈’과 함께 각각 중국의 문예지 ‘소설계’, 한국 문예지 ‘자음과 모음’에 각각 연재했고, 동시 출간했다. 노벨상 등 유럽의 반응을 매개삼아 수혈 받던 중국 문학과의 비정상적인 교류를 탈피하려는 시도다.


2월의 향긋한 북살롱, 박범신 작가


박범신은 소설 『비즈니스』를 통해, 사랑도 결혼도 자본주의화 된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그는 “자본주의가 주입하는 가짜 욕망을 걷어내고, 각자의 진짜 목표를 찾아 나아가는 좋은 삶을 살아야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욕망이 네 것인지, 내 것인지 출처를 물을 새도 없이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21세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짜 욕망을 따르는, 참된 삶을 살 수 있을까? 박범신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2011년 2월, YES24와 상상마당이 공동주최하는 향긋한 북살롱의 주인공은 ‘박범신’이다. 2월 7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되는 행사에 YES24 독자들 30명을 초대한다. 음악과 낭독이 함께할 향긋한 밤에, 박범신 작가 뿐 아니라 ‘작가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상 소설가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작가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박상 소설가는 『말이 되냐』 『이원식 씨의 타격폼』 등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을 유머와 웃음으로 그리고 있다.

박범신 작가님께 듣고 싶은 이야기, 묻고 싶은 이야기를 댓글로 달면 된다. (☞ 향긋한 북살롱 신청 바로가기) 답변은 다음달 7일, 상상마당 행사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

☞ 박범신 인터뷰 보기


#박범신 #비즈니스 #사교육 #엄마 #욕망
5의 댓글
User Avatar

책읽는 낭만푸우

2012.05.07

박범신의 비즈니스나 김이설의 환영이나 결국 몸 파는 여자가 주인공인 셈인데, 작가가 남자이냐 여자이냐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른 듯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이설의 환영이 더 공감이 가더군요. ^^;
답글
0
0
User Avatar

앙ㅋ

2012.02.14

새장편을 출간하신지 8개월만에 장편출간! 끊임없이 쓰고 또 쓰는 작가님은 언제나 현역! 건강하세요.
답글
0
0
User Avatar

jin428

2011.02.05

문학의 역할에 대한 평에 속이 시원합니다 문학이 도구는 아니지만 요즘같은 시대에 반드시 사회적 약할을 해주어야 할 것 같아요
답글
0
0

더 보기

arrow down
Writer Avatar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Writer Avatar

박범신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빛나는 상상력과 역동적 서사가 어우러진 화려한 문체로 근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낸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 중 70년대와 8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은 폭력의 구조적인 근원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또한 도시와 고향이라는 이분법적인 대립구조를 통해 가치의 세계를 해부하려는 시도로 인해 대중작가라는 곱지 않은 평을 듣기도 했다.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리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93년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문학과 삶과 존재의 문제에 대한 겸허한 자기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사유의 공간으로 선택한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멀게 느껴지던 히말라야였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를 여섯 차례 다녀왔으며 최근에는 킬리만자로 트레킹에서 해발 5895미터의 우후루 피크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유형과도 같은 오랜 고행의 시간 끝에 [문학동네] 가을호에 중편소설 「흰소가 끄는 수레」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재개한 후 자연과 생명에 관한 묘사, 영혼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작품 세계로 문학적 열정을 새로이 펼쳐보이고 있다. 명지대 교수, 상명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외등』은 그가 글쓰기를 떠나기 전의 문학세계와 그 후의 문학성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으로, 해방 후의 현대사의 흐름을 같이 걸어온 주인공 서영우와 민혜주, 노상규 이 세 인물들을 통해 잃어버린 사랑의 원형을 찾아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피빛 사랑을 그려내면서 해방 후 현대사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더러운 책상』은 특이하게 '단장'으로 이뤄져 있다. 박범신의 자전적 소설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가 겪었을 젊은 날의 고뇌들이 그렇게 표현된 것처럼 평가받는다. "새벽이다. 무엇이 그리운지 알지 못하면서, 그러나 무엇인가 지독하게 그리워서 나날이 흐릿하게 흘러가던, 그런 날의 어느 새벽이었을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 살고자 했던 그의 고민을 엿보게 해준다. 작가 박범신은 이 작품으로 창작과비평사가 제정한 2003년 제18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남자들, 쓸쓸하다』에서 박범신은 그의 문학인생 못지않게 녹록치 않았던 남자인생 60년을 이야기한다. 오로지 아들 하나를 욕망하던 어머니의 늦둥이 외아들로, 수많은 복병에도 불구하고 30년 이상 한 울타리를 지켜온 남편으로, 수십 년간 밥벌이를 감당해야 했던 고단한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 땅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짚어본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는 사회 구조 안에서 이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남자들, 즉 구시대의 ‘화려한 권력자’에서 이 시대의 ‘쓸쓸한 인간’으로 자리바꿈한 중년 남자들의 현주소를 살펴봄과 동시에, 이제는 사회의 구석자리에서 불안한 헛기침만을 날릴 수밖에 없는 그 ‘쓸쓸한’ 남자들의 진솔한 속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비우니 향기롭다』는 더욱 더 소유하고자 하는 물질 만능주의 현실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이다. 내면의 깊이가 더욱 확장된 저자가 히말라야에서 깨달은 바는 진정한 삶의 행복은 가지려는 마음보다 비우려는 마음에 있다는 것. 이는 바로 불교 철학의 '무소유'와 직결된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만 살아가는 기쁨이 더 줄어든 시대.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이 외의 작품으로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불의 나라』 『물의 나라』 『겨울강 하늬바람』 『킬리만자로의 눈꽃』 『침묵의 집』 『와등』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등이 있고, 소설집에 『토끼와 잠수함』 『덫』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등이, 연작소설에 『빈 방』 『흰수레가 끄는 수레』 등이 있다. 2001년 소설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로 제4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나마스테』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5개월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촐라체」라는 소설을 연재하였다. 이 소설은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봉(6440m)에서 조난당했다가 살아 돌아온 산악인 박정헌·최강식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또한 『촐라체』와 『고산자』와 함께 ‘갈망의 삼부작(三部作)’인 은교에서는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시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인가. 젊음이란 무엇이며, 늙음이란 또 무엇인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풀어내는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은 최근에도 『비즈니스』, 『빈방』, 『외등』, 『힐링』,『소소한 풍경』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