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로식 저
판소리에 심취해 있던 대학 3학년 시절, 인사동의 고서점에서 우연히 정로식의 ‘조선창극사’를 발견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우연히 사게 되었지만, 알고 보니 판소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필독서인지라 지금까지 제 인생의 반려가 된 소중한 책입니다. 그리고 영화 [서편제]의 시나리오를 쓸 무렵, 제 머리 속에는 이 책에 등장하는 수 많은 명창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그 이야기들이 시나리오 속에 스며들었습니다. 30여년이 넘는 세월을 제 서가에서 함께 살아 온 이 책은, 지금도 제게 명창의 혼령들과 교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유성준 역
「초사」는 「시경」과 함께 고전 시가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 준 책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독후감 모집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독후감 쓸 책을 찾던 저는 우연히 굴원의 「초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매우 어려운 고대 한자로 되어 있어서 원문은 눈 구경만 하고 번역된 시들을 읽어 가던 중, 시인이 멱라강가에서 만난 어부와 문답을 나누는 <어부(漁夫)>편에 문득 저의 눈길을 끄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구절들을 인용해 독후감을 썼고, 그 글이 장원으로 당선되어 전교생 앞에서 독후감을 낭송했던 것입니다. 그 후로 세상과 타협할 줄 모르는 시인의 순수함, 조국에 대한 뜨거운 사랑, 불의와 간계에 대한 분노, 시적인 낭만과 환상과 열정, 깊은 우울과 울분의 예술적 기질 등은 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머릿속에 각인되었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최종철 역
스무 살, ‘연극’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저는 세계인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꿈을 향해 가다 보니 제 이름 앞에 배우, 소리꾼, 국립극장장, 문화부장관, 연출가 등 많은 수식어들이 붙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 꿈은 아직 이루지 못했고, ‘불후의 명작’을 향한 꿈을 위해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눈이 가게 되었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오필리어>로 불후의 명작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이청준 저
소설 『서편제』는 제가 살면서 가장 깊게 파고 들었던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92년 7월 말, 임권택 감독님으로부터 <서편제>의 각색과 영화 출연 제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원작자인 고(故) 이청준 선생님과 만나 뵙게 되었는데, 이청준 선생님의 명성이 크고 높았기 때문에 각색자로서 그 짐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소설과 영화는 엄연히 다르니 김 선생이 하고 싶은 대로 각색하시오. 그 대신 우리 막걸리나 자주 마십시다” 라고 하셨고, 그 말씀대로 저에게 일임하셨습니다.
동화 『눈의 여왕』을 여성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점이 신선했습니다. 기존의 디즈니식 결말에서 탈피한 점도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제곡 ‘Let it go’ 도 매력적입니다.
세계적인 고전 영화로 방랑과 광대의 삶을 매혹적으로 묘사한 영화입니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 명작을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