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파이어족이 되기 위한 성공 전략
『대한민국 파이어족 시나리오』 이형욱 저자 인터뷰
파이어족은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부터 시작해야 됩니다. 나에게 정말 소중한 일상이 무엇인지, 내가 더 오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대상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야 해요. (2021.09.23)
모두가 선망하는 회사인 삼성전자를 거쳐 구글에 근무 중인 저자는 입사 후 본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과업을 모두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더 이상 치열하게 성취해야 할 무언가는 없다고 단정했다. 그만큼 취직은 어려웠고, 간절했다. 하지만 ‘신의 직장’도 결국 직장일 뿐이었다. 치열한 노동의 현장에서 목 디스크는 날로 심해졌고, 치솟는 서울 집값과 비루한 월급 통장을 겹쳐보며 망연자실했다. 일상의 행복과 건강을 회사에 헌납하고도 돈 때문에 퇴사는 꿈도 못 꾸는,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파이어족을 알게 되면서 삶의 지향점이 완전히 바뀌었다.
『대한민국 파이어족 시나리오』 이형욱 저자가 어떻게 6년 만에 순자산 20억을 모아 파이어족이 될 수 있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비롯해 요즘 자기소개 대신으로도 사용할 만큼 널리 쓰이고 있는 MBTI를 주제로 각 유형별 추천 재테크를 소개한다. 그리고 한탕주의식 ‘투자 대박’ 없이도 한국에서 파이어족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이제 막 파이어족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자신에게 꼭 맞는 파이어족 DNA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누구나 이 방식을 실행한다면 파이어족으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필명 ‘바호’를 쓰고 있는 이형욱이라고 합니다. 삼성전자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해 지금은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어요.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던 중 경제적 자유, 조기 은퇴, 그리고 ‘파이어족’이라는 개념에 관심이 생겨서 파이어족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고, 파이어족 카페를 운영하면서 만난 한국의 수많은 선배 파이어족들을 통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죠. 그들에게서 발견한 성공 전략을 통해 저 역시 6년 만에 20억 순자산을 달성, 경제적 자유를 이뤄 4년 이내에 30대 조기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구글에 다니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흔히 생각했을 때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으실 것 같은데 파이어족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구글은 최고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회사고, 연봉도 아쉬울 것 없는 수준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직장인은 직장인이기에 답답함과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 특히 하루 종일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하는 업무 특성 때문에 목 디스크를 앓고 있는데요. 상태가 악화돼 휴가를 쓴 어느 날, ‘이 좋은 연봉과 처우도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것들이구나’하는 ‘현타’가 오더라고요. 제가 갑작스럽게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당장 그 순간부터는 일을 할 수도, 월급을 벌 수도 없게 되니까요.
게다가 사기업을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50대가 되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실 거예요. 구글이나 삼성은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습니다. 간절하게 들어왔던 회사지만, 결국 퇴사 이후의 삶을 준비하지 않으면 그 누구보다도 불안한 삶을 살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강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한정적인 재화인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파이어족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약 6년 만에 순자산 20억을 달성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방법으로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자산을 키우실 수 있으셨나요?
직장인 재테크에 중요한 세 축은 저축, 투자, 부업인데, 저는 그중에 저축과 투자에 집중했습니다. 우선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시드머니를 빨리 모으기 위해 70-80%에 육박하는 높은 저축률 달성을 목표로 삼았어요. 회사 동기들이 성과급으로 신형 자동차를 뽑을 때 저는 차보다 집을 먼저 사겠다는 결심으로 악착같이 모았습니다. 시드머니를 모은 후에는 단기투자보다는 저평가 장기투자에 집중했어요. 예를 들어 카카오가 2015년에 주식에 상장했을 때는 1년도 안 돼서 절반이나 빠졌죠. 저는 카카오의 성장성을 보고 주식이 떨어질 때마다 계속 샀고, 몇 년 뒤에는 최저가의 10배까지 올랐어요.
주식 투자로 종잣돈을 모은 후에는 부동산 청약에 도전했습니다. 30대는 청약의 무덤이라지만, 모집공고를 꼼꼼히 뒤져보면 추첨이 가능한 물량이 소수 있거든요. 신도시 중에 저평가되고 경쟁률도 비교적 해볼 만하다 싶은 곳들을 골라 수십 번 지원하다 보니 결국 당첨됐고, 청약 2년 만에 시가가 분양가 대비 2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저축과 투자 방법을 달리하며 재테크에 집중하다보니 나름의 경제적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파이어족을 이룬 사람들에게서 찾은 공식이 있다고 들었어요. 성공 전략 몇 가지만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파이어족 성공 전략의 특징은 백이면 백 사람마다 다른 각자에게 딱 맞는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신발과도 비슷해요. 누군가에게 딱 맞는 신발이더라도 내게는 안 맞다 못해 5분만 신어도 발이 퉁퉁 붓기도 하잖아요. 파이어족도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전략을 잘 짜야 성공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MBTI 테스트입니다. MBTI가 단순한 심리 테스트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실 2차 세계대전 때 군사 배치용으로 개발된 스트레스 테스트거든요. 누군가에게는 깊이 분석하는 일이 맞기도 하지만, 그냥 몸으로 부딪히는 일이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재테크 전략에서도 적용될 수 있죠. 저를 예로 들자면 저는 INTJ형입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미래지향적이고 이성적인 사람들입니다. 투자 대상의 미래의 가치를 예측한 뒤, 현재 가격이 낮더라도 이성적으로 투자하는 데 능한 편이죠. 주변의 분위기에 잘 흔들리지 않는 성향이라 다소 공격적인 투자를 해도 성공 확률이 높은 편입니다.
