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앞에서 늘 작아지던 모든 ‘클알못’을 위한 자신감 충전법
『클래식 사용 설명서』 송사비 저자 인터뷰
한 번이라도 ‘클래식은 왜 어려울까?’라는 고민이 있었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베스트셀러 『클래식 음악야화』 의 송사비 작가가 『클래식 사용 설명서』 로 돌아왔다. 이 책은 다소 딱딱하거나 어렵게 느껴졌던 클래식 상식부터, 공연 에티켓, 악기별 특징 그리고 클래식 취향 찾기까지, 송사비 작가 특유의 편안한 문체와 친절한 설명으로 소개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지만, 물어볼 곳이 없었던 ‘클래식 음악’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알려준다. 특히 3~4부 ‘악기 탐구생활’과 ‘취향 탐구생활’에서는 작가가 엄선한 추천곡과 앨범을 QR코드를 통해 바로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추천 앨범을 들으며 책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이해와 재미가 배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결국 『클래식 사용 설명서』 는 클래식을 좋아하게 될 당신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이다.
먼저 『클래식 사용 설명서』를 집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뮤직테이너 송사비입니다. 2년 전 『클래식 음악야화』를 출간하고 강의실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독자님과 소통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왜?’에 대한 질문이 많더라고요. ‘왜 이 악기만 이렇게 튀지?’, ‘왜 오케스트라는 저런 순서대로 앉아있지?’. 근데 사실 이런 이야기는 검색한다고 해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찾았다고 해서 한 번에 와닿지도 않고요. 그래서 이제 누구나 쉽게 클래식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제목 그대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설명서인 셈이죠.
첫 번째 책 『클래식 음악야화』가 베스트셀러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간단한 소감과 더불어 집필 이후에도 클래식과 대중을 연결해 주는 다양한 활동을 하셨는데, 어떤 것들이 있으셨을까요?
팟빵, FLO 등 오디오 플랫폼들과 파트너쉽 계약을 맺고 팟캐스트 운영하기도 했고, EBS 클래스e팀과 함께 <클래식 뮤직 드라마>라는 교육용 프로그램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또, 오프라인으로는 도서관, 문화재단, 교육청 연수원, 기업 등에서 강연을 통해 독자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특이했던 경험으로는 전작인 『클래식 음악야화』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클래식 공연을 꾸준히 기획하고 진행하였는데요. 단순한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직접적인 경험을 선물할 수 있었다는 점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왜 이렇게 긴가요?’, ‘악장은 어떻게 나누는 것일까?’ 등 첫 번째 파트를 통해 다양한 클래식 상식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작곡가와 곡 소개를 위주로 해주셨던 전작과 달리 ‘클래식 자체’에 대한 소개로 책을 시작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클래식 음악야화』는 마치 소개팅 주선자가 ‘이런 친구가 있는데 한번 만나볼래?’ 하는 것처럼, 이름만 들어본 작곡가들을 다정하게 소개해 주는 책이에요. 우리가 소개팅을 할 때도 사진으로는 확!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주선자들의 부연 설명을 듣고, 막상 실제로 만나고 나면 마음이 갈 때도 있잖아요. (웃음) 『클래식 사용 설명서』는 이제 막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상대방, 즉 클래식이 어떤 문화와 언어를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보기 위해 쓴 책이에요. 조금 낯설고 어색하더라도, 이 사람이 ‘왜 그런지’를 알고 나면 한층 더 깊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잖아요.
두 번째 파트를 통해 ‘클래식 공연’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풀어주고 계십니다. 사실 녹음, 녹화 기술이 워낙 좋아서 고퀄리티의 음악을 집에서도 들을 수 있는 요즘인데, 그런데도 공연장에 가보는 걸 추천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음악은 원래 시간 예술입니다. 아무리 똑같은 사람, 똑같은 장소, 똑같은 레퍼토리로 공연을 한다고 해도 절대로 똑같은 곡이 나오지 않아요. 같은 곡일지라도 그날의 내 기분, 공연장 상황, 연주자들의 컨디션에 따라 매번 새로운 곡으로 들리게 되죠. 그래서 그 순간만 누릴 수 있는 예술을 온전히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올가을에는 특히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로열 콘세트르 허바우 오케스트라가 전부 내한 공연을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악단들의 연주를 직접 들어보면 유튜브로 볼 때보다 훨씬 큰 울림으로 와닿을 거예요.
대중음악의 경우 ‘나는 발라드가 좋아’처럼 개인의 취향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유독 클래식 음악에서 ‘취향’을 발견하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책을 통해 ‘취향 탐구’를 도와주고 계시는데, 이 파트에서 중점을 두신 부분은 어떤 걸까요?
클래식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래서 도대체 뭘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에요. 마니아층은 이미 아티스트, 지휘자, 악단, 심지어 녹음 연도까지 구분하며 본인의 취향을 알고 있습니다. 반면에 이제 막 입문한 사람들은 방대한 자료들에 치여서 무슨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채로 시도해 보았다가 ‘아 별론데’의 늪에 빠져 포기하곤 하죠. 그래서 ‘취향 탐구생활’ 파트는 작곡가나 시대 같은 걸 잘 모르더라도 취향을 찾아볼 수 있게 구성해 보았어요. 제일 쉬운 방법은 ‘음색’으로 구분해 보는 것이죠. ‘다채롭게 들리는 음색이 좋은가? vs 단일 악기의 음색이 좋은가?’ ‘높고 화려한 소리를 좋아하는가? vs 낮고 묵직한 소리를 좋아하는가?’ 이런 식으로 『클래식 사용 설명서』 속의 가이드를 천천히 따라온다면 나도 몰랐던 내 취향에 대해서 약간 감을 잡을 수 있을 거예요.
책 속에 음악을 바로 드는 QR뿐만 아니라 ‘추천 앨범’까지 소개하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모두가 엄선한 앨범이겠지만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궁금합니다. 또 책에 담지 못해 아쉬웠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앨범이 있으시다면 추천 부탁드릴게요.
하하. 저는 사실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엄청 자주 바뀌는 편이에요. K-POP을 좋아한다고 해서 내내 댄스곡만 듣는 게 아닌 것처럼, 아무래도 그때 처한 상황에 따라 손이 자주 가는 앨범이 달라진달까요. 올여름에는 모차르트의 탄생지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다녀왔는데, 원래도 좋아했던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의 리사이틀을 직접 보고 왔거든요. 그 이후로 그가 더 좋아져서 앨범 전체를 정주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20년에 DG에서 발매한 <Silver Age>라는 앨범을 추천해요.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스크랴빈 같은 대중에게는 조금 낯선 작곡가들의 작품을 모아 두었는데, 요즘 이 앨범에 수록된 스크랴빈의 피아노 콘체르토를 가장 많이 듣고 있습니다. ‘스크랴빈’이라는 작곡가 이름이 낯설더라도 곡 자체가 엄청나게 로맨틱해서 ‘우와 좋다!’하고 감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 책이 어떤 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지, 또 그분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 궁금합니다.
『클래식 음악야화』가 다정한 톤으로 작곡가의 일대기를 소개해 주었다면, 이번 『클래식 사용 설명서』는 배경지식이 아예 없더라도 재밌습니다! 클래식 듣기를 망설이셨던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이 책이 독자님들께 좋은 첫 단추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송사비 본의 아니게 3대가 음악인인 집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였다. 뮤직 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인 ‘뮤직테이너’란 타이틀을 달고, 음악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12만 유튜버가 되었다. 2021년 『클래식 음악야화』 를 출간 후, 베스트셀러 작가로 급부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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