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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웅배 칼럼] 우주를 여행하고픈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북
<월간 채널예스> 2021년 3월호
겉보기에는 그저 다들 똑같이 하얗고 흐릿하게 빛나는 작은 점으로 보일 뿐이지만, 별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하고 다양한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21.03.08)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가 세상을 떠나면 그 영혼이 올라가 밤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때가 있다. 인류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약 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출현에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지구에서는 대략 1,08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다 갔다고 한다. 재밌게도 현재 우리은하는 대략 천 억개 이상의 별들로 채워져 있다. 마침 딱 지난 수만 년간 지금까지 지구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만큼 많은 별들이 우리은하를 채우고 있다.
이렇게나 많은 별들은 그만큼 다양하고 많은 각자의 사연들을 품고 있다. 모든 별들이 품고 있는 사연들을 하나하나 귀 기울이고 싶지만 너무 우주가 넓은 탓에 모든 별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은하수의 모든 별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 많은 히치하이커를 위해 천문학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가 특별한 여행 가이드 북을 출간했다. 그의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에서는 흥미로운 사연을 품고 있는 대표적인 랜드마크 별 100곳을 선정해서 각 별들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마치 수다스러운 가이드와 함께 낯선 외국의 관광지에 놀러갔을 때처럼, 이 책은 우주 곳곳에 박힌 채 빛나고 있는 별들을 하나하나 거쳐가면서 그 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쉬지 않고 들려준다.
실제로는 하늘이 아닌 지구가 돈다고 생각했던 갈릴레오의 억울함을 뒤늦게나마 달래준 별, 지구 못지않은 지상 낙원 행성을 곁에 두고 있는 별,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우주 비행사들의 이름이 붙은 별, 남반구를 처음 찾아간 여행자가 새겨놓은 특별한 별자리, 그리고 어둠 속에 숨은 채 태양계 외곽에서 혜성들을 하나씩 태양계 안쪽으로 던지고 있을 거라 추정되는 전설 속의 별까지. 겉보기에는 그저 다들 똑같이 하얗고 흐릿하게 빛나는 작은 점으로 보일 뿐이지만, 별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하고 다양한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쉽게도 한꺼번에 여러 관광지의 매력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북이 으레 그렇듯이, 이 책에 담긴 별에 담긴 과학사적, 천문학적 이야기의 깊이가 아주 깊지는 않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어떤 멋진 곳들이 있을지를 미리 훑어보며 작은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수많은 다양한 별들의 매력을 훑어보며 얼마나 다양한 추억과 위대한 발견의 흔적들이 밤하늘에 새겨져 있는지를 설레는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여러 별들을 방문하고 각 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어린왕자들이 있다면 이 책이 좋은 리플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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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리는 천문학자. 『썸 타는 천문대』, 『하루종일 우주생각』 등을 썼다.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저/<유영미> 역/<이희원> 감수16,2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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