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이주의 신간] 『생물학적 풍요』, 『베테랑의 몸』 외

8월 5주 신간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예스24 직원이 매주 직접 읽은 신간을 소개합니다. (2023.08.30)


예스24 미디어콘텐츠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생물학적 풍요』    

브루스 배게밀 저 / 이성민 역 | 히포크라테스

동물 섹슈얼리티에 대한 최초의 백과사전    

퀴어 문화 축제에 반대 깃발을 내건 사람들은 동성애가 자연에서 일어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지 않고, 따라서 동성애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1999년 이미 생물학자이자 언어학자인 '브루스 배게밀'은 동물 간 동성애, 양성애, 트렌드젠더, 비번식적 성 활동을 포함해 다양한 동물 섹슈얼리티 연구를 책으로 펴냈다. 1,300쪽 넘는 분량에 입이 벌어지지만 그만큼 연구가 많이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배게밀의 연구 전 기존 생물학은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기반해 과학적 자료를 해석해 왔다면, 배게밀은 분석 자료를 정치적 언사로 바꾸지 않고 과학적 기록으로 하여금 스스로 말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계가 있는 것은 우리가 보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시야다." (정의정)

   



『베테랑의 몸』 

희정 저 / 최형락 사진 | 한겨레출판   

기록노동자 희정, 일하는 몸에 주목하다

하나의 일을 오래 숙련한 사람을 '베테랑'이라고 한다. 하지만 빠른 성공과 언제든 직업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이 단어는 조금 낯선 것이 되었다. 기록노동자 희정은 '베테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살려내며, 세공사, 조리사, 로프공 등 한 가지 일을 오래도록 해온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찾아간다. "자신을 베테랑이라 생각하세요?"라고 묻는 희정 작가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일하며 자신을 단련해온 이들이다. 희정 작가는 그 시간 동안 달라져온 그들의 '몸'에 주목한다. 오래 한 자세로 보석을 세공하느라 생긴 손가락 통증, 급식소의 증기 빠져나가는 소리로 생긴 난청, '여배우'의 몸에 가해지는 사회적 부담. 베테랑의 몸 앞에서 희정 작가는 질문한다. "노동하며 닳아버리는 몸을 지닌 인간과 일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조화롭게 공존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181쪽) (김윤주)





『슬기로운 작가 생활』

존 스칼지 저 / 정세윤 역 | 구픽

작가가 먹고사는 법    

SF 작가 존 스칼지의 『슬기로운 작가 생활』의 원제는 '노트북을 들고 커피숍에 가봤자 아무도 속일 수 없어'(You're Not Fooling Anyone When You Take Your Laptop to a Coffee Shop)이다. 다소 날카로운 원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전업 작가에 관한 환상에 금을 내는 '선배 작가'의 작가 생활 실용서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일단 쓰라! 다만, 함부로 일을 관두지 마라. 각종 청구서의 두려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처럼 현실적인 조언이 초반부터 쏟아지고, 신문, 잡지, 블로그 등 여러 매체에서 글을 쓴 경험을 토대로 한 글쓰기로 먹고사는 법, 글 쓰는 사람이 범하는 어리석은 태도에 대한 지적을 가감 없이 펼쳐낸다. 작가 스스로 인정할 만큼 때론 오만하게 느껴지는 말투지만, "괜찮은 사람이 되면 좋은 결과가 있다"(44쪽)라고 하거나, 한 꼭지를 할애할 정도로 SF 장르 문학에 애정을 내비치면서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진정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투덜대면서도 밥값은 꼭 자기가 내는, 잘나가는 선배와의 저녁 식사 같은 책. (이참슬)

   



『시선의 발견』    

임영균 저 | 휴먼큐브

좋은 것을 바라보는 힘    

'세상에 기획이 아닌 것은 없다'라는 가치관을 가진 임영균 작가의 기획 사례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사소하지만 흥미롭고 위대한 기획들을 소개하며 기획자가 갖춰야할 습관까지 제시한다. 사소한 것이 작다는 뜻과 동일하지 않고 가치를 담아야 좋은 기획이 될 수 있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작가는 좋은 기획자란 일상에서 계속 세상을 바라보며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데, 그러한 꾸준함이 좋은 것을 좋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눈과 원동력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그 예시로 출퇴근 길에 이어폰 없이 세상에 소리에 집중해보라는 내용이 있는데 나에게는 꽤나 힘든 기획자의 습관으로 느껴졌으나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자, 마케터 주니어들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이수빈)



생물학적 풍요
생물학적 풍요
브루스 배게밀 저 | 이성민 역
히포크라테스
베테랑의 몸
베테랑의 몸
희정 글 | 최형락 사진
한겨레출판
슬기로운 작가 생활
슬기로운 작가 생활
존 스칼지 저 | 정세윤 역
구픽
시선의 발견
시선의 발견
임영균 저
휴먼큐브



추천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