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7”이라는 숫자가 매일 헤드라인에 오르는 시대다. 인구 감소는 재난처럼 말해지지만, 우리의 일과 진로·소비·시장에는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을까. 『인구와 부』의 두 저자는 인구를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각자가 원하는 형태의 부를 설계하기 위한 도구로 보자고 말한다. “인구 구조를 제대로 읽으면, 부를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부가 따라오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두 저자의 말처럼, 이미 정해진 인구 변화 속에서 어떻게 기회를 읽어낼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통찰을 담았다. 숫자 뒤에 숨은 진짜 시장의 움직임을 알고 싶다면, 이번 대화가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두 분은 어떻게 함께 『인구와 부』를 쓰게 되셨나요?
박사 학위를 마친 뒤 여러 회의나 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인구’라는 주제가 너무 무겁고, 특히 청년들에게는 마치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처럼 느껴진다는 걸 많이 체감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조금 더 우리 이야기로,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낼 수 없을까?”, “이게 먼 사회 담론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기획할 때 인구라는 관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 되면 좋겠다”라는 고민을 가지고 교수님께 책을 써보자고 제안드리게 되었어요.
그동안 인구학의 대중화에 앞장서 오셨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인구를 ‘부’와 연결하셨는데요. 이번 책에서 특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보통 ‘인구’라고 하면 우리는 늘 위기이거나, 앞으로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문제로 많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사실 인구는 사회와 시장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이기 때문에, 인구를 이해하면 시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구를 너무 ‘극복해야 할 것’으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 책에서는 인구를 잘 활용하면 각자가 원하는 형태의 ‘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을 담고 싶었습니다.
책 제목이 ‘인구와 부’인데, 아마 많은 분들이 이걸 보면서 두 가지로 생각하실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인구와 부? 뭔가 국가 차원의 아주 큰 이야기겠구나”하는 생각. 두 번째는 “인구와 부? 그럼 나의 부, 내가 돈을 벌거나 경제활동을 하는 데 유리한 관점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죠.
저희가 이번 책에서 의도한 메시지는 분명히 두 번째, 즉 ‘개인의 부’를 향한 관점입니다. 물론 인구와 국가의 부를 연결해 생각하는 것도 틀린 건 아니지만, 인구가 워낙 무거운 주제로 인식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자동으로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가 이 책에서 전하고 싶은 건 이것입니다. 인구라는 렌즈를 활용해, 내가 원하는 형태의 ‘부’를 더 많이 만들어갈 수 있다. 그 부가 경제적 부일 수도 있고, 사회적 자본일 수도 있고, 혹은 나의 네트워크나 관계 자산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형태든, 인구를 그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번 책을 통해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인구에서 기회를 찾자고 말씀하시지만, 인구 관련 유튜브나 기사를 보면 여전히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인 댓글이 대부분입니다. 인구에 대한 비관론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인구에서 기회를 찾자”고 하면 종종 지나친 낙관으로 들립니다. 저도 그 반응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본 서평에서도 인상 깊었다는 문장으로 이런 내용이 언급됐어요.
‘인구가 위기가 아닌 것은 아니다. 위기라는 건 사실이다. 다만 우리가 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비관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인구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로만 보기 때문에 절망적으로 느껴지는 것이지, 이를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보기 시작하면 관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구 변화는 손댈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 각자가 원하는 형태의 부를 만들 기회가 될 수 있고, 그 축적이 국가적 부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추상적으로만 하면 막연하게 들릴 수 있기에, 이번 책에서는 업(業)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제 사례들을 많이 담았습니다. “내 업에서는 이렇게 활용할 수 있겠구나”라는 상상을 돕는 것이 바로 저희가 말하는 ‘인구 리터러시’입니다. 기업들도 인구 변화가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작 그 변화에 맞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예요. 변화는 일어나고 있는데 기업과 개인은 움직이지 못한 채 멈춰 있는 상태—이걸 저희는 ‘지체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인구를 먼 이야기로 두지 않고, 내가 사는 지역·고객·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먼저 관찰하는 일입니다. 그때부터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의 방향이 보입니다. 이번 책은 그 방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책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고령층이 늘어나는데 시니어 산업은 안 뜨는 이유가 뭘까요?
