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오도라 크로버 저/김정환 역
언제 다시 들춰보아도 아름다운 석기 시대의 까마득한 향수가 바로 엊그제처럼 다가오는 책이다. 우리의 오만이 초래한 끊임없는 오늘의 재앙을 염두에 둔다면, 이보다 더 인간과 제도에 대해서 쉽고, 낭만적이면서도, 핵심적인 교훈을 주는 책이 있을까. 먹거리와 인간관계와 또 인간 그 자신의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보다는 삶 그 자체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잃어버린 우리의 기억과 꿈을 새록새록 되살려줄 수 있을지 모른다.
천규석 저
농사꾼과 철학자라는 두 가지 일을 하면서 사는 저자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쓴소리는 귀담아 들을 만하다. 이렇게 소중하고 보기 드문 “사람”의 이야기인 만큼 더욱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처한 절박한 문제에 대처하는 예외적인 모범을 보기 때문이다. 무식한데 유식한 척하거나, 파렴치하면서 예절바른 척하거나, 겸양 뒤에 가려진 건방진 우리의 세태를 특히, 지식인의 세태를 매우 설득력 있게 고발하고 있다.
리 호이나키 저/김종철 역
저자는 이 책 외에도 에스파녀의 산티아고 성지를 걸러서 순례한 사람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 같은 독자는 이 사람이 비틀거리며 가는 길을 뒤뚱거리며 뒤따르면서 풍경과, 인간과, 세상의 뒤에 거대하게 버티고서 우리를 맞이하는 여러 신기루와 짙은 안개와 고약한 비바람과 더러운 먼지와 온갖 문명과 문화의 이름으로 오염된 바람을 함께 겪을 수 있을 것이다.
지영재 저
고려 시인 익재 이제현의 중국대륙 장정기인 이 책을 보고 있지만, 시를 짓는 마음의 그 폭넓음에 가슴에 절로 시원해진다. 또 시를 읊는 소리의 그 우렁참에 머리가 맑아진다. 게다가 고려 시대에 대한 역사를 거저 배운다는 기막힌 덤도 얻는다. 무엇보다, 우리말의 고움과 아름다움을 지키고 있고 그 섬세하면서도 뚜렷한 결을 느낄 수 있다고 흐뭇해 할 만큼 노학자로서 이 방대한 기행을 해설한 저자의 단아한 문체와 그것으로 미루어 짐작되는 성품에 감탄하게 된다.
김택현 저
서양사학자로서 저자의, 거물들의 위신에 주눅 들지 않은 당당하고 주체적인 관점이 돋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역사학도뿐만 아니라 지식인들의 주요한 현안으로서 근대역사학의 이데올로기 비판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역사학이라고 줄여서나 바꿔 말하기 힘든 “역사” 공부의 즐거움은 낱낱의 사실 못지않게, 역사학자들의 역사관에 대한 이러한 해석과 이해에서 더욱 깊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