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오프라인 매장 강서NC점의 박겨울 매니저(현 X, 구 트위터 닉네임 ‘돌콩’)가 직접 꾸린 매대. 6월 자긍심의 달(프라이드 먼스, Pride Month)를 맞아 다양성에 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매대를 직접 만나보세요.
박주연 저 | 오월의봄
내가 생각한 책의 한 줄 요약은 이렇다. ‘콘텐츠 속 퀴어 여성을 찾아라!’ 사실 퀴어한 캐릭터는 생각보다 많다. 우리가 아동기부터 알게 모르게 접한 캐릭터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퀴어는 주인공과 대립하는 쪽(악한 존재)이거나 정말로 ‘퀴어’하다. 물론 퀴어라고 무조건 선한 존재인 것도 아니고 그렇게 표현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매체에서 편향되어 있는 퀴어 캐릭터를 보고 편견을 학습하게 된다. 그래서 퀴어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과 서사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퀴어 당사자이면서 페미니스트인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와 드라마 속 여성 퀴어 캐릭터들을 이야기를 좇아가보자. 퀴어의 로맨스든, 도전이든 좀 더 다양한 이야기가 목말랐던 분들은 책에서 추천하는 콘텐츠들을 한 번 만나보시길!
에이미 엘리스 넛 저/현아율 역 | 돌고래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가 태어날 때 부여된 성을 거부한다는 것, 다른 성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부모에게 어떤 마음을 가질지 생각해 본 적 있을까? 니콜은 와이넛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여성임을 줄곧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아빠와 엄마의 반응은 초반에는 매우 상반되었는데 정말로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트랜스젠더의 존재에 대한 무지로부터 비롯된 괴롭힘이 학교의 화장실 사용의 부당함으로 이어지고 이는 메인주 법안 개정까지 이르게 된다. 점점 더 자신의 딸 니콜을 대하는 아빠의 반응에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 켈리의 지속된 지지는 트랜스젠더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모든 트랜스젠더 어린이들이 괴롭지 않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라게 되는 책.
지니 게인스버그 저/허원 역 | 현암사
성소수자 지지자라는 말이 생소할 수 있다. 뭘 지지한다고요?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편에서 그들을 지지하고 혐오자들에게 함께 맞서주는 사람들을 성소수자 지지자라고 한다. 나의 친구, 가족, 그리고 함께 사는 동료시민을 위해 성소수자의 권리를 함께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이 책에서 앨라이(성소수자 지지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배웠다. 성소수자 개개인을 대하는 방법부터 실수했을 때의 대처법까지! 현대 시민 기본 교양서로 추천하고 싶다.
근하 글그림 | 창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엄마의 죽음을 맞은 중학생의 마음은, 이모와 그의 연인과 함께하며 변한다. 엄마의 부재와 함께 찾아온 많은 변화는 너무나도 감당하기 벅찬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두려움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해보지만 쉽지 않은 생활. 하지만 이모들의 마음은 효신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이고, 효신이 이모들과 헤어진 후 파랑으로 그려진 이모들에 대한 그리움을 보며 사랑의 색은 파랑이라고 생각했다. 이모와 그의 연인과 조카라는 구성의 가족은 ‘정상’ 가족에서 벗어나지만 서로를 사랑하고, 생각하고, 보살핀다. 이들이 가족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승현, 이주영, 이혜민, 추혜인, 장창현 저 외 10명 | 휴머니스트
가정의학과에 방문했을 때 단순히 임신 가능성에 대한 질문과 혼인의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한 기억이 있다. 그런 질문이 왜 필요한지는 알지 못한 채 당황한 얼굴로 얼떨떨하게 대답을 했다. 시스 젠더인 나조차 병원에 가서 듣는 질문이나 호칭 등에 당황한 적이 있는데도, 성소수자가 병원을 방문할 때 겪을 수 있는 불편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을 통해 병원에서 이성애자가 아니거나 시스 젠더가 아닌 사람들의 불편을 이해하고 개선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주민등록번호로 개인을 구분하는 나라에서 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플 땐 편히 병원에 갈 수 있어야 한다.
