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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몸의 힘을 끌어올리는 음악심리치료 세션

『어린아이처럼 울어도 좋아요』 김형미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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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제 책을 통해 자기 내면 깊이 잠재된 치유, 회복의 힘을 발견하거나, 찾아가는 계기가 되기가 된다면 저는 더할나위없이 행복할 겁니다. 책을 통해 음악심리치료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체험하셨을텐데요, 직접 경험해보시면 더 좋으실거에요. (2024.05.13)


음악심리치료사 김형미가 불안과 우울, 질병과 장애 등으로 삶에 지친 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지침서 『어린아이처럼 울어도 좋아요』를 출간했다. 국제도시 홍콩에 거주하며 다양한 인종의 클라이언트(내담자)를 만나 심리치료를 이어가는 저자가 정신건강의학적 처치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스스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담았다.



요즘 기사에서 한국이 OECD 회원국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소식을 접했는데요. 불안과 우울 등으로 삶에 지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어린아이처럼 울어도 좋아요』라는 제목이 많은 위로가 되는 것 같다고 해주셨는데요. 이 책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요?

5년 전, 제가 한국에서 다루는 국제 뉴스를 보다가 기사를 쓰신 기자님께 이메일로 문의를 드렸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 해외 뉴스를 주고 받으며 가끔씩 이메일로 연락을 하며 지내게 되었어요. 우연히 그 기자님께서 제가 하는 일이 음악심리치료라는 걸 아시고는, 한국에 우울한 사람들이 많아서 제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글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시며 칼럼 쓰기를 적극적으로 제안하셨죠. 1년간 심리치료, 심신건강에 대한 칼럼을 쓰게 되었고, 칼럼 담당기자님께서도 제가 곧 책을 낼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당시에는 설마했는데, 정확하게 1년 후, 북바이북 출판사에서 책 제안을 했습니다. 한국 상황을 두루두루 살피며 기사를 쓰시는 기자님들 시각과, 대중이 갈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시는 출판업계 분들의 시각으로 보는 한국사회의 시급한 사안은, 제가 코로나를 전후로 한국을 방문하며 절실하게 느낀 문제점과 동일했습니다. 사회 전반에 퍼진 불안, 우울 등으로 삶에 지치고, 지쳐가는 많은 사람들의 정신건강 문제였죠. 제안을 받고 잠시 망설이긴 했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함께 행복해지는 일이기에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음악심리치료’가 무엇인지 낯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장애인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관, 또는 특수학교에서 음악심리치료를 아는 분을 만날 때가 가끔 있긴 하지만, 대다수의 분들이 ‘음악심리치료가 뭐에요?’라고 종종 질문을 하세요.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음악심리치료는 자격을 갖춘 전문음악심리치료사가 임상적 증거를 기반으로 한 음악의 효과들, 즉 음악심리치료 요법을 클라이언트(내담자)에게 적절하게 적용하여 장애나 불편함을 완화하고 동시에 심신건강을 도모하면서 삶의 질을 높히는 것입니다. 

음악심리치료의 3가지 필수 요건은 전문음악심리치료사, 클라이언트, 음악이에요. 이 세가지 요건중 하나라도 빠지면 음악심리치료가 아니죠. 음악은 우리 주변에 늘 있고, 클라이언트는 자발적으로 찾아오시니 두가지 요건은 자연스럽게 충족이 됩니다. 그러나 전문 교육을 받아야하고, 요구되는 임상실습 시간을 필수로 이수해야하는 음악심리치료사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요. 음악심리치료사가 된 후에도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해마다 음악심리치료사협회에서 요구하는 교육과 임상을 지속해야 합니다. 심신건강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들이기에 이런 요구사항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음악의 효과를 느껴보신 분들은 많지만 음악의 부작용은 생소하신 분들이 계실 거예요. 책에서 제시된 실제 사례들에서 부작용을 언급하기도 하고, 좋은 효과를 위한 음악심리치료사의 역할이 언급되었고 이런 중요한 역할때문에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현재, 음악심리치료 클라이언트 대부분은 장애가 있는 분들인데, 사실 누구든지 음악심리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장애는 없지만 몸과 마음이 편한 사람은 없거든요. 좋은 예로, 해외에서는 음악심리치료사가 병원에 상주하며 의료진과 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완화, 재활치료, 감정조절, 안정에 효과가 좋기 때문이죠. 우울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음악을 단계별로 적용하면서 환자들의 안정을 돕고, 움직이는 속도에 맞추어 음악을 연주해주면 재활치료의 효과가 크게 향상이 됩니다. 

작가님께서 원래 홍콩에서 MBA 과정을 밟는 학생이셨다고요. 어떻게 음악심리치료사의 길을 선택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짧게 요약을 하자면, 내 몸도 마음도 잘 살아줬음 좋겠는데 안되더라고요. 몸은 소위 폼나게 살기 위해 늘 분주한 반면, 마음은 이렇게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들로 늘 복잡했어요. 분주한 몸과 복잡한 마음이 빚어내는 건 결국 허무함이더라고요. 허무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한 답을 찾아다니다가 도달한 게 음악심리치료사에요. 그 거대한 허무함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해답을 찾으려고 했던 건 잘한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고 삶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던지면서 살다보면 결국 삶이 내게 반응을 하며 대답을 알려주더라고요. 늦게 시작한 공부였기에 일찍 시작했으면 겪지 않아도 되는 여러가지 장벽이 있었어요. 지원서조차 받아주지 않았거든요. 그 장벽들 뚫고 가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는데 지금 그 시간들을 돌아보면, 그 장벽들 덕분에 제가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젠 사는 게 재밌다는 생각까지 들고 가끔은 혼자서 ‘삶’과 대화를 해요. 이 도전은 또 뭐니? 준비해둔 선물은 미래의 어느 시간 속에 감춰뒀니?라고요… ㅎㅎ

마음의 병이 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건강의학을 찾는데요. 음악심리치료는 주로 어떤 분들이 받는지 궁금합니다.

