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가면 놓쳐선 안될 숨은 아트 스팟
미국 LA의 새롭고 참신한 예술 스팟을 찾고 있다면 오늘 소개하는 세 곳을 주목해 보길 바란다.
글 : 이지현(널 위한 문화예술 공동 대표)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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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로스앤젤레스를 가게 된다면 어떤 곳을 방문해야 할까?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으로 불리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도 아깝지 않다는 게티 빌라게티 센터, 현대 미술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않고 방문하는 코스가 된 더 브로드(The Broad)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MOCA, 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Los Angeles)까지. LA는 그야말로 아트 러버들의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여기에 더해, LA의 새롭고 참신한 예술 스팟을 찾고 있다면 오늘 소개하는 세 곳을 주목해 보길 바란다.


1. 미국 서부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Palm Springs Art Museum



 Palm Springs Art Museum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팜 스프링스에 위치한 대표적인 미술관이다. 팜 스프링스는 LA 중심가에서는 조금 떨어진 휴양지의 성격이 강한 도시이다. 산과 사막이 어우러진 신비한 곳이라 LA 여행에 하루 정도는 넣어봐도 좋을 곳이다. 이곳에 있는 대표적인 미술관인 Palm Springs Art Museum은 1938년에 설립되었으며, 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대 미술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 미술, 인디언 유산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현대 건축과 관련된 전시도 종종 열리는 이곳은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도 전시하는 등 다양한 예술을 선보인다.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미술관 자체의 건축도 큰 매력을 지니고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현대적인 건축 스타일을 반영한 공간은 주변의 산과 근처 사먹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며 그 자체가 예술 작품과 같은 아우라를 뽐낸다. 미술관 외부에 있는 공공 예술 작품들 하나하나가 모두 자연과 얽혀들며 예술적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팜 스프링스의 독특한 건축 미학과 시너지를 내며 서부 풍경 자체가 된다.  



또한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조각가 중 한 명으로,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움직이지 않는 스태빌(Stabile) 시리즈는 이 미술관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칼더의 작품은 모빌(Mobile)로도 유명하지만, 스태빌 시리즈는 고정된 형태의 대형 조각 작품으로 공간을 압도한다. Palm Springs Art Museum에 있는 그의 스태빌 작품은 기하학적이고 유기적인 형태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 중 대표적인 스팟이다. 독특한 구조의 내부는 1층에서 위를 올려다보았을 때 층층마다 다른 컬렉션이 얼핏 보이면서도 루이즈 부르주아의 거미 조각을 발견하는 순간의 기쁨도 선사하고 있다. 


앤디워홀과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뿐 아니라 빛과 공간(Light and Space)의 사조를 만들어낸 도시 LA를 대표하는 제임스 터렐과 같은 주요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현대 미술, 원주민 미술, 그리고 캘리포니아 지역 미술의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Palm Springs Art Museum은 앞서 소개한 소장품들과 함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게 된다. 서부의 꽃 팜스프링을 예술과 함께 즐겨볼 수 있는 팜스프링스 미술관을 꼭 놓치지 않고 방문해 보길 바란다. 


2. 건축 자체가 하나가 예술이 되는 경험 MAK Center for Art and Architecture



이 곳은 건축과 현대 예술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공간이다. 지도를 찍고 이곳에 도착하면 LA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아름다운 골목을 하나 마주하게 된다. 10달러의 입장료를 낸 후 직원의 안내를 받아 천천히 내부 건축물과 기획전이 있다면 함께 디피된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이다. 다양한 매체에서 죽기 전에 방문해야 할 건축물로 소개할 만큼 특색있는 곳이다.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예술과 건축이 융합된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MAK Center는 20세기 초 현대 건축의 선구자인 R.M. Schindler가 설계한 쉰들러 하우스Schindler House에 위치해 있다. 이 집은 모던 건축의 상징적 작품으로, 쉰들러Schindler의 혁신적인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건물은 전통적인 주택 구조에서 벗어나 개방적인 공간 구성, 자연광 활용,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방문객들은 공간 자체가 예술이 되는 독창적인 건축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마주하는 벽면 하나 하나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내부를 감상하다 보면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Schindler House의 정원과 연결된다. 이곳은 야외 공간은 건축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다. 빛과 그림자가 변화하며 만들어내는 공간감은 건축적 요소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방문객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



MAK Center for Art and Architecture에서 현재 하고 있는 전시 'Helmut Lang: What remains behind' 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헬무트 랭(Helmut Lang)의 첫 로스앤젤레스 개인전으로 랭의 독특한 조각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매트리스 폼, 왁스, 수지, 라텍스 등 예기치 않은 재료를 활용하여 인간의 신체 부위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표현된다. Saint Lauren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앤서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의 후원 아래 진행되며, 큐레이터 네빌 웨이크필드(Neville Wakefield)가 기획을 맡은 이 전시는 2025년 5월 4일까지 진행되니 로스앤젤레스 초기 모더니즘 건축가인 쉰들러의 하우스를 놓치지 않고 방문해 보길 바란다. 


