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합니다. 이전에는 책을 취미라고 말한 적도 있고, 특기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책을 읽는 일이 취미라고도, 특기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책을 읽는 일은 생활이라고 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집을 나서서 일을 하고 저녁에 들어와서 잠을 자는 것과 같은 생활. 밥을 먹을 때 언제 어떻게 먹어야겠다는 것을 특별히 생각하면서 먹지는 않습니다. 물론 외식을 하거나 특별한 이벤트로 식사를 하게 될 때는 특별히 생각을 하겠지만 보통 때는 별 생각 없이 밥을 챙겨 먹습니다. 저에겐 책을 읽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따로 하지 않고 그냥 책을 읽습니다. 언제 읽느냐고 묻는다면, 시간이 날 때라고 답할 수밖에 없네요. 전철을 타고 이동할 때, 카페에서 누구를 기다릴 때, 식당에서 밥이 나오기 전에, 잠자기 전에.. 한마디로 말씀 드리자면 책을 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허락될 때는 언제나 책을 펼치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교양 쌓기’ 정도의 목적으로만 책을 대한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읽었다고나 할까요? 책을 읽는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그냥 재미로 책을 읽었습니다. 지금도 계속 재미로만 읽는 책들도 있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관심사를 가지고 그 주제에 초점을 맞춘 독서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냥 재미로 책을 읽는 것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 그 둘 중에 어떤 게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을 때 현실에서 뭔가 달라지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보다 발전할 수 있는가’입니다. 저는 경제학, 행정학, 경영학 등을 공부했는데, 처음 공부할 때는 이 세 학문이 모두 다 다른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경제학, 행정학은 어떻게 하면 국가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학문이었고, 경영학은 어떻게 하면 기업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더라고요. 국가와 기업이 어떻게 보다 잘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경제학, 경영학 등과 관련된 책은 좀 읽었는데, 개인의 성장에 대한 책은 읽은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개인이 어떻게 하면 보다 잘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책들을 읽고자 하고 있습니다. 긍정심리학이나 뇌과학에 이런 내용이 많이 있는 것 같아 심리학이나 뇌과학 관련 책들을 많이 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최근 집필한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다』는 그렇게 책을 계속 읽으면 현실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쓴 책입니다. 책 제목에서 벤츠가 강조되고, 책 내용에서도 외제차가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벤츠 만이 아니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책 읽기, 그리고 책에서 읽은 내용 실행하기’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꼭 벤츠 만이 아니라, 어떤 목표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걸 말해주는 책을 계속 읽고 하나씩 실천해나가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 달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자신이 바라는 것에 가까워질 수는 있다는 것. 그것이 책(특히 자기계발서)을 읽으면서 제가 알게 된 것이고, 그 이야기를 벤츠의 예를 들어 쓴 것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미숙 저
정말 충격적인 책이었습니다. 저는 그 동안 한식은 굉장히 좋은 음식이고 대표적인 웰빙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한식의 한계와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식 예찬이 ‘우리 것은 무조건 좋다’고 평가하는 경향에서 나온 오류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오진권 저
오진권 대표는 ‘놀부’ 프랜차이즈를 처음 만들었고, 이혼한 다음 놀부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놀부에서 나온 후 다시 음식점 프랜차이즈로 성공을 합니다. 하나의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키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오진권 대표는 계속해서 성공적인 음식점 프랜차이즈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음식점 프랜차이즈에 대한 성공 메커니즘을 완전히 깨달은 사람으로, 보통 사람들의 인식 범위를 넘어선 사람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터 노왁 저/이은진 역
피터 노왁이 지은 책이고 2012년에 번역되어 나온 책입니다. 2년 전 책이기는 한데, 올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은 전쟁과 포르노 산업, 그리고 패스트푸드 산업에서 가장 크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전쟁, 포르노 산업에서 처음 기술이 개발되고 그 기술이 이용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기술이 일반 사회에 적용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다양한 예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부정적으로 보는 전쟁, 포르노, 패스트푸드가 현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는 책의 주장은, 세상을 보는 저의 시각(관점)을 넓혀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가나자와 사토시 저/김영선 역
기존 인식을 깨뜨린 책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보통 지능이 좋은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능의 사생활>>에서는 지능이 좋은 것이 진화론적으로 볼 때 좋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지능이 좋은 것은 사회적으로 칭송의 대상이 되지만, 사실 지능이 좋은 사람들은 생물학적으로, 진화론적으로 패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합니다. 지능에 대해서 생각해볼 계기를 준 책입니다.
안토니오 알타리바 글/킴 그림/해바라기프로젝트 역
이 책은 만화책인데, 만화책도 세계적인 명작(클래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게 제대로 가르쳐준 책이었습니다. 저는 스페인 내전의 실상, 그 당시 사람들의 삶을 다른 어떤 책에서보다 이 책에서 더 많이 배우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김병완 저
김병완 작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1년이 넘게 도서관에서 책만 읽습니다. 그렇게 책을 하루에 10~15시간씩 3년간 계속 읽으면서 삶이 변화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사실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읽는 것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원하기만 하고 실천은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김병완 작가는 정말 직장을 그만두고 책만 읽는 생활을 시작합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을 직접 실천한 거죠.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자극이 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영화가 개봉된 지 한참 지나서 봤습니다. 아시다시피 엘사의 노래가 엄청나게 유행해서 길거리에서도 겨울왕국 노래들을 쉽게 들을 수 있었지요.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엘사의 노래는 알고 있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몇 번이나 보았었고요. 그래서 이 노래에서 특별한 감동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니까 이 노래가 나오는 부분에서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그냥 유튜브에서 노래만 들었을 때는 몰랐는데, 전체 영화 스토리 상에서 이 가사와 노래는 정말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더군요. <겨울왕국 Frozen>은 올해 저에게 정말 큰 감동을 준 영화입니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무언가에 감동을 받기가 참 쉽지 않았는데 이 영화는 (심지어 애니메이션임에도) 제게 큰 감동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는 최고의 영화로 꼽힐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인셉션>을 볼 때와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액션이 좋다, 연기가 좋다, 엄청나게 돈을 들어 만들었다 같은 이야기는 기본적인 것이라 제쳐놓고, 이 영화는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보통 시간여행은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바꾸는 타임머신 류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계속 시간이 반복되면서 그때마다 발생하는 여러 미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만들어내는 변화의 한계를 보여준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 영화는 기존의 시간 여행과는 다른 개념을 만들어낸 영화 같습니다.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항상 칭송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성락 “자기계발서 읽고 벤츠를 샀다” 욕망, 억제하기다 추구하는 것이 낫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다』 최성락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