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 저/이시형 역
가치 중심 진료 value-oriented practice 에 전념하게 만든 책. 의과대학, 정신과 전공의를 거치면서 정신병리 psychopathology에만 집중하고, 그것을 교정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 빅터 프랭클의 책을 읽으면서 한 인간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가치,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그것을 실현 시키는 것이 사람의 병을 고치고, 더 나아가 ‘행복’을 향해 가는 길이 된다는 것을 더 절실하게 깨닫게 해 준 책입니다.
박민규 저
지금까지 나온 어떤 명작보다, 제게 감동을 주었던 소설. 소설의 내용과 스토리도 좋지만, 무엇보다 박민규의 번개 같은 문장이 너무 좋았던 소설. 사람과, 삶,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잠시 잊었다고 느껴질 때마다 다시 펴 보게 되는 책.
폴 투르니에 저/김석도 역
“현대 의술의 문제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의료 지식이나 기술에 뒤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인격에 대해서보다 병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서문에 나오는 말이에요. 환자 중심, 환자 존중 등에 대해서 말로는 많이 하지만, 실제로 내 자신이 “인격 의학 medicine of the whole person”을 하고 있나, 하고 반성하게 만든 책입니다.
잭 케루악 저/이만식 역
약물에 중독되어 있던 케루악의 이력은 옆으로 제쳐 두고, 이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케루악이 약에 취한 채, 글을 쏟아 냈다고 하지만, 내면에 많은 것을 담아 두고, 그것을 응축해 놓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면, (아무리 약에 취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글로 표현되지 못 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삶에서 겪게 되는 경험들을 자신의 내면에 강렬하게 남겨 두지 않았더라면, 『길 위에서』는 나오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러니, 글을 쓴다는 것은 (그리고 굳이 글을 쓰지 않더라도) 순간 순간의 경험을 자신의 가슴 속에 강렬하게 남기겠다는 집중력과 의지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고 저만의 엉뚱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책입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저/이윤기 역
이 책을 읽고, 진짜 용기가 뭘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용기, 불의에 맞서는 용기도 중요하지만, 자기 인생을 온전히 살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있어도, 용기가 없어서 쉽게 포기해 버리게 됩니다. 불의와 맞서거나,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자기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게 진짜 용기가 아닌가, 를 느끼게 해주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 저/윤성원 역
하루키의 소설도 좋지만, 저는 하루키의 에세이가 좋거든요. 그 중에서도 먼 북소리가 가장 좋았습니다. 하루키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에세이이기도 합니다. 현실 때문에 마음 한 구석으로 밀려나 있는, ‘벗어나고 싶다, 훌쩍 떠나고 싶다’ 는 욕망을 자꾸 건드려 보게 만드는 책. 하지만, 번번히, 책만 읽고 떠나고 싶다는 용기를 잠재워야 하는 서글픈 현실 때문에, 여행의 꿈만 꾸게 만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에드워드 L. 데시,리처드 플래스트 공저/이상원 역
사람의 행동은 어떻게 해야 변하는가?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해야 변하는가? 에 대한 자기 결정 이론적 시각을 전문적인 내용과 함께,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놓은 책. “자녀가 스스로 공부를 하게 하려면?” “남편이 술을 끊게 만들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부하 직원이 스스로 일하게 하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한다면, 꼭 읽어 보시기를.
현실 삶의 모습은 모두 다 제 각각이지만,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과 아픔을 갖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것을 온 몸으로 품고 또 다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 기혼자라면,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 알고 싶은 미혼자라면 보아야 할 영화입니다.
구스 반 산트/로빈 윌리암스, 맷 데이먼, 벤 에플렉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을 하시는 분들은 모두 자기 나름의 스타일과 개성, 그리고 고유한 자기만의 진료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이 더 좋다, 더 나쁘다고 비교하고, 규정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저는 이 영화 속 숀 맥과이어 교수(로빈 윌리엄스)의 모습에 애정이 많이 갔어요. 그 자신이 아픔이 있고, 넘어서지 못 하고 있는 자기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타인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 어쩌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그 자신이 완벽한 인격자이거나, 훌륭한 치료 기법을 갖고 있어서라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애정의 깊이와 강도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나의 생각을 영화 속 인물에게서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김병수 “사랑의 힘, 너무 믿지는 말아야 한다” 『사모님 우울증』 펴낸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부교수 여자들이여, 남자에게 거리감 두면 오히려 돌아온다 마음 스트레스, 몸으로 푸는 게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