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
글: 채널예스
200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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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 있는 여성작가들을 유심히 살펴보면(아마 수박 겉핥기 정도 일거라 생각하지만) 세련되고 깔끔한 문체에 현대적이고 서정적인 작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가 개개인 별로 다양한 작품을 보고 있다는 느낌보단 큰 맥락의 주제를 가지고 서로 다른 문체로 탈바꿈 하는 것처럼 '거기서 거기' 정도의 느낌이 나는 소설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랄까요?

물론 저는 평론가도 아니고 비평가도 아니고 문예지까지 열심히 사보는 열혈 독서가도 아니지만 분명히 주류를 만들어가는 작가들보단 트렌드에 맞춰 움직이는 작가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뭐 주류든 트렌드든 목에 힘주거나 주눅들 것 없이 문학의 본령에 기대고 있는 작품이라면 좋은 문학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죠.

그.래.서

이번 일러스트는 너무도 유명하긴 하지만 최근의 트렌드와는 전혀 다르고 독특한 소설을 쓰고 있는 아멜리 노통의 작품 중에서 골라봤습니다.

『오후 네 시』중 에밀과 쥘리에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베르나르댕 씨의 방문을 기다리지 않고 외출한 상황을 표현해봤는데요. 소설의 끝을 모르고 본다면 이 부분에선 유쾌하게 웃을 수 밖에 없을 거 같지만, 한 장면으로만 본다면 공허하고 쓸쓸하며 외로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도전해 봤습니다. 아멜리 노통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으셨거나 '오후 4시'를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특유의 문체와 냉소적이고 기묘한 분위기의 소설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일러스트를 위해 책장에 있던 『오후 네 시』를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번역 : 김 남주'를 확인하고는 '아아 김남주 씨라면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가네시로 가즈키 등등 유명한 일본 소설의 번역을 맡았던 분이잖아?? 혹시 프랑스어도 할 줄 아신단 말이야?? 오오 대단하시다 가만있자 설마 일본어로 번역된 소설을 다시 한 번 번역한 거 아냐!!?' 라며 흥분하고는 김남주 씨의 이력을 살펴보다가 김난주 씨와 김남주 씨를 혼동하고는 혼자 흥분한 걸 알게 되어 난처하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하하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그게 웃음이 날 만큼 재밌는 이야긴가?'하곤 고개를 갸우뚱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웃겼다니까요. 믿어주세요. 김남주 씨껜 죄송하지만 말이예요.

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 저/김남주 역 | 열린책들

아멜리 노통의 또 다른 문제작. 은퇴 후 조용히 여생을 보내기 위해 외딴 지방으로 이사한 에밀과 쥘리에트 부부. 그들에게 오후 네 시만 되면 매일같이 찾아와 '네' '아니오'의 대답으로 두시간을 버티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인간 내면의 모순과 열정을 단순한 구성과 우의적인 대사를 통해 형상화해 작가의 역량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이 소설은 단순함과 블랙 코미디, 괴담 등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색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1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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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댕-

2006.10.13

ㅋㅋ 나도 김남주씨랑 김난주씨랑 엄청 헷갈렸는데 ㅎㅎ 개인적으로 김난주씨를 좋아합니다요..^^ 좌우당간 제가 접한건 단 세권뿐이지만 아멜리 노통은 대단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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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gP15

2006.08.17

아멜리 노통 , 좋아하는 작가님인데 .
책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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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이

2006.08.17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쓴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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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 저/<김남주>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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