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예스24 에세이MD 김주리 추천] 직업은 큐레이터, 고양이를 키우고 멋지게 삽니다

『아직까진 큐레이터입니다만』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큐레이터를 떠올렸을 때 ‘날렵한 치마를 입고 높은 구두를 신은 차가운 인상의 여성’만 그려진다면 얼른 이 책을 펼쳐보시길! (2022.04.28)

언스플래쉬

직업에 대한 글은 늘 흥미롭지만 직업과 한 사람의 삶이 서로 끈끈히 붙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에세이는 더 반갑다. 장서윤 작가의 『아직까진 큐레이터입니다만』은 직업인으로서 전하는 날것의 이야기 그리고 정갈하면서도 거침없는 한 사람의 삶을 두루 담았다. 혹 큐레이터를 떠올렸을 때 ‘날렵한 치마를 입고 높은 구두를 신은 차가운 인상의 여성’만 그려진다면 얼른 이 책을 펼쳐보시길!



큐레이터 장서윤은 큐레이터나 작가, 미술계에 대한 환상이나 편견을 바로잡으면서 실제를 명확히 알려준다. 회사에서 하나의 업무만 하는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실제로 내가 갤러리에서 하는 일들을 전부 나열할수록, 나는 꼭 집어 ‘누구’라고 말할 수 없는 듯하다. 회사 문을 제일 먼저 여는 청경 반장이 되기도 하고, 케이터링 음식을 차릴 때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갤러리 벽면 등 보수할 곳을 찾아다니고 있으면 건물 관리인이 된다.”(53쪽)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큐레이터란 고고히 기획만 하고 전시장을 지키는 이는 아니란 걸 일러준다. 그는 큐레이터가 된 걸 후회하기도 하고, 아무 갤러리나 가서 일해주지 말라 후배들에게 당부하기도 하고, 갤러리에서 일할 때 어떻게 입으면 좋은지 속 시원히 정리해 주기도 한다. 또 지금의 아트테크 열풍에 대해 논하고 진행했던 전시의 서문을 가져와 멋진 기획을 안내해 주기도. 

“남들이 나를 큐레이터라고 부르든 아니든 나는 내 인생을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살고 있는데, 굳이 큐레이터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 같지 않다.”(53쪽)라고 말하는 그지만, 일을 잘하고 즐기며 사랑하는 프로페셔널임에 틀림 없다.

목차의 소제목들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인간 장서윤은 재치 넘치고 강단 있다. 회사원이자 강아지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 MBTI는 INTJ이고 불교 교리를 공부하고 수행하는 사람, 같은 세상을 사는 30대 여성으로서의 그는 솔직한 만큼 멋지다. 

“‘너보다 못한 사람도 많은데’, ‘더 어려운 사람도 많은데’라는 비교의 말이 나에겐 너무나 위험하고 잔인하게 들린다.”(136쪽)라는 그의 곧고 단단한 성정을 닮고 싶고, “이 새끼 몇 년째 이 부서에 있는 것 보니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부서 안 떠난다. 아니, 인사 고과 안 좋아서 못 떠난다. 지금 죽여놓지 않으면 나중에 후환이 되겠다 싶었다.”(93쪽)라는 대목에선 전율과 희열이 끓어오르기도 했다. 멋진 여성이자 큐레이터로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꾸리고 나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앞으로도 듣고 싶다.

“난 그냥 지금이 좋다. 여전히 자아가 강하고, 고집도 세고, 실수도 하고 후회도 많이 해도 나만의 방식으로 사는 내가 좋다. 어딘가에 걸려드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알아서 가서 걸리고, 바깥 요소에 의해 흔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흔들며 살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좋다.”(234쪽)



아직까진 큐레이터입니다만
아직까진 큐레이터입니다만
장서윤 저
디 이니셔티브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주리(도서MD)

아직까진 큐레이터입니다만

<장서윤> 저11,700원(10% + 5%)

갤러리 큐레이터 세계의 현실, 그리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은 여자 사람이 호기롭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살아가는 이야기 애초에 큐레이터를 목표로 한 건 아니었다. 시간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건 다 만들어 낸 말이니까, 출발선이 다르니까. 잡생각 할 시간에 이게 없다 저게 없다 불평할 시간에 내가 잘..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이토록 찬란한 청춘의 순간들

김화진 소설가의 첫 장편. 사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이번 소설엔 아름, 민아, 해든 세 명의 친구가 등장한다. 삼각형의 꼭짓점에 놓인 것처럼 다르지만,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과 질투 등을 눈부신 계절의 변화와 함께 그려냈다. 숨겨놓았던 감정을 털어놓게 만들 문장들이 가득한 작품.

우리 가족 마음 보살피기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다. 아이는 사랑스럽다. 그런데도 시간이 지나면 왜 다투고 미워하고 극단적으로는 가족의 연을 끊을까? 가족 심리 전문가 최광현 교수가 갈등의 유형,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리 가족을, 나를 지키는 심리 처방을 전달한다.

이해인 수녀가 간직해 온 이야기

수녀원 입회 60주년 기념 이해인 수녀의 단상집. 반짝이는 일상의 사진과 함께, 인생의 여정에서 품어온 단문, 칼럼, 신작 시 10편을 책에 담았다. 편지와 사물, 사람과 식물, 시와 일기. 우리가 잊고 살아온 소중한 것들을 말하는 수녀님의 이야기는 삶에 희망을 따스하게 비추어 준다.

2023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

과거는 곧 미래다 정말 그럴까? 벗어나고 싶은 과거와 이어진 고리를 끊고 새로운 미래를 찾아 바다로 나선 열두 살 소녀의 놀라운 모험 이야기. 신비로운 여정과 진정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어둠을 걷는 아이들』에 이은 크리스티나 순톤밧의 세 번째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