많은 분들이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70대가 되니 시니어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인구 규모만 보면 맞는 말이죠. 하지만 저희는 규모만으로는 시장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구에서 더 중요한 것은 그 집단의 질적 특성, 즉 “어떤 사람들의 모임인가”입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경제활동기엔 매우 동질적인 집단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일하고, 자녀 교육 패턴도 거의 같았죠. 하지만 지금 70대가 된 이 세대는 이질성이 극단적으로 커진 집단입니다. 어떤 분은 아직 일하고, 어떤 분은 완전히 은퇴했고, 혼자인 분도, 부부인 분도, 건강 상태도 소득도 생활 방식도 완전히 다릅니다.
즉, ‘시니어’라는 하나의 집단은 사실 여러 하위집단의 묶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시니어=하나의 시장”이라고 보고 접근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부의 다양성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시니어 산업을 보려면 인구의 크기보다 내부의 구조, 즉 세부 그룹을 어떻게 나누고 이해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걸 정확히 봐야 비로소 전략이 가능해지고, 실제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정말 취업이 쉬워질까요? 앞으로 인구 변화가 ‘나의 일’에 미칠 가장 큰 영향이 무엇일지도 궁금합니다.
최근에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출생아 수가 크게 감소한 세대가 취업 시장에 들어오면서 “경쟁이 줄어드니 취업도 쉬워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생긴 거죠. 일본이 한동안 노동력 감소로 취업 문이 넓어졌다는 이야기가 떠올라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노동시장 환경 자체가 과거 일본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AI가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시기라, 단순히 “인구가 줄었으니 경쟁도 줄어든다”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또 인구학적으로 보더라도 결론이 단순하지 않습니다.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건 사실이지만, 가고 싶은 업종과 목표가 특정 분야로 몰려 있다면, 전체 숫자는 줄어도 개인이 원하는 자리의 난도는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숫자로는 경쟁률이 내려가도, 개인이 느끼는 “내가 원하는 곳”의 난도는 그대로거나 더 어려워지는 이유죠. 결국 인구 변화가 ‘나의 일’에 미치는 영향은 두 방향으로 나뉩니다.
1. 기존 방식의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경우 : 교육과 사회 시스템이 오래도록 이 길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인구 감소만으로는 경쟁 체감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스스로 일을 만들거나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 : AI가 기획·생산·실행 일부를 대체하면서 적은 인원, 혹은 개인 단위로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빠르게 열리고 있습니다. 기업이 적게 채용한다는 건, 반대로 개인 입장에서는 “혼자서도 일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취업이 갑자기 쉬워진다”라는 느낌보다는 길이 두 갈래로 나뉘며 난이도의 성격이 달라지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합니다.
한국은 유독 인구 문제에 민감한 나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산율을 바로 말할 정도로 관심이 높고, 그 관심도 대체로 위기론에 집중되어 있죠. 해외 채널이 한국의 인구 감소를 다룬 영상이 화제가 되자 “정말 망한 것 아니냐”는 인식도 퍼졌습니다. 하지만 위기라고 느낀다고 해서 누군가가 대신 바꿔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인구는 단기간에 바뀌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 세대 단위로 대부분 이미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출생아 수가 갑자기 두 배로 늘어도 사회 구조가 바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미 정해진 인구 구조 안에서, 나는 내 삶과 일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기업은 어떤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것인가?”
저희가 이 책을 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구를 단순한 위기로 보기보다,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인구와 부』라고 지었고요. 인구 구조를 제대로 읽으면 부를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부가 따라오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사인에 자주 쓰는 문구 “With population, lead wealth.”의 의미도 같습니다. 이 책이 독자분들께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부’를 설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길 바랍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인구와 부
출판사 | 북스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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