반면에 제 아내는 ESFJ인데, 현재 중심적이고 감성적인 성향이 짙습니다. 이런 분들은 주변 상황에 잘 흔들리는 경향이 있어서 위험 자산 투자에 대단히 불리하지만, 절약이나 저축 등 일상에서의 재테크에서는 누구보다도 강합니다. 저는 그래서 아내에게는 변동성이 굉장히 낮은 투자나 적금을 권유하는 편입니다. 책에서는 이외에도 자신의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테스트와 각 성향별 성공 확률이 높은 재테크 방식, 더 나아가 파이어족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은퇴 자금 목표액이나 성공 전략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최대 파이어족 커뮤니티 ‘파이어족 카페’ 운영진으로도 활동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파이어족에 성공한 기억에 남는 회원 분들의 사례가 있을까요?
파이어족분들 중에 훌륭한 분들이 많아 매 순간 배움과 깨달음을 얻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제 기억에 남는 분은 '수현이랑' 님입니다. 이 분의 가장 큰 특징은 흔히 말하는 부동산 대박, 주식 대박 없이도 파이어족이 되는 것에 성공하셨다는 점이에요. 수현이랑 님은 사회 초년생 때 인생 재무 설계를 받으셨다고 해요. 남은 인생에서 돈을 얼마나 예산을 잡아서 사용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금액을 저축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해야 할지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우신 거죠. 처음 세우신 계획을 꾸준히 잘 지킨 것만으로 40대에 조기 은퇴를 선언하고, 시간 부자로 살며 전혀 생활비 걱정이 없는 삶을 누리게 되셨다고 합니다.
재테크 하면 보통 비트코인 대박이나 유튜브 대박, 부동산 대박 등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죠. 투자나 부업을 잘 하면 당연히 경제적 자유를 빨리 달성할 수 있겠지만 사실 누구나 부동산 대박, 주식 대박을 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인생 재무 설계를 제대로 하고 목표한 저축률을 달성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짧으면 10년, 길어도 20년 이내에 은퇴가 가능합니다. 그 노하우를 깨우치기만 한다면 말이에요. '누구나' 파이어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신 게 바로 수현이랑 님의 사례였기에 더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파이어족의 모습이 모두 다를 것 같아요. 작가님이 꿈꾸셨던 파이어족은 어떤 모습인가요?
현재는 잠정적 은퇴 상태이지만, 본격적으로 파이어를 선언한 이후에는 제가 좋아하지만 시간이 부족해 충분히 즐기지 못했던 것들로 일상을 채우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연구하고, 글을 쓰고, 강의 등의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늘려가고 싶어요.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를 통해 제가 보탬이 될 수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독서 토론, 스터디처럼 지적인 탐구도 더 깊이 있게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생존 요리를 하고 있는데, 요리도 본격적으로 배워 고급 요리법도 마스터하고 싶어요. 물가가 저렴하고 자연환경이 좋은 다른 나라에서 사는 것, 휴가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장기 여행을 떠나는 것도 파이어족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고 생각하고요. 은퇴 후에는 ‘돈이 되는지’, ‘생계를 위해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지’를 기준으로 할 일을 정하고 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그게 제가 꿈꾸는 파이어족 이형욱의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조기 은퇴 및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미래의 파이어족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분들에게 '행복 리스트'를 써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보통 재테크 서적들은 초심자들의 의욕을 불어넣기 위해 소원들을 쭉 나열하는 '버킷 리스트'를 써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버킷 리스트는 사실 자신에게 없는 것들 중에 좋아 보이는 것들을 쓰는 일이거든요. 버킷 리스트를 쓰다 보면 목표도 생기지만 동시에 나의 부족함을 느끼게 되죠.
파이어족은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부터 시작해야 됩니다. 나에게 정말 소중한 일상이 무엇인지, 내가 더 오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대상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야 해요. 그게 바로 '행복 리스트'입니다. 나에게 무엇이 소중한지 알게 되면,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저 역시 행복 리스트를 써 본 후 제가 파이어족을 원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이 직장에 청춘을 바쳐 임원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일찍 은퇴해 가족들과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답을 알게 됐거든요.
파이어족 여정을 향한 고민과 귀중한 깨달음을 담은 제 책이, 1평짜리 사무실 책상에서 벗어나 더 광활한 기쁨으로 일상을 채워 나가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형욱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삼성전자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 현재는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남들이 선망하는 직장에 들어왔지만 점점 아득해져가는 집값과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퇴직에 대한 공포는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치 않은 기회로 경제적 자유를 통한 조기 은퇴로 자유로운 삶을 사는 ‘파이어족’을 알게 됐고, 파이어족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후 파이어족 도전기 <30대에 은퇴하기로 했습니다>를 블로그에 연재하여 35만 뷰를 기록했고, 현재는 한국 최대 파이어족 커뮤니티 ‘파이어족 카페’의 운영진으로서 한국의 파이어족 네트워크를 이끌어가고 있다. 파이어족 커뮤니티에서 수천 명의 한국 파이어족들과 교류하며, 대한민국에서도 파이어 선언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들을 부자로 만들고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게 한 ‘파이어족 DNA’를 발견했다. 각자의 파이어족 DNA에 맞는 재테크 성공 원칙, 즉 ‘파이어족 시나리오’를 실천한다면,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조기 은퇴를 선언할 수 있다. 저자 역시 이 시나리오를 통해 약 6년 만에 순자산 20억을 달성할 수 있었다. 평범한 사회 초년생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파이어족 시나리오’에 있다. 이제 그 시나리오를 여러분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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