장애인을 돌보는 기관, 특수학교, 요양원, 재활원에서 음악심리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관에 종사하는 분들은 그들이 돌보는 장애인, 학생, 노인들에게서 보여지는 음악심리치료 효과를 직접 보고 느끼기에 음악심리치료 세션을 지속적으로 권장합니다. 근데, 장애가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제가 임상실습을 할 때 장애는 없지만 우울증을 겪는 분들 대상으로 음악심리치료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사회복지센터에서 주최를 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저는 요가와 접목해서 음악심리치료 세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가를 배우러 오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음악심리치료를 소개하고 관심있는 분들,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책 속에는 공인 치료사가 되어 진행했던 수많은 사례들이 나와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자의 변화가 있다면요?

클라이언트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를 보는 순간은 그 자체로 경이롭고 매번 특별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자의 변화를 꼽기가 어렵네요. 책에서 자세히 언급한 사례를 제외해서, 지금 떠오르는 분은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는 할머니였어요. 

늘 화가 나 있고, 화가 난 이유를 알 수가 없고, 모든 것에 대해 무조건 ‘싫다’고 반응하셔서 대화도 되지 않아 주변 분들이 힘들어하셨죠. 주변 분들의 권유로 음악심리치료를 시작했어요. 예상대로 초기에는 모든 것에 화를 내셔서 말을 걸 수가 없었어요. 심리치료 장소에 도착하시면서부터 이미 화가 난 상태였고, 안 한다고 화를 내시면서 바로 나가버리시곤 하셨지요. 그랬던 분이 마지막 날에는 피아노 연주를 듣다가 일어서서 음악에 맞춰 우아하고 부드럽게 춤을 추시는데 저도 피아노를 치다가 훔칫 놀라서 살짝 실수를 했고, 그분을 수년동안 지켜봤던 분도 어안이 벙벙해서 “아침에 뭘 잘못 드셨나…”라는 말씀까지 하셨어요… 

제 판단으로는, 극도로 민감한 분이셔서 좋아하지 않는 색깔이나 사람들의 말소리까지 너무 큰 자극이 되어서 화로 반응을 하시는거였죠. 보통사람들에게는 자극이 되지 않는 것들이지만, 그분에게는 견디기 힘든 층간소음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하면 화를 내는게 이해가 되지요. 이런 분들께는 편안함을 느끼는 음의 영역을 찾아내고,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그들의 움직임에 맞춰 섬세하게 음악연주를 해주면 좋습니다. 또한, 말을 할때는 책에서 언급된 노래부르듯 하는 대화(Sung language)를 적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음악심리치료 요법이 있을까요?

앞에서 설명한 음악심리치료의 3가지 필수 요건 ― 음악심리치료사, 클라이언트(내담자), 음악 ― 을 보시면 사람이 둘이라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음악심리치료는 없습니다. 그러나, 음악심리치료에 적용되는 여러가지 요법 중, 일상생활에 적용하면 운동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심신안정에 도움이 되는 요법들이 있습니다. 소위, 의사처방없이 복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두통약과 같은 효과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앞에서 재활치료에서 이용되는 음악의 효과를 언급했는데요, 건강한 분들이라면 평소 운동하는 속도와 수준에 맞는 음악으로 배열해주면 좋습니다. 한가지 음악보다는 동작의 변화에 따라 음악에도 변화를 주면 좋습니다. 운동의 강도를 높히기 위해 무리하게 빠른 음악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시구요. 책 부록에서 명상, 호흡, 마음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악목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제 클라이언트들이 심신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공유 요청을 많이 했던 음악들입니다. 안정상태의 심장박동수치의 영역대와 비슷한 60~90 비트이고 변화가 크지 않고 단순멜로디로 반복이 되면서 다음에 펼쳐지는 음악이 예측가능하게 하여 안정효과를 줍니다. 이런 음악을 진정음악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어린아이처럼 울어도 좋아요』를 만나볼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먼저, 수많은 책중에서 제 책을 선택하고 읽어주심에 깊은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좋은 친구를 만나서 도란도란 얘기하듯, 사람(저자)을 만나서 관심있거나 필요한 분야에 대해 흥미롭고 유익한 대화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책은 우리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삶에서 추구하는 공통된 목적은 행복이고요. 책을 통해 저를 만난 시간이 좋은 친구를 만난 듯 유익하길 바라고, 그 유익함이 독자들의 삶에서 실현되면서 행복해지길 기원합니다. 독자들이 제 책을 통해 자기 내면 깊이 잠재된 치유, 회복의 힘을 발견하거나, 찾아가는 계기가 되기가 된다면 저는 더할나위없이 행복할 겁니다. 책을 통해 음악심리치료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체험하셨을텐데요, 직접 경험해보시면 더 좋으실 거예요. 그 좋은 효과를 삶에 지친 분들에게 널리 전파하면서 함께 더 행복한 세상 만들어가세요!  



*김형미

음악심리치료와 요가심리치료를 제공하는 인유인터내셔널(주) 대표이자 칼럼니스트이다. 홍콩대학교 통계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홍콩 과학기술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밟던 중 오래전부터 따라다닌 삶의 의미를 고민한 끝에 음악심리치료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멜버른대학교 음악심리치료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호주 공인 음악심리치료사협회와 인터내셔널 요가 아카데미 회원이 되어 다양한 국적의 클라이언트를 만나 심리치료 세션을 이어가고 있다.


어린아이처럼 울어도 좋아요
어린아이처럼 울어도 좋아요
김형미 저
북바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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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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