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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독자를 만나는 것은 늘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의 할 일』 김동수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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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끊임없이 자정 작용을 하는 자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애쓰는 존재들’이 주인공입니다. (2024.09.03)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책작가 김동수의 신작 『오늘의 할 일』이 출간되었다. 자연에서 생명력을 포착하는 작가 특유의 시선을 이어 가면서 한층 더 명랑한 상상으로 환상적인 물귀신 세계를 펼쳐 보인다. 묵묵히 자정작용 하는 자연을 물귀신에 빗댄 표현이 탁월하며, 재기 발랄한 이야기 기저에는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을 생각하는 사려 깊은 마음이 흐른다. 김동수 작가의 깊고 넓은 상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고 있는 요즘, 작가님의 ‘오늘의 할 일’과 ‘내일의 할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급한 ‘오늘의 할 일’은 작업 방 정리하기입니다. 원화 마감 후 아직까지 정리를 하지 않아서 바닥과 책상 위에 여러 가지 것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인터뷰를 기회 삼아 오늘은 꼭 정리해야겠습니다.

‘내일의 할 일’은 9월 11일에 있을 북토크 관련 원고 작성하기, 작업 과정 사진들 정리하기입니다. 지난겨울, 다리 골절로 인해 한동안 작업이 중단되어 4개월 동안 급하게 채색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작업 과정 사진들을 충분히 남기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지만 며칠 전 출간된 『오늘의 할 일』을 옆에 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북토크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오늘의 할 일』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창작그림책으로는 8년 만의 신간이에요. 그간 우리 주변의 여린 생명을 보듬는 이야기를 발표해 오셨는데요. 이번 작품을 독자분들에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오늘의 할 일』은 끊임없이 자정 작용을 하는 자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애쓰는 존재들’이 주인공입니다. 물귀신들이 물을 정화하는 존재로 등장하고 그런 물귀신들을 돕는 어린이가 등장합니다. 물귀신들과 협업 관계인 쇠백로도 등장하고요. 오염이 심해지면서 일손이 부족해진 물귀신들은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물귀신들이 어린이들에게 어떤 부탁을 하는지, 주인공 아이는 물속 세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귀신’이라고 하면 죽음을 떠올리기 쉬운데 『오늘의 할 일』에 등장하는 물귀신은 인간 세계를 살리는 역할을 하는 게 흥미로워요. 물귀신 캐릭터는 어떻게 떠올리셨는지 궁금하고요. 지금의 형상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천하무적 고무동력기』를 작업하면서 물귀신 캐릭터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집에 혼자 있는 아이가 느끼는 불안, 두려움, 외로움 같은 감정을 물귀신으로 표현했습니다. 아이를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물귀신들에게 정감이 느껴져서 언젠가 물귀신이 주인공인 책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귀신들은 물속에서 어떤 일을 하며 지낼지 고민해 보다가 돌봄, 정화, 부탁 같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습니다. 머릿속에만 담아 두고 있다가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2020년 SNS를 시작하면서 잊고 지내던 물귀신이 문득 떠올라 물귀신 그림들을 종종 올렸는데 눈여겨보시던 편집자님께서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같이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연락을 주셔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천하무적 고무동력기』와 SNS에서는 물귀신들의 키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는데 『오늘의 할 일』에서는 물귀신들의 압도적인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키가 어마어마하게 큰 물귀신들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키가 크면 머리카락의 길이도 더 길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이유였습니다. 긴긴 머리카락을 통해 오염 물질이 더 완벽하게 걸러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귀신 세계는 어린 생명을 돌보는 일과 오염된 물을 깨끗한 물로 정화하는 일로 늘 바쁜데요. 뭍과 대비되는 푸른 색감이 신비롭습니다. 제게는 이 푸른색이 시원하면서도 따듯하게 다가왔어요. 물귀신 세계를 채색하실 때의 마음이 궁금해요. 

물귀신 세계의 푸른색은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색인데요. 색상 명은 ‘세룰리안 블루’입니다. 제가 사용한 물감은 다른 물감 제조사들의 것과는 다르게 화이트가 섞여 있는 블루입니다. 그래서 시원하면서도 따뜻하다고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물귀신의 몸, 물귀신 집 안의 사물들, 물귀신 세계의 실내와 실외 배경 모두 같은 색으로 농도를 조절하여 채색했습니다. 배경색 채색은 굉장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채색 도중에 축축해진 화선지가 찢어지는 경우도 많고, 채색 후 물감이 마르고 나서 보면 불필요한 얼룩이 생기거나 예측했던 색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채색할 때 항상 조심스러웠고 긴장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일관성 있는 배경색이 나오기까지 많은 실패가 있었습니다.

이제껏 보지 못한 물귀신 세계가 산뜻합니다! 수질 오염이 갈수록 심해져서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이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유머도 있고, 다정함과 사랑도 있어요. 사진을 찍는 물귀신, 훈련을 주도하는 물귀신, 어른에게 돌봄을 받는 아기와 어린이 물귀신 등 물귀신 세계의 구체적인 면면이 재미있고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상상 과정이 궁금해요.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간단하게 메모해 두는 편입니다. 메모용 공책이 따로 있지는 않고 돌아다니는 이면지나 안 쓰는 공책을 뜯어서 간략한 글과 그림을 남깁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아주 가끔 떠오르기 때문에 모아 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내년 말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작업이 끝나기 전에 그다음 작업의 아이디어가 나와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은 각각 따로 그리고 가위로 오린 뒤, 배경색을 칠한 화선지 위 알맞은 자리에 붙여 주면서 모든 장면을 정성스럽게 완성하셨는데요. 콜라주 방식으로 작업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화선지는 굉장히 얇아서 한 장에 여러 요소를 그리다 보면 쉽게 찢어져 버리기 때문에 콜라주 방식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화선지는 번짐이 심한 종이이기도 합니다. 배경 위에 붙여야 할 아이, 오리, 물귀신, 쇠백로 등은 하얀색 구아슈를 얇게 바른 화선지에 채색하여 번짐을 최소화하고 또렷한 이미지로 표현했습니다. 주인공 아이와 쇠백로, 오리들, 물귀신들의 색감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해서 인물은 한꺼번에 채색한 뒤 오려서 상자에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하나하나 꺼내어 배경 위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작품 전반에 흐르는 맑은 느낌을 살리기 위해 스케치 선이 보이지 않도록 화선지 뒷면에 반전된 이미지를 스케치하여 앞면에서 비치는 선을 따라 채색했습니다. 여러모로 까다롭고 고된 방식이긴 하지만 등장인물 등을 붙여야 할 위치가 고민될 때 배경 위에서 이리저리 옮겨 보며 적당한 위치를 찾아볼 수 있어서 컴퓨터 작업을 할 줄 모르는 저에게 편리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한 권의 그림책으로 독자를 만나는 것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싶으신지도 궁금해요.

그림책작가로 활동한 지 22년이 지난 지금도 그림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제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그림책작가가 되고 싶어서 공모전을 준비하던 시절의 간절함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독자를 만나는 것은 늘 감사한 일입니다.

2026년 3월 출간을 목표로 창작그림책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죽은 아이들이 모여 사는 세계를 그려 보고 싶었는데요. 죽은 아이들이 그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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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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