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미디어콘텐츠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브루스 배게밀 저 / 이성민 역 | 히포크라테스
퀴어 문화 축제에 반대 깃발을 내건 사람들은 동성애가 자연에서 일어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지 않고, 따라서 동성애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1999년 이미 생물학자이자 언어학자인 '브루스 배게밀'은 동물 간 동성애, 양성애, 트렌드젠더, 비번식적 성 활동을 포함해 다양한 동물 섹슈얼리티 연구를 책으로 펴냈다. 1,300쪽 넘는 분량에 입이 벌어지지만 그만큼 연구가 많이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배게밀의 연구 전 기존 생물학은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기반해 과학적 자료를 해석해 왔다면, 배게밀은 분석 자료를 정치적 언사로 바꾸지 않고 과학적 기록으로 하여금 스스로 말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계가 있는 것은 우리가 보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시야다." (정의정)
하나의 일을 오래 숙련한 사람을 '베테랑'이라고 한다. 하지만 빠른 성공과 언제든 직업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이 단어는 조금 낯선 것이 되었다. 기록노동자 희정은 '베테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살려내며, 세공사, 조리사, 로프공 등 한 가지 일을 오래도록 해온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찾아간다. "자신을 베테랑이라 생각하세요?"라고 묻는 희정 작가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일하며 자신을 단련해온 이들이다. 희정 작가는 그 시간 동안 달라져온 그들의 '몸'에 주목한다. 오래 한 자세로 보석을 세공하느라 생긴 손가락 통증, 급식소의 증기 빠져나가는 소리로 생긴 난청, '여배우'의 몸에 가해지는 사회적 부담. 베테랑의 몸 앞에서 희정 작가는 질문한다. "노동하며 닳아버리는 몸을 지닌 인간과 일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조화롭게 공존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181쪽) (김윤주)
존 스칼지 저 / 정세윤 역 | 구픽
SF 작가 존 스칼지의 『슬기로운 작가 생활』의 원제는 '노트북을 들고 커피숍에 가봤자 아무도 속일 수 없어'(You're Not Fooling Anyone When You Take Your Laptop to a Coffee Shop)이다. 다소 날카로운 원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전업 작가에 관한 환상에 금을 내는 '선배 작가'의 작가 생활 실용서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일단 쓰라! 다만, 함부로 일을 관두지 마라. 각종 청구서의 두려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처럼 현실적인 조언이 초반부터 쏟아지고, 신문, 잡지, 블로그 등 여러 매체에서 글을 쓴 경험을 토대로 한 글쓰기로 먹고사는 법, 글 쓰는 사람이 범하는 어리석은 태도에 대한 지적을 가감 없이 펼쳐낸다. 작가 스스로 인정할 만큼 때론 오만하게 느껴지는 말투지만, "괜찮은 사람이 되면 좋은 결과가 있다"(44쪽)라고 하거나, 한 꼭지를 할애할 정도로 SF 장르 문학에 애정을 내비치면서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진정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투덜대면서도 밥값은 꼭 자기가 내는, 잘나가는 선배와의 저녁 식사 같은 책. (이참슬)
임영균 저 | 휴먼큐브
'세상에 기획이 아닌 것은 없다'라는 가치관을 가진 임영균 작가의 기획 사례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사소하지만 흥미롭고 위대한 기획들을 소개하며 기획자가 갖춰야할 습관까지 제시한다. 사소한 것이 작다는 뜻과 동일하지 않고 가치를 담아야 좋은 기획이 될 수 있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작가는 좋은 기획자란 일상에서 계속 세상을 바라보며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데, 그러한 꾸준함이 좋은 것을 좋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눈과 원동력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그 예시로 출퇴근 길에 이어폰 없이 세상에 소리에 집중해보라는 내용이 있는데 나에게는 꽤나 힘든 기획자의 습관으로 느껴졌으나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자, 마케터 주니어들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이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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