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에 재미를 느낀 것은 세계문학전집 120권짜리를 가지게 된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그 후 중고등시절 한참 독서의 즐거움을 잊었죠. 우리나라 교육제도라는게 그렇지 않나요? 대학시절에 읽으려고 시도하였으나, 그냥 공부 수준에 그쳤던 것 같아요. 다시 큰 재미를 느낀 것은 서른 후반 이후입니다. 독서는 사유입니다. 저와 다른 삶을 사는, 다른 모양의 마음을 가진 이들의 여러 가지 생각이나, 사유를 들여다보며 저와 빗대어 다른 지점, 같은 지점, 비슷한 지점에 멈춰 다시 저를 들여다보고 사유하는 것이 좋아요. 그리하여 독서는 생각의 크기를 키웁니다. 생각의 주머니가 커지고 사색을 깊게 만듭니다. 삶의 깊이와 사유의 풍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해요.
요즘의 관심사는 ‘고독’입니다. ‘고독’이 가져다 주는 깊은 사유는 제 작업으로 들어가는 통로이기도 하죠. 비슷한 생각에서 출발한, 고독에서 창조된 올리비아 랭의 『외로운 도시』를 읽을 계획입니다. 누구나 두려움이 있고 행동하기 전에 머뭇거리게 되죠.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실패 또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며 그 실패들이 모여 덜 서툴게 만들어요. 행하고 나아가세요. 생각만 하다가는 시간은 쏜살처럼 지나가 버려요. 오늘이 내가 살아갈 날 중에 가장 ‘청춘’이에요. ‘서툴러도 직진하라’.
가와바타 야스나리 저/유숙자 역
인도 남부로 16시간 달리는 기차에서 이 책을 읽었다. 너무나 인도스러운 시끌벅적함과 더위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눈 덮인 니키타 지방의 기막히게 아름다운 묘사 속으로 나를 더욱 밀어 넣었다. 어디서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얼마나 그 감성이 달라지는지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밀란 쿤데라 저/김병욱 역
'느림'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나조차도 열정이라는 자기위로 안에서 삼십 대 중반 이후 10여 년을 1년처럼 살아버렸다. 쿤데라의 느림과 기억, 빠름과 망각의 상관관계를 통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만의 느림'에 대해 깊이 사유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난 아직도 여전히 '나만의 느림'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서수민, 조선희 “하고 싶은 일 하는 게 성공” 『촌년들의 성공기』 펴내
조선희 “사진을 오래 찍을 수 있는 비결? 사랑이죠” 네 번째 사진에세이 『조선희의 영감』 펴내 <건축학개론> 포스터가 가장 나다운 사진 사진작가의 실력, 순발력에서 판가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