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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책에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아이 시절부터 책을 자주 읽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책과 친해진 건 공부에 대한 압박이 심해진 고등학교 때였어요. 특히 저는 수포자, 과포자였기 때문에 수학이나 과학 수업 시간이면 교과서 아래에 다른 책을 깔아 놓고 읽었고요. 시험 기간에는 다른 친구들이 도서관에서 시험 공부를 할 때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들으면서 일본 소설을 읽기도 했어요. 그러면서도 혼자만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는 마음에 불안하곤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때부터 원래 진로에 대한 탐색에 열중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그 시절, 책이 없었으면 지루하고 힘겹게만 느껴졌던 입시생활을 버티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 알게 된 독서의 즐거움이 지금까지 저에게 든든한 취미 생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고, 또 다른 발견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은 한정되어 있고, 그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을 메워주는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수많은 일들을 경험할 수는 없기에 독서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소설을 읽는다는 건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 에세이를 읽는 다는 건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는 믿음도 갖고 있고요. 다양한 책들을 통해 나와 다른 세상, 나와 다른 이야기를 접해보고 그로 인해 새로운 경험을 늘려가는 일은 즐겁기도, 또 필요하기도 한 일입니다. 


 


요즘 저자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사실은 작년에 뒤늦게 심리학 전공 학위를 추가로 취득했어요. 제 마음을 알아보고 제 주변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시작한 공부인데, 글을 쓰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럼으로 인해 그동안 막연하게만 느껴왔던 사람의 감정, 생각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요. 앞으로도 심리학 관련 서적들을 꾸준히 읽어나갈 계획이고요. 동시에 비슷한 시기에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관련 서적들을 챙겨보고 있어요. 다양한 페미니스트들의 책들,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는 책들을 배우는 마음으로 읽으면서 여성들의 삶을 지지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최근작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와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동안 저는 스스로조차 인정하는(!) 일중독자였어요 느긋하고 게으르게 살고 싶다고 생각은 해도 정작 쉬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었지요. 그러던 중 작년에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를 내고 나서 손가락 통증이 찾아와 일 년간 일을 쉴 수 밖에 없었어요. 억지로 찾아온 휴식이었지만 저는 쉬는 법을 몰랐기에(!) 자책하고 우울해하는 걸로 시간을 흘려보냈죠. 그 괴로움의 시간을 보내면서 든 생각이 하나 있었어요. “그래, 그냥 나를 받아들이자. 나를 그만 좀 미워하자,” 그 다짐과 그간의 시간을 담은 책이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입니다. 저처럼 잘 쉬지 못하고, 쉬어도 죄책감을 먼저 느끼는 분들이 분명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법에 대해 발견하셨으면 합니다.

명사 소개

김신회 (197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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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 문학가

최신작 : 친애하는 나의 술

작가. 그리고 여름사람. 십여 년 동안 TV 코미디 작가로 일했다. 보노보노에게 첫눈에 반했다가 살짝 지루해했다가 또다시 생각나서 푹 빠졌다가 한참 안 보고 있다가도 불쑥 떠올라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정주행하기. 이 과정을 반복하는 사이에 어느새 보노보노를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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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추천

센서티브

일자 샌드 저/김유미 역

내향적이고 소심한 사람들은 종종 사회에서 모자란 사람 취급을 당하곤 한다. 나 역시 그랬다. 늘 소심하고 걱정 많은 내 성격을 못 마땅해하며 툭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기가 죽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특성이야말로 부정적이거나 비판 받아야할 특성이 아니라 ‘민감함’ 이라는 개성이라고 말한다. 스스로의 소심하고 내향적인 성격에 주눅들어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갖게 해주는 책. 민감함은 숨겨야 할 못난 성격이 아니라 또 다른 재능이라는 것을 이 책은 알려준다.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저/김문주 역

사회가 요구하는, 그럼으로 인해 여자들이 갖게 된 외모에 대한 강박에 대해 소개하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 말고도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 나 역시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 무턱대고 노력해왔던 시절이 있었기에 유난히 몰입해서 읽은 책이었는데, 그러는 동안 나에게 진정 필요한, 그리고 내가 추구해야할 삶의 가치에 대해 깨닫고 되돌아볼 수 있었다. 외모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시간을 현저히 줄어들게 한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허리 아래 고민에 답변 드립니다

우에노 지즈코 저/송태욱 역

페미니즘을 거론하기에는 여전히 척박한 땅 일본에서 수십년동안 여성에 대해, 성차별에 대해 이야기해온 우에노 지즈코.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같은 여성으로서 진심으로 존경심과 경외감이 느껴진다. 제목도 매력적인 이 책은 사회 각계 각층 사람들이 고민을 그만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답변해주는 책. 성 이야기부터, 직장 생활, 가족, 자존감에 대한 고민까지… 바로 지금 우리 역시 마음 속에 담고 있는 다양한 고민에 대한 깊이 있고 시원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왼손은 마음이 아파

오은 저

평소 시집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다. 어쩐지 어렵게 느껴지고 멀게만 느껴져서다. 하지만 이 시집은 마치 옆에서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다가왔고, 문장들이 그림이 그려지듯 선명하게 보였다. 부드럽고, 때로는 연약하지만 또박또박 진심을 말하는 시들이 마음으로 다가왔다. 나에게는 책장을 열자마자 움직이지도 않고 순식간에 읽어버린 최초의 시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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