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역사에 어떻게든 전통이란 걸 꾸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미국에서, 라스베가스는 베끼는 것을 지독히도 좋아하는 곳입니다. 도시 전체가 ‘짝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라스베가스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에서 개선문, 에펠탑, 대충 비슷하게 지은 건물에 꼭대기의 돔만 좀 신경 써서 얹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 서구의 유명한 건축물은 웬만하면 다 갖춰 놓았습니다. 모든 게 가짜임을 능청맞게 과시하는 이 세트 같은 도시에서, 사람들은 만월의 늑대가 되었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손등에 찍힌 입장 도장을 지우고 출구를 빠져나갑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진 것 다 털리고 울분만을 삼키며 떠나는 일도 있지만, 꿈과 희망, 제2의 출발을 위해서라면 라스베가스만 한 곳은 없는 것이지요.

그런 라스베가스에서 최대 규모의 카지노 호텔의 치안을 유지하려면 확실히 공권력만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안 하던 짓을 하겠다고 작정하고 온 사람들과, 덤으로 카지노에서 한 몫 잡아 신세 한번 고쳐보겠다고 온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입니다. 구닥다리 철사줄을 들고 슬롯머신에 다가가는 사람부터, 정교한 위조지폐를 들고 오는 사람, 괴이한 요구를 일삼는 숙박객들이 바람 잘 날 없는 몬테시토 리조트 & 카지노의 보안팀과 호텔리어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드라마가 바로 〈라스베가스〉입니다.
전직 CIA 출신에 몬테시토 호텔에 보안팀장으로 들어왔다가 후에 호텔 총 책임자가 되는 ‘빅 에드’ 에드 딜라인은 호텔 식솔을 챙기고, 호텔의 질서와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몬테시토라는 소왕국을 꾸려갑니다.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큰 카지노 호텔로 설정된 곳이니만큼 워낙 거금이 현찰로 오고 가는 이 카지노에서는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고객들의 일상적인 도박 일정에서부터 폭탄을 몸에 두르고 현금 강탈을 도모하는 전문 털이범들까지 몬테시토의 보안팀이 감당해야 할 치안은 다종다양합니다. 카지노 구석구석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해야 하고, 웬만한 사건 사고는 24시간 도박에 열중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처리해야하므로 보안팀이 갖춘 설비와 수사방식은 경찰이 도움을 구할 정도로 최첨단을 지향합니다. 그런 보안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면서, 지상 최대 규모의 카지노답게 현란하고 소란스러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라스베가스〉라는 드라마랍니다.
빅 에드의 구박 받는 수제자 대니 클로이가 보안팀에서 빅 에드를 보좌하고, 공학석사 출신인 마크 캐넌이 발레 파킹 책임자로 내근직보다 더 짭짤한 수입을 올리며 호텔 안에 컴퓨터 범죄와 관련된 사건이 일어날 때 어김없이 출동한다면, 이 남자 배역들을 둘러싼 네 명의 여자 호텔리어는 참으로 즐겁기 그지없는 세련된 미모를 보여 줍니다. 대니와는 거의 태어났을 때부터 아삼륙으로 지내며 사랑의 스위치를 켰다 껐다 반복하는 메리는 호텔의 의전을 담당하고 있고, 카지노 최고 경력의 호스트 중 하나인 샘은 하룻밤에 100만 달러도 우습게 탕진하는 최우수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시즌 파일럿에서 대니를 유혹해서 아빠 몰래 잠자리를 가졌던 델린다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발군의 끼를 인정받으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 갑니다. 수준급의 도박 실력을 지니고 있는 딜러 네사는 아이스 퀸이라는 별명답게 차가우면서도 매혹적인 미모를 자랑합니다. 약간 백치미에 차분한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메리나 〈위기의 주부들〉에서 가브리엘 역으로 나온 에바 롱고리아와 조막만 한 생김새가 무척이나 닮은 샘, 전형적인 서구 미인의 외모를 보여주는 델린다도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미모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스 퀸 네사의 미모가 가장 출중하고 정직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라스베가스〉는 카메오 출연진이 화려한 것으로도 이름 나 있습니다. 폴 앵카, 패리스 힐튼, 장 끌로드 반담, 슈거 레이, 본 조비, 심지어는 추억의 듀란 듀란까지 거의 에피소드 하나 건너 한 명씩 최고의 스타들이 몬테시토 카지노를 방문합니다. 시즌 대비 카메오 출연회수로만 치면 NBC의 최고 히트작 중의 하나인 〈프렌즈〉를 넘어설 정도의 이벤트입니다.
라스베가스에 실존하는 최고의 호텔 중 하나인 맨델레이 베이 호텔의 이미지를 빌려 만들었다는 몬테시토 카지노는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불을 밝히며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인 〈올인〉이나 〈호텔리어〉, 혹은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등에서 간간이 라스베가스의 장관이 소개되곤 했지만, 본격적인 라스베가스의 진면목을 구경하려면 드라마 〈라스베가스〉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하나의 도시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성을 이토록 흥미롭게 조율한 드라마도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양명욱
2015.12.08
회원님에게 빵빵한서비스제공■▶ TED75.COM◀■최고의온라인가입후구경만하셔도무관합니다
양명욱
2015.12.08
회원님에게 빵빵한서비스제공■▶ TED75.COM◀■최고의온라인가입후구경만하셔도무관합니다
양명욱
2015.12.08
회원님에게 빵빵한서비스제공■▶ TED75.COM◀■최고의온라인가입후구경만하셔도무관합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