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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로북스, 달려] 서점이 유튜브에 도전하다

<월간 채널예스>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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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머릿속으로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영상 편집은 막상 해보니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첫 영상이다 보니 컷을 자르고, 자막을 넣는 게 전부였지만 어쨌건 하나의 영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2020.10.07)



한창 유튜브가 대세로 자리잡을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키로는 유튜브 안 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네. 저희는 하고 싶어도 못 해요. 편집도 할 줄 모르고…”라고 대답을 했었다. 그건 정말이었다. 평소에 유튜브를 보지도 않았을뿐더러, 편집은 물론 촬영이라는 것도 거의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유튜브를 시작하는 걸 보고 ‘우리도 유튜브를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일단 유튜브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 늘 하듯이 책 한 권을 샀다. 뭐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데 관심 분야가 아니라 그런지 봐도 잘 모르겠고, 눈에도 잘 안 들어왔다. 그렇게 유튜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몇 달을 더 흘려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일하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다 “우리 그냥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대충이라도 하나 찍어서 올려보자.”라는 말이 나왔고, 밥을 다 먹은 우리는 바로 휴대폰 카메라를 켜서 영상 하나를 찍었다. 그다음 유튜브 아이디를 만들고, 집에 가서 누워있던 아내를 일으켜 다른 유튜브를 참고해 함께 영상을 편집했다. 그게 우리의 첫 번째 유튜브 영상이었다. 



막연히 머릿속으로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영상 편집은 막상 해보니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첫 영상이다 보니 컷을 자르고, 자막을 넣는 게 전부였지만 어쨌건 하나의 영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는 그날을 시작으로 틈날 때마다 유튜브를 업로드했다. 최근에야 안 사실인데, 영상을 찍을 때는 기획도 미리 해야 하고, 스토리보드도 준비해야 했지만, 우리는 그런 거 없이 즉석에서 바로 생각나는 걸 찍었다. 지금은 그 사실이 조금 민망하기도 하지만,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우리는 2~3개의 영상을 끝으로 더는 영상을 업로드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때 우리에게 유튜브는 일이 아니라 놀이에 가까웠는데, 보는 사람은 지루했을지언정 우리는 찍는 내내 즐거웠다. 가끔 찍으면서 ‘이거 대박나는 거 아냐?’라며 웃었는데, 단 한 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머릿속에만 두고 있던 걸 시작하고 나니 조금은 길이 보였다. 의지가 있어야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일단 시작해야 의지가 생긴다는 말이 있는데 유튜브도 정말 그랬다. 우리는 의지를 갖고 찍었고, 다양한 영상을 찍으면서 하나씩 배워갔다. 영상 속 음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 저렴한 제품이었지만 마이크를 구매했고, 사람들이 어떤 영상에 반응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사이에 편집 프로그램 툴을 다루는 것도 점점 능숙해져 갔다. 유튜브를 찍고 나서부터는 다른 사람들의 유튜브도 많이 보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어떻게 찍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시도해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시작할 때 목표도 정했었다. 1,000명의 구독자. 그 목표를 위해 누군가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튜브 구독을 부탁드릴 정도였다. 그렇게 시작하고 8개월 만에 1,000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그 목표를 달성하자마자 바로 다음 목표를 정했다. 유튜브로 수익을 내는 것. 그러려면 1000명의 구독자외에도 사람들이 우리 영상을 4000시간을 봐줘야 했다. 지금 우리는 3000시간을 조금 넘게 채운 상태다. 아마 이 시간이 채워지면, 바로 또 다음 목표를 수립하겠지. 

이렇게 쓰고 나니 우리가 유튜브를 대단히 잘 운영하는 거 같지만, 사실 우리의 유튜브는 여전히 방향조차 잘 잡지 못하고 있다. 조회 수도 오히려 처음보다 줄었고, 1,000회가 나오면 서로 카톡으로 대박을 찍었다며 웃는다. 서점 일이 유튜브에만 매달릴 수가 없기에.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들여 찍지는 못하겠지만, 지난 시간 우리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꾸준히 해나갈 예정이다. 느릴 수도 있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해나가면서 정성과 시간을 쏟으면 결국은 된다는 것을 서점을 운영하며 배웠기 때문이다. 

비록 유튜브는 성공하지 못했지만(하지만 앞으로는 성공 가능성 큼), 유튜브를 함으로써 얻은 건 매우 많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1년쯤 지났을 무렵, 우리는 오프라인에서 벗어나 서점을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확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코로나가 시작되기도 훨씬 전에 준비하고 각종 온라인 모임이나 강의 등을 열었는데, 그게 요즘 같은 때에 무너지지 않는 큰 힘이 되었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찍은 유튜브라는 점이 다른 점과 연결되어 시너지를 낸 것이다. 

내가 할 줄 모르는 분야라고, 단지 어렵다는 이유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더라면 절대 일어날 수 없었던 일들. 그런 일들은 우리의 과감한 도전과 시작 때문에 일어난다. 실패해도 우리는 그것이 잘 안 된 이유을 배우게 된다. 그러니 여러분도 뭐든 과감히 시작하고, 시도하시기를. 최소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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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병철(오키로북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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