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붕 “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살아내야 할 모든 이에게”
『CHANGE 9』 최재붕 저자 인터뷰
포노사피엔스 문명은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인의예지와 같은 보편적 인간다움이 더욱 중요한 시대입니다. 내 삶의 진정성을 꼭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2020.09.28)
지난해, 스마트폰이 갓난아기를 품고 있는 신박하고도 낯선 모습의 책 한 권이 나왔다. 문명 공학자 최재붕 교수의 『포노 사피엔스』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용어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게 힘든 사람들’을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표현한 데서 출발했다. 최재붕 교수는 스마트폰이 인류에게 가져온 급격한 변화와 그로 인해 나타난 모든 현상을 경제, 정치, 문화, 세계정세, 의식주 등 전반에 걸쳐 분석하고 정리하여 책에 담았다. 스마트폰을 도구가 아닌 하나의 인공장기처럼 사용하는 ‘포노’들의 탄생과 특징, 그들이 축이된 문명의 단면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그로부터 1년 후인 2020년 8월, 그는 또 한 번 우리에게 문명 교체기의 경종을 울렸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급격한 번성. 세상은 바뀌어도 너무 많이, 빨리 바뀌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바뀌고 있다. 더이상 ‘원래’ 해오던 대로는 안 된다. 살던 대로 살면 안 된다. 신문명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떤 표준을 따르며 살아가야 할까? 최재붕 교수는 이 9가지를 강력하게 제안한다. 바로 포노 사피엔스 코드, 『CHANGE9』이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
첫 책은 문명의 변화를 읽어보자는 데 중점을 두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질문이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건데?' 였습니다. 그래서 쓴 책이 바로 체인지9입니다. 포노사피엔스가 디지털 신문명에 대한 입문서였다면 체인지9은 심화학습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작 『포노 사피엔스』가 출간되었던 2019년과 『CHANGE9』이 출간된 2020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은 것과 변한 것은 무엇일까요?
변하지 않은 것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진화의 방향 딱 그것 하나뿐입니다. 나머지는 모든 것이 변해버렸죠. 코로나 이전에는 포노사피엔스 문명으로의 전환이 번영을 위한 선택의 문제였는데 코로나 이후 1년 만에 생존을 위한 필연적 문제로 바뀌었습니다. 동시에 생활의 표준, 사회의표준, 비즈니스의 모델의 표준, 교육의 표준 등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죠. 이 급변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인 분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책에 담아 봤습니다.
포노 사피엔스를 관통하는 코드 9가지를 선정하신 기준은 무엇일까요?
포노사피엔스라는 새로운 문명이 왔다고 해도 내 마음을 바꾸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공감의 울림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에서 작동하는 가장 근본적인 것들을 정리하고 왜 변화가 필요한지를 짚어 봤습니다. 그중에서도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변화의 요소를 추려낸 것이 바로 체인지9에 언급한 9개의 코드입니다. 독자분들께는 아마 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 꼭지들일 텐데요 그 기본적인 것들이 어떻게 바뀌어야 이 시대를 넘어 미래로 슬기롭게 이동할 수 있을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9가지 코드 모두 중요하겠지만, 그럼에도 그중 가장 우선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해야 할 코드 3가지를 꼽는다면 어떤 것일까요?
이매지네이션, 회복탄력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진정성입니다. 마음의 표준이 달라지면 상상하는 사회도 비즈니스 모델도 나의 미래도 모두 달라집니다. 회복탄력성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힘을 주는 마음의 자산입니다. 문명교체에 코로나까지 덮친 혼돈의 시대 실패는 어쩌면 필연입니다. 그래서 실패하고 힘들어도 오뚝 다시 설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신문명에 맞춰 회복탄력성을 키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내 삶을 관통하는 진정성입니다. 포노사피엔스 시대의 권력자는 소비자고 그래서 그들의 마음을 사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야 성공할 수 있는 시대에 가식이나 위선적 포장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내 삶 전체에 오롯이 녹아 행동으로 피어나야 합니다. 포노사피엔스 문명은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인의예지와 같은 보편적 인간다움이 더욱 중요한 시대입니다. 내 삶의 진정성을 꼭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최근 포노 사피엔스 문명이 완전히 우리 삶에 들어와 있음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면 하나 말씀해주세요.