3. LA에서 떠오르는 신상미술관 Marciano Art Foundation


마지막으로 소개할 장소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Marciano Art Foundation)은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현대 미술 기관으로 기존의 공공 미술관과는 다른 독특한 운영 방식을 가지고 있다. 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지만 특히 사회적 이슈와 문화적 담론을 다룬 작품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MAF는 청바지로 유명한 ‘Guess’ 공동 창립자인 모리스 마르시아노(Maurice Marciano)와 폴 마르시아노(Paul Marciano) 형제가 설립한 사립 미술 기관으로, 개인 소유의 컬렉션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공공 미술관과 달리, 소유주가 직접 전시 기획과 컬렉션 방향을 결정하는 특징이 있다. MAF는 1960년대 프리메이슨 로지(Masonic Temple)를 개조하여 미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건물은 현대적인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되었지만, 원래 건축 요소를 유지하며 독창적인 전시 공간을 제공한다.


필자가 방문했던 시기에는 LA 프리즈가 열리는 기간으로 다양한 작가들을 앞다투어 소개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이곳에서도 압도적인 작품이 진행되고 있었다. 현재 동시대 미술씬에서 주목받은 Doug Aitken의 "Lightscape"는 경계를 뛰어넘는 예술가들의 음향적 풍경으로 설정된 미디어 아트였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Los Angeles Philharmonic)과 같은 단체들과 협업한 이번 신작은 거대한 높이의 멀티 스크린에서 펼쳐지며 관람객을 압도하고 있었다. 해당 공간은 기획전시마다 놀라운 작품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곳의 흥미로운 또 한 가지 포인트는 바로 계단 벽면이 모두 니콜라스 파티의 벽화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 출신의 작가이자 최근 한국 호암미술관에서도 대규모 개인전을 선보인 바 있는 니콜라스 파티의 원색의 색감이 돋보이는 벽화가 1층부터 3층까지 계단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통해 꼭 전시장을 올라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층에는 LA 출신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알렉스 이스라엘의 벽화 작업도 있다. 이처럼 이곳은 공간 곳곳에 현대미술가의 커미션 작업으로 채워져 있고 이곳에 와야 할 이유를 더해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곳의 컬렉션으로 채워진 전시장 또한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곳의 대표적인 컬렉션 몇 가지를 공유하면 첫 번째로 “Tanya Aguiñiga – "Tear Down"을 들 수 있다. Tanya Aguiñiga는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적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는 작가로 "Tear Down"은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경계를 상징하는 이 작품은 멕시코와 미국을 연결하는 물리적인 장벽이 아닌, 인간적인 연결을 상징하며,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이다. 두 번째 소개할 작품은 Kehinde Wiley의 "Napoleon Leading the Army over the Alps”이다. Kehinde Wiley는 현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를 주제로 한 대형 초상화를 그리는 유명한 작가로 역사적인 초상화와 현대적 맥락을 결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Napoleon Leading the Army over the Alps"는 역사적인 인물인 나폴레옹의 이미지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전통적인 유럽의 초상화 스타일을 현대적이고 색다른 시각으로 해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작업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디지털 작품 "The Arrival of Spring, Normandy”이다. 영국의 거장 호크니의 이 디지털 작업은 봄의 변화를 포착한 작품이다. 디지털 기를 사용하여 자연을 그린 것으로, 디지털 아트의 가능성과 전통적인 회화의 결합을 보여주는 이 작업은 특히 자연을 그린 작품으로, 관객에게는 그 자체로 색다르고 현대적인 감각을 전달한다.

 

이렇듯 Marciano Art Foundation은 매우 다양한 예술적 시각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이 모여 있는 곳이라,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며 작품을 보는 것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미술관이다. 위에 소개한 작품들을 포함한 방대한 소장품들이 지닌 각기 다른 스타일과 주제들로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는 작품들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출처 : 각 미술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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