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또 배우고, 또 배우고, 또 배우면서, SF9 인성

끊임없이 배우며 나아가는 SF9 인성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인성은 배웠다. 늦게 시작한 연습생 생활을 견디는 법을, 팀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때 스스로를 지탱하는 법을. (2021.11.17)

SF9 미니 10집 <RUMINATION> 콘셉트 포토 (제공: FNC엔터테인먼트)

SF9의 멤버 인성은 요즘 가장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아이돌 그룹 멤버 중 한 명이다. 최근까지 그는 뮤지컬 <레드북>에서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어리숙한 청년 브라운으로 살았다. 그리고 인성은 <레드북> 공연을 하면서 SF9의 새 앨범을 준비했으며, 22일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가수 활동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뮤지컬 <잭 더 리퍼> 무대에 서게 된다. 단언컨대, 음악방송은 물론이고, 어쩌면 가수로 활동할 때보다 훨씬 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뮤지컬 무대 중에 지금의 그에게 쉽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개도 없을 것이다.

인성은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시리즈에서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열정과 통찰』 편에 인터뷰이로 참여했다. 그의 인터뷰 타이틀은 “모두가 바쁜데, 제가 어떻게 바쁘다고 말을 하나요?”였고, 실제로 이 인터뷰 안에는 그가 지금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하면서, 또 과거에 새로운 일들을 마주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이때, 인성의 인터뷰 안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하나의 키워드는 ‘배움’이었다. 배울 것이 너무나 많아서 바쁜 사람.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잘했고,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구체적으로 꿔보지 않은 채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기쁨을 알게 됐다는 그만의 역사. 이 역사의 주인공은 뒤늦은 연습생 생활, 데뷔 후 무대 위에서 깨친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고백으로 이어지며 굳세게 생명력을 연장해나갔다. 음악방송에서 느낀 좌절감에 묻혀있는 것이 아니라, 좌절의 순간을 통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자기 자신을 더 나은 가수로 만들기 위해 연습하는 방법을 익혔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을 지내며 배운 지식을 활용할 수 있고, 계속되는 시험과 경쟁에 익숙해진 몸의 감각을 알고 있는 아이돌 멤버는 매우 드물다. 인성은 이 시기를 견뎌낸 자신의 모습을 마음에 품고 연습생 생활을 하며 또다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익혀나갔다. 새로운 질서가 지배하는 낯선 연예계에서 SF9의 메인 보컬로 노래를 부르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뮤지컬 무대로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동안 마냥 즐겁기만 했을 리 없다. 우리 모두가 하루, 한 달, 일 년을 살아나가면서 다음 단계를 위해 낯선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할 때처럼, 때로는 숨이 막히고 때로는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하다 아슬한 경계에서 두려움을 마주하듯, 인성 또한 그러했을 것이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모두 재미있다”는 그의 말은 분명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우리가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과 아주 닮아있다.

하지만 조금 시선을 달리하면, “재미있다”는 말은 부담과 긴장을 이겨내는 법을 습득한 뒤에 통쾌하게 내뱉는 선언이다. 브라운은 여자 주인공인 안나에게서 눈으로 보이는 세상의 질서가 무조건 옳고, 무조건 우리가 따를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운다. 그러고 나서야 그는 깊이를 갖춘 변호사이자 하나의 인간으로 거듭나고, 인성은 그 시간에 브라운을 따라 조금씩 조금씩 더 무대 연기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SF9의 무대에서 눈에 힘을 주고 좀 더 강한 소리로 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법과 뮤지컬 무대에서 상대 배우와 관객들을 향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법은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 그는 배웠다. 늦게 시작한 연습생 생활을 견디는 법을, 팀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때 스스로를 지탱하는 법을, 새로운 장르의 예술에 도전할 때 선배들로부터 울고 웃는 법을.


뮤지컬 <레드북> 캐릭터 포스터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온갖 욕망으로 들끓는 연예계에서 직관적으로 생존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된다. 그러나 생존의 공식에 자신을 대입하는 이들은 많아도, 공식에 들어간 미지수에 계속 다른 숫자를 대입하며 나만의 공식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새로운 걸 배우면 배운 대로 숫자도, 부등호도 내 마음대로 바꿔가며 나만의 공식을 가지고 가는 사람, 그럴 의지가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흔치 않다는 뜻이다. 인성은 그래서 영리하고, 특별하다. “마음만 먹으면 아주 웃긴 인터뷰로 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인터뷰어로서 “그건 거절하겠다”고 편안하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미 진지하면서도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툭 던지는 농담이 아니라, 오래, 깊이 배워서 자기도 모르게 대화의 기술을 습득한 사람의 말에 같은 온도로 화답하는 게 맞다 여겼다. 내게도 유쾌한 배움의 현장이었다.



에스에프나인 (SF9) - 미니앨범 10집 : RUMINATION [Scar/Blood/Connect ver. 중 랜덤발송]
에스에프나인 (SF9) - 미니앨범 10집 : RUMINATION [Scar/Blood/Connect ver. 중 랜덤발송]
에스에프나인
Kakao EntertainmentFNC엔터테인먼트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 열정과 통찰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 열정과 통찰
박희아 저
카시오페아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박희아

전 웹진 IZE 취재팀장. 대중문화 및 대중음악 전문 저널리스트로, 각종 매거진, 네이버 VIBE, NOW 등에서 글을 쓰고 있다. KBS, TBS 등에서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예능에 관해 설명하는 일을 했고, 아이돌 전문 기자로서 <아이돌 메이커(IDOL MAKER)>(미디어샘, 2017), <아이돌의 작업실(IDOL'S STUDIO)>(위즈덤하우스, 2018),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 방용국 포토 에세이>(위즈덤하우스, 2019), <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우주북스, 2020) 등을 출간했다. 사람을 좋아한다.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 열정과 통찰

<박희아> 저16,200원(10% + 5%)

한국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일에 대하여 누구보다 치열한 예술가 26인이 기꺼이 내어준, 열정과 통찰의 이야기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열정과 통찰』은 10여 년 가까이 신문과 잡지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인터뷰 세계를 구축해온 박희아 기자가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의 예술가들이 어떤 내적·외적인 변화를 맞닥뜨렸는..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ebook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 열정과 통찰

<박희아> 저12,600원(0% + 5%)

한국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일에 대하여 누구보다 치열한 그들이 기꺼이 내어준 마음속 이야기 인터뷰 전문 기자 박희아의 깊고 따뜻한 문장으로 마주하다 한국에서 예술이란 무엇일까? 한국의 예술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공연장과 영화관은 비었고 배우는 일자리를 잃는다. 음악가는 온라인..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기사와 관련된 공연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