최근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60대 이상의 팬덤이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들을 위한 마케팅, 상품구매, 소셜 광고 등 10대들만 한다는 온라인 덕질을 엄청나게 활발히 하고있다고 합니다. 방법도 디지털로 바뀌었지만 팬덤이 생기는 현상도 포노사피엔스 형태로 바뀐 거지요. 저는 코로나 이후 디지털 문명을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어른들의 생각의 변화가 이러한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그런 걸 비판하는 것이 대다수였다면 이제는 함께 즐기고 엄청난 돈을 써가며 팬 활동을 하는 게 당연해진 것이죠. 방식도 생각도 모두 포노사피엔스 문명으로 다 바뀐 겁니다
문명을 읽는 공학자로서, 대한민국이 더 나은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적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혁명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걸 아마 온 국민이 실감하고 계실 겁니다. 이 문명교체기에 가장 힘드신 분들은 이 단어가 뭔지도 잘 모르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을 잘 도와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가 안고있는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맛있는 빈대떡을 팔고 계시는 할머니가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sns 마케팅을 해서 배달시장에 잘 안착하게 만들 거냐 하는 문제입니다. 최근 방역 2.5단계가 시행되었을 때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했던 문제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책도 그런 관점에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거구요.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배려한다면 저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우리 마음의 표준을 바꾸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공감하고 그래야 함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규제로 문제를 풀기보다는 서로 도우면서 신문명을 준비하는 게 우리 아이들 세대를 위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음 표준 바꾸는데 필요한 생각의 꼭짓점 9가지를 이 책에 담아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문명의 대전환기를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조선이 망하고 근대화로 가는 동안 우리는 참 고통스런 시대를 보냈습니다. 저는 지금이 그때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대원군은 쇄국으로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일본은 신문명을 표준으로 빠르게 전환했습니다. 불과 50년 차이로 그 이후의 운명이 극명하게 나뉘었죠. 제가 문명의 표준을 바꾸자는 건 이 때문입니다. 당시 조선은 세상이 그렇게 빨리 바뀔거라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 징후는 보려고도 하지 않았죠. 지금은 사실 잘 보입니다. 변화를 입증하는 데이터도 아주 많고요. 그러니 이번에는 잘 준비하자는 겁니다. 항상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더구나 마음의 표준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렵죠. 그래도 해야 합니다.
디지털 언택트 시대가 너무 메마르고 비인간적인 시대라고 얘기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 기준부터가 틀린 거죠. 언택트가 아니라 온라인으로 만나는 온택트 시대. 만나고 교감하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 사람들은 여전히 교감하고 소통하고 감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틀리고 나빠진 것이 아니라 달라진 것입니다. 틀렸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달라진 방식으로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합니다. 우리 인간의 학명, 사피엔스의 뜻은 '슬기롭다'인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 이 위기의 시대를 슬기롭게 잘 이겨내시고 더 행복한 미래로 뚜벅뚜벅 힘차게 나아가시길 온 맘 다해 응원합니다!
*최재붕 IT기술 발전을 이끄는 엔지니어로 활동하던 중, 2005년 최재천 교수와의 융합디자인 공동연구를 계기로 ‘인류의 진화’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되었다. 이는 어떤 기술이 성공하고, 어떤 기술이 실패하는지에 대한 그의 오랜 고민에 답을 주었다. 그 이후 디지털 기술로 인한 많은 변화를 ‘사람의 본질’, ‘사람 중심’으로 접근하는 공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진화론, 심리학, 디자인, 인문학 등을 인류의 진화에 접목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이 인류에게 가져온 변화가 매우 급격하고 충격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모든 현상을 분석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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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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