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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특집] 작가 5인이 사랑한 18권의 책들

<월간 채널예스> 202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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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무럭무럭 크게 하는 양분은 다른 작가의 책이다. 젊은 작가 5인의 손을 잡아 끌어 글을 쓰고 싶게 만든 그 책들, <월간 채널예스>가 슬쩍 물어봤다. (2022.10.05)

작가를 무럭무럭 크게 하는 양분은 다른 작가의 책이다. 젊은 작가 5인의 손을 잡아 끌어 글을 쓰고 싶게 만든 그 책들, <월간 채널예스>가 슬쩍 물어봤다.


천선란을 키운 책

『자기 앞의 생』

로맹 가리 저 / 용경식 역 | 문학동네




『고래』

천명관 저 | 문학동네




『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저 | 창비



책을 읽고 처음으로 울었던 작품이 『자기 앞의 생』이에요. 책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고래』는 고등학생 때 읽고 굉장히 강렬하게 남은 책이에요. 장편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탁월한 기술에 깜짝 놀랐고, 그때부터 장편 소설을 정말 좋아하게 됐어요.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때에 저를 책 속에 가둬두고 현실을 잊게 만들어준 소설은 전부 정세랑 작가님의 작품이에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소설에 들어갈 수도 있구나!' 싶었죠. 저도 그런 소설을 쓰고 싶어요.



이유리를 키운 책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저 | 문학동네




『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 저 | 문학동네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저 / 권상미 역 | 문학동네




『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저 / 정연희 역 | 문학동네



황정은 작가님의 모든 책, 특히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와 『야만적인 앨리스씨』를 얘기하고 싶어요. 작가 고유의 문학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어떤 단계 혹은 순서가 있다면, 황정은 작가님의 책들이 저의 어느 한 단계를 완성하고 닫아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인간의 내면, 특히, 소설가라면 어쩔 수 없이 한 번쯤은 천착하게 되는 주제인 사랑과 미움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 책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와 『다시, 올리브』였어요.



박상영을 키운 책

『외딴방』

신경숙 저 | 문학동네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저 / 최정수 역 | 문학동네




『속죄』

이언 매큐언 저 | 문학동네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저 / 김진준 역 | 김영사



『외딴방』을 읽고 작가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많은 영향을 받은 소설이고요.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도 저한테 큰 울림을 줬어요. 『속죄』와 『유혹하는 글쓰기』는 소설을 습작하던 시절에 읽었던 책이에요.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고,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 책들을 통해 배웠지요.



임솔아를 키운 책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 / 이규환 역 | 푸른숲주니어




『새의 선물』

은희경 저 | 문학동네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이수명 저 | 문학과지성사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윌리엄 포크너 저 | 민음사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 함께한 책이에요. 이 책들을 읽으며 소설이나 시의 플롯을 구상하는 법을 익혔거나, 문장 쓰는 법을 학습했던 건 아니에요. 그럴 능력이 부족했죠. 하지만 이 책들 덕분에 문학에 완전히 빠지게 됐어요. 책을 덮고 읽지 않는 순간에도, 길을 걷거나 밥을 먹을 때에도 이 책들 속에서 살았어요. 작가가 되는 데에 그보다 큰 도움은 없었습니다.



연여름을 키운 책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저 / 김선영 역 | 새움




『흑백』

미야베 미유키 저 / 김소연 역 | 북스피어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저 | 민음사



안톤 체호프의 초단편이라고 할 수 있는 짧은 소설들을 좋아해요.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한 권의 소설집 안에 로맨스도 코미디도 호러도 다 담겨 있어요. 이 적은 분량 안에서 폭발하는 아이러니와 군더더기 없는 구조를 실감하고 나면, 나는 언제쯤 이렇게 쓸 수 있나 체념할 정도로, 자주 들춰보는 책이죠. 이 소설집에서는 「농담」을 가장 좋아해요.

미야베 미유키 소설가의 작품 읽기는 『화차』『모방범』 그리고 『이름 없는 독』을 비롯한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 등의 현대물로 시작했는데요. 시대물은 배경이나 설정이 읽기 어려워 보여 미뤄두다가 시작했는데 기우였답니다. '역시 재밌음!' 이야기 한 편 한 편의 힘이 굉장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작가가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에요. 딱 하나 고른다면 『흑백』을 서두로 한 미시마야 시리즈일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보건교사 안은영』은 '한국 소설이 이렇게 재밌단 말이야?'라는 충격을 안겨준 책이에요. 이걸 키득거리며 읽고 있을 때만 해도 나중에 제가 소설을 쓸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죠. 이 책을 시작으로 정세랑 작가님의 책들과 한국 장르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 결국 저를 소설 쓰는 사람으로까지 이끌어준 작품입니다.



자기 앞의 생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저 | 용경식 역
문학동네
고래
고래
천명관 저
문학동네
이만큼 가까이
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저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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