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베스트셀러의 이유] 민사고 성경책? 10만 부 팔린 이유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학구열 높은 강남 학부모님들이 이 책을 다섯 권씩 구매하여 ‘마치 덫을 놓듯’ 아이 방에 한 권, 아이 독서실에 한 권, 엄마 한 권, 아빠 한 권, 그리고 화장실에 한 권을 두었다는 소문이 포털 사이트에 널리 퍼진 것으로 알고 있다. (2020.09.16)
2015년에 출간돼 ‘전국 서점 청소년 분야 스테디셀러 1위’를 기록한 책이 있다. 학원 하나 없는 시골마을에서 자라다 뒤늦게 치열하게 공부를 시작해 서울대 법대, 연세대 경영대, 동신대 한의대를 동시 합격한 박성혁 저자의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독자들로부터 ‘민사고 성경책’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책의 개정판이 2020년 7월에 출간돼 또 한번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를 기획한 임보윤 다산북스 편집자를 서면으로 만났다.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됐다. 5년만에 출간된 개정판이 베스트셀러가 되긴 쉽지 않은데.
2015년 2월에 출간되었을 당시에도 이 책은 정말 많은 독자분들께 사랑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책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서 이 책에 ‘민사고 성경책’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편집자인 나도 깜짝 놀랐다. 저자가 본문에 “절대로 한꺼번에 이 책을 다 읽지 말고, 한 번에 딱 한 가지 주제만 읽어 세요”라고 당부했는데, 많은 독자 분들께서 이 책을 ‘여러 번 나누어 읽는 것’을 넘어 ‘10회독’을 할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나, ‘10회독’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널리 퍼트려줬다. 출판사나 저자가 따로 마케팅하지 않아도 독자분들이 직접 진심을 담아 소개해주신 책이다.
개정판이 나온 동기는 무엇인가?
10만 부가 팔리면 꼭 한 번 새 옷을 입혀 다시 출간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콘텐츠만큼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코로나19의 여파로 아이들의 개학이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더더욱 이 책을 지금 독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지난 5년간 이 책을 읽고 마음을 다잡았던 수많은 학생들처럼, 그들에게도 이 책이 하나의 위로이자 공부의 촉진제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랐다.
최초에 어떻게 기획된 책인가? 투고한 경우인지, 기획한 경우인지 궁금하다.
2014년 9월 말에 회사 투고 원고 시판에 ‘공부할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투고가 들어왔다. 정성스럽게 쓴 초고 전체와 함께 출판사에 보내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초고를 읽고도 강하게 확신했지만, 무엇보다도 저자가 출판사에 보낸 진심 어린 메시지가 제 마음을 더욱 뒤흔들어 놓았다. ‘공부책의 바이블로 자리 잡을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상 밑에 래도록 놓아두고 마음을 가다듬는 용도로 챙겨 읽을 책을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 깊었다. 즉시 저자를 만났고, 정말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책 이야기를 했다. 그 이후로도 오랜 시간 저자와 함께 원고에 대해 논의하며, 우리가 반드시 이야기해야 할 ‘공부의 본질’을 잘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개정판이 한 달 만에 5쇄를 찍었다. 개정판이 이런 속도로 판매되긴 쉽지 않은데.
2020년 9월 기준으로 지금까지 11쇄가 출간됐다. 초판의 판매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1쇄마다 3000부 가량을 인쇄하고 있는데, 5년간 이 책을 읽어주시고 소중한 리뷰를 남겨주신 독자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
초판도 31쇄가 팔렸다. 입소문이 가장 컸나? 판매가 꾸준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출간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정말 꾸준히 독자분들께서 이 책을 찾아줬다. 물론 ‘공부할 마음’을 깊게 다져야 할 방학 시즌마다 출판사에서도 여러 마케팅을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독자분들께 다가가기 위해 애썼다. 꾸준한 판매의 가장 큰 동력은 단연 ‘입소문’이었던 것 같다. 학구열 높은 강남 학부모님들이 이 책을 다섯 권씩 구매하여 ‘마치 덫을 놓듯’ 아이 방에 한 권, 아이 독서실에 한 권, 엄마 한 권, 아빠 한 권, 그리고 화장실에 한 권을 두었다는 소문이 포털 사이트에 널리 퍼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셨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책을 기획한 편집자로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으로 보고 있나?
저자와 원고를 매만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자는 말을 많이 했다. 실제로 챕터 1 부분에 저자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공부할 마음이 전혀 없던, ‘잉여 짓’ 하느라 바빴던 여느 아이들처럼 자신이 겪었던 일종의 ‘방황기’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몰입했다는 후기가 많았다. 이 책은 공부를 논하는 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공부를 통해 내 인생을 귀하게 다루는 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공부도 그렇지만 사실 모든 일이 ‘마음 먹기’에 달려 있지 않나? 단지 공부를 즐겁게 하도록 만들어주는 책이 아닌 내 삶을 제대로, 멋지게 살아보게끔 동기를 부여하는 책이라고 자신한다.
기억에 남는 리뷰가 있다면.
“시큰둥하게 받아간 아들이 밤새 울었습니다”라는 학부모님의 리뷰가 기억에 남는다. 나 역시 이 책의 원고를 편집하면서 많이 울었으니까. ‘내 인생을 왜 이렇게 내팽개쳤나’, ‘나만 바라보고 사시는 부모님에게 나는 그간 얼마나 많은 못된 말을 비수처럼 꽂아왔는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원고를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또한 “귀중한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이 책을 목이 쉬어라 읽어 주었다”라고 리뷰를 남겨주신 학원 원장님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수학 공식 하나 더 외우는 것보다, 어쩌면 공부할 마음부터 먼저 갖추고 공부에 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신 게 아닐까 싶다. 이 리뷰를 달아주신 원장님께서는 감사하게도 저희의 독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북트레일러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을 어떤 독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나?
공부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은데 도무지 마음이 잘 잡아지지 않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각 과목 공부의 방법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닌, 곳곳에 공부할 마음이 솟아나는 마법 같은 문장들이 가득하기에 공부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더불어 삶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고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고 싶은 2030 독자분들께도 추천하고 싶다. 분야는 청소년이지만 리뷰를 통해 확인한 결과 많은 성인 독자 분들께서도 이 책을 읽고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주셨다. 나 역시 성인으로서 이 원고를 읽었을 때 웬만한 자기계발서보다 더 큰 삶의 동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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