브루스 배게밀 저/이성민 역 | 히포크라테스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논리 중 하나인 자연을 거스른다는 말을 전면으로 반박해 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과학자들의 편견으로(그 위대한 다윈조차 편견으로 똘똘 뭉쳤다.) 지워진 동물들의 동성애부터 트랜스젠더 사례를 말한다. ‘정상성’이란 시기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이 정의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연의 섭리라는 것이 인간이 정하고 약속하고 가르치는 사실 커다란 편견 중 하나임을 깨달아 보자.
애슐리 마델 저/팀 이르다 역 | 봄알람
얇은 책 한 권에 이렇게 성소수자와 관련된 개념이 가득! 성소수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앨라이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다. 성적 다양성과 젠더 다양성에 대한 개념을 배울 수 있어 아주 유익하다. 특히 자신의 정체성을 LGBTQIA 여러분들이 읽고 나의 정체성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한다. ‘아 그냥 타인의 성별이나, 누구를 사랑하는지 이런 건 좀 안 궁금해하면 안 되나?’ 싶었지만,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일은 사실 아주 중요한 일이라 나를 표현하는 단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개개인 모두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고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차별받을 당위성은 없다. 이 책이 당신의 성소수자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성소수자부모모임 저 | 한티재
만약 사람들이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에 아이가 내가 원하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다면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내 아이가 어떤 모습이어도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성소수자의 부모들이 아이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에 슬퍼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며 심지어 분노하기도 한다. 그것은 모두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무지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성소수자인 자식을 계속해서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 이 책은 그 사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말했듯이, 당신에게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고백했다면 그것은 자식이 당신을 사랑하고 믿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윤슬빛 저 | 돌베개
세상의 다양한 방식의 사랑을 바라본다. 햇살 가득한 바닷가의 즐거움에서부터, 등산로에서의 당황스러움, 그리고 한 여름 축제의 설렘까지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낸 책. 나를 믿어주는 이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고, 나는 이 소설 속 인물들을 믿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와의 우정, 짝사랑 등 용기 내는 이들의 마음은 나에게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용기를 내게 만들어준다. 알록달록한 세상을 바라봐 주시길.
조우리 저 | 위즈덤하우스
레즈비언 공무원? 인구의 약 4%가 성소수자라는데, 그럼 공무원 중에도 당연히 있겠지? 여기 레즈비언이자 공무원인 두 사람이 동성 커플의 혼인 신고서를 접수해준 소설이 있다. 주인공 선미와 가경의 우연한 만남으로 가경은 자신의 상사인 선미가 레즈비언임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시작되는 서스펜스. 시청 내에서 부결로 마무리될 줄 알았던 건이 알 수 없게도 법원에서까지 통과되고, 들킬까 봐 두렵지만 짜릿하다고 생각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결혼하는 사람의 수가 점점 줄어든다는데, 왜 동성 커플은 결혼할 수 없을까? 그들이 결혼을 못한다고 해서 이성과 결혼할 것도 아닌데. ‘혼인 관계’라는 것이 주는 확실한 혜택에서 배제하기 위해서인가? 하루빨리 동성 결혼이 합헌이 되어 이 발칙하고 재밌는 소설이 구시대의 유물이 되길 바란다.
김진호 저 | 오월의봄
기독교인들이 왜 성경을 앞세워 동성애자들을 박해하는지 궁금했다. ‘아니, 성경에선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한다면서요. 그런데 동성애자들은 이웃이 아닌가요?’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이 책은 남성과 남성이 성관계하는 것을 비판하는 성서의 4개 구절 중 3개 구절을 역사적 해석으로 풀어낸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스스로 성서를 해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성직자의 해석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데부터 시작하자. 책의 ‘더하는 글’ 꼭지에서는 한국 교회의 동성애 박해와 정치에 관해 서술했는데 이 부분이 재밌으니 꼭 읽어 보시라.
이혜오 저 | 책나물
청소년기 학교에서 레즈비언으로 불린 커플이 꼭 있었던 것 같다. 진짜였을 수도 있고 그냥 너무 친밀한 관계에서 비롯된 소문이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쩐지 그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디나이얼 시기의 청소년들. 사실 잘못된 것은 없고 주변의 시선이 폭력적일 뿐인데 위축되어 본인의 모습뿐만 아니라 사랑도 표현할 수 없어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청소년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주인공들은 서로 사랑하는 관계였을까 하는 의문은 남아있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감정을 갖고 있다고 느껴져 불안한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틀리지 않았다고, 조금 다를 수 있다고,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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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오프라인 매장 강서NC점의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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