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키 요시오 저/우은명 역
오사키의 단편 모음집. 나는 단편소설이 꽤 재미있다. 적어도 ‘지루할 수 있다’는 생각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 단편들에 등장하는 화자가 모두 40대 중반이라는 것에서 우러나오는 차분하고 가볍지 않은 사랑 이야기가 나에게는 더 지루하지 않게 다가왔던 것 같다. 아주 차분하게, 고요하게 마지막 장까지 읽었던 기억이 나서 지금도 오트밀색의 책 겉장(지금은 겉장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었다)을 보고 있으면 다시금 기분이 차악 정돈되어지곤 한다.
대니얼 길버트 저/서은국,최인철,김미정 공역
긍정적인 말로 가득한 행복지침서에 제대로 한 방 날리는 새로운 개념의 행복지침서이다. 긍정의 힘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역시 삶은 공평할수만은 없다는 걸 서글프지만 인정하게 하는 책이라서 읽고 나서 약간 혼란스러워했었다. 뭐, 그래도. 역시 아는 것은 힘이니까.
정혜윤 저
특히 자기 전 늘 독서를 하다 잠이 든다는 매력적인 시사다큐 전문 프로듀서의 독서기이다. ‘이 책은 이렇네, 저 책은 저렇네.’가 아니라 이삼십 대 여성이라면 느낄 법한 감정들을 프로듀서답게 카테고리별로 분류하여 그 감정들에 어울릴 법한 책과 구절들을 적절히 걸어놓은 책이라서 가끔은 큐티를 하는 듯, 가끔은 에세이를 읽는 듯 이상야릇한 기분을 느끼며 읽게 된다. 분명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약간 위험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장 자크 상뻬 글,그림/이세욱 역
중3 때부터 절친하게 지냈던 교회 언니가 내게 처음 선물한 책이 장 자끄 상빼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였다. 그 책을 읽고 나서 난 내 돈을 주고 이 책을 샀다. 장 자끄 상빼라는 소중한 사람을 알게 해 준 언니에게 고마워하면서. 혹 어떤 사람들은 “이거 잘 이해가 안 가.”라고 이야기하던데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를 아주 잘하면서 읽은 나는 아마도 연애박사인가 보다.
장도미니크 보비 저/양영란 역
영화를 보고 감명 받아 서둘러 읽었던 책.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쓰러진 전 엘르 편집장 장 도미니크 보비는 유일하게 자유로운 왼쪽 눈만으로 이 책을 완성했다. 툭툭 던지듯 아무것도 아닌 듯 이야기하는 자신의 장애와 삶을 보는 시선이 오히려 더 애절하고 슬프게 다가온다. 혹시 나처럼 힘이 들 때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며 위안을 얻는 타입이라면 이 책을 잘 보이는 곳에다 두고 항시 읽기를 바란다. 삶이 더 아름다워 보일 테니까.
마이 네임 이즈 요조, 요조의 달콤한 첫번째 프러포즈 신인 아닌 신인 가수 요조가 들려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