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제 린저 저/전혜린 역
10대 때 주인공 니나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삶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으로 책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순간순간 자신이 옳다고 생각되는 삶으로 뛰어드는 니나를 보면서, 그녀를 동경하는 마음도 약간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대로 니나를 사랑하면서도 안정적인 삶을 누리는 슈타인의 모습은 숨이 막히고 답답하게 여겨졌었죠. 50대 중반에 돌이켜보니 지나온 내 삶이 니나처럼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의 형태로 살아온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어려서 어떤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면, 내 안에 그 책 속의 주인공과 같은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에리히 프롬 저/황문수 역
20대 후반 이스라엘에서 공부하다가 지쳐있을 때 중고 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해 읽었던 책입니다. 줄을 쳐가며 꼼꼼히 읽었었는데요, 한국말로 해석하고 정리해가면서 저자가 말하려는 의도를 잘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각각 사랑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고통이 발생합니다. 가능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10대 때 이 책을 읽어서 다양한 사랑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받는 것이나 주고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랑보다는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랑에 가치를 두기 위해서 열심히 능력을 갖추고 살아간다면 기대하고 실망하고 상처받는 고통을 줄이고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건부적인 사랑이나 받는 사랑이 아니라,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사랑을 할 때만이 지치지 않는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이광수 저한승옥 편
고등학생 때, ‘이런 사랑이 과연 가능할까? 하지만 이런 사랑을 하는 것이 맞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밤을 새면서 읽었던 책입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보면 ‘이광수가 말하는 사랑은 이제 체력이 달려서도 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는데요. 누군가의 무한한 인내를 요하는 사랑도 사랑이지만, 가능하다면 모두가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랑을 선택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에 사랑에 대해서 고민할 때,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김영우 저
1996년도인가, 신문광고에 난 책 제목을 보고 눈이 번쩍 뜨여서 바로 구입해서 단숨에 읽은 책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환자로 찾아온 사람과 최면을 통해 채널링을 하면서 나온 메시지들을 정리한 책인데,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는 데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불안하고 긴장된 마음에 힐링을 주는 책입니다.
김태원 저
기타리스트 김태원 씨의 아들이 자폐라는 말을 듣고 읽은 책입니다. 자기 삶, 생각, 느낌들을 펼쳐 놓은 책인데 김태원이라는 사람 자체가 인간에 대한 사랑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콘서트 같은 곳은 복잡해서 잘 가지 않는데 이 책을 읽은 후에 부활 공연에 직접 가보았고 김태원 씨의 기타 연주를 들은 후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책을 통해서 김태원 씨의 마음을 느끼고 그의 기타연주를 들으니 저절로 눈물이 흘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