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퓌에슈 저/심영아 역/나타니엘 미클레스 그림
미쉘 피에슈의 철학 시리즈는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인데, 길지도 어렵지도 않은 글귀가 어떻게 한 사람의 생각을 뒤흔들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책이에요. <사랑하다>, <수치심>, <설명하다>, <살다>, <먹다>, <걷다>, <원하다>, <버리다> 등 아홉 가지 테마를 가지고 인생의 거의 모든 영역에 다루고 있는 철학책이에요. 세상이 자신을 속인다는 느낌이 들 때, 이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 자괴감이 들 때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무라카미 하루키 저/임홍빈 역
사람들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많이들 좋아하죠. 저도 그의 흡인력 넘치는 문체를 좋아해요. 하지만 저는 『상실의 시대』나 『1Q84』보단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이 훨씬 좋았어요. 과거와 현재, 현실과 비현실, 고독과 구원에 대해 두루 생각해보게 하는 그 줄거리가 오랫동안 저에게 여운을 남겼다고 생각해요. 잃어버린 옛사랑과 아내 사이에서 갈등하는 러브 스토리가 담을 수 있는 모든 철학적 사유를 다 담았다고 생각해요.
엘리자베스 길버트 저/노진선 역
책의 첫 장을 들었을 때 ‘아, 이 책이다’싶은 책을 만날 때가 있어요.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저에게 그런 책으로 남아있죠. 화려한 커리어와 멋진 저택 멀쩡한 남편까지 평범한 여자가 꿈꾸던 모든 것을 가졌던 그녀가 결국 모든 걸 버리고 내면의 소리에 응답하는 과정을 이탈리아, 인도, 발리에서의 여행과 함께 그린 이 글을 보며 감탄하고 울고 웃었던 기억이 나요. 이 책 때문에 저는 많이 위로를 받았고, 머지않아 발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을 목표로 삼게 되었죠.
손석춘 저
대학에 들어가서 읽은 책 중에서는 『신문읽기의 혁명』이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은 무엇이든 옳다고 믿고 대학생이 된 저에게 그 책은 정말 충격이었거든요. 언론에 등장하는 것들이 자본이나 정치세력의 의도가 개입된 거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말하자면 開眼을 해준 책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고마워하고 있어요.
김형경 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맞이했을 때, 김형경 작가의 『좋은 이별』과 『천 개의 공감』 등 심리분석에세이가 정말 많은 위로가 되어줬어요. 누군가를 만나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한 권의 책이 저를 안식하게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김형경 작가님을 언젠가 만나 뵙게 되면 꼭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엘리자베스 헤인스 저/김지원 역
『어두운 기억 속으로』도 정말 좋아한 책이에요.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인문서를 자주 읽는 편인데, 이 소설은 야근하는 기간이라 몸의 피로가 상당한 상태에서 밤을 새워가며 읽은 책이에요. 유명저자가 아니라 국내에서는 거의 잘 알려지지 못한 책이지만 지금도 다시 읽고 싶을 만큼 재미있었어요. 발랄한 2004년의 캐서린과 강박증 환자가 되어버린 2008년의 캐서린이 일인칭 독백 시점에서 교차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마지막 순간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터졌던 기억이 나요.
고레에다 히로카즈,야기라 유야,키타우라 아유,키무라 헤이,시미즈 모모코,칸 하나에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무도 모른다>를 꼽고 싶어요. 부서지는 햇살 그리고 고요한 풍경 속에 처절할 정도로 방치된 아이들을 따스하고 잔잔하게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주연배우였던 야기라 유야에게 반했던 기억도 나고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최근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최근에 보았는데 주인공을 잔잔하게 따라가다가 어떤 순간 울컥 그리고 뭉클하게 만드는 재능이 질투날 정도였어요. 사람의 이야기가 줄 수 있는 많은 것 중 이런 감정들이 저에겐 너무나 소중하거든요. 저도 저의 글을 통해 이런 감정을 전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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