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 『인스타 브레인』 『귤의 맛』 외
5월 3주 신간
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영향 『인스타 브레인』, 귤 같은 너와 나의 이야기 『귤의 맛』, 지리산 자락에서 만든 빵식탁 『월인정원, 밀밭의 식탁』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2020. 05.20)
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 동양북스(동양books)
사람들은 하루 평균 2600번 스마트폰을 만진다. 스크린을 켜놓는 시간은 하루 3시간 이상. 20세기 최고의 시간 도둑이 TV였다면, 21세기에는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파고들었다. 스마트폰은 우리가 과거보다 덜 자게 만들고, 덜 움직이게 만들었으며, 직접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그런데 아직도 수렵 채집인의 뇌를 갖고 있는 우리는 ‘충분히 자고 싶은 욕구, 몸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를 고스란히 갖고 있다. 불면증과 우울증, 집중력 감퇴, 디지털 치매 등은 필연적인 결과에 해당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의학자답게 뇌 과학 이론을 접목시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조남주 저 | 문학동네
영화 동아리에서 만난 소란, 다윤, 해인, 은지는 ‘맨날 붙어 다니는 네 명’으로 통한다. 중학교 3학년을 앞두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이들은 다소 충동적으로 한 가지 약속을 한 뒤 타임캡슐에 넣어 묻는다. 소설은 이 약속을 둘러싼 네 아이들의 속사정을 번갈아 풀어놓는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단짝 친구와 어리둥절하게 끝나 버렸지만 위로받지 못한 소란, 학교의 기대와 모두의 호의를 받고 있지만 외로운 다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수신 불능의 아빠와 무너진 가계로 뻑뻑한 상처를 입는 해인, 이유를 모른 채 친구들의 무리에서 잘려 나간 기억이 있는 은지. ‘누가 내 얘기를 여기에 쓴 거지’라고 할 만큼 한 개인에게서 공감의 서사를 예민하게 끌어낸다. 숱한 햇볕과 바람을 들이고 맞으며 맛과 향을 채워 나가는 귤 같은 너와 나의 이야기.
이언화 저 | 남해의봄날
온화한 자연의 품이 좋아 지리산 작은 마을에 깃든 저자는 자급자족하는 삶을 꿈꾸며 텃밭을 가꾸고 숲에서 얻은 것으로 식탁을 채우다 빵을 굽기 시작했다. 다들 우리밀로 구운 빵은 안 된다고 할 때 자신만의 레시피를 찾아내고,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빵 수업을 한다. 우리밀로 구운 빵을 원했으나 다들 안 된다고 할 때, 마음을 접지 않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찾아 낸다. 빵 수업의 마지막은 늘 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 채소와 열매, 그리고 들판의 꽃이 어우러진 빵식탁으로 끝난다. 푸른 밀밭을 흔드는 바람, 고요한 숲길에서 마주친 사슴의 눈빛, 초록 잎 사이에 박힌 붉은 앵두, 산 아래 작은 개울의 투명한 얼음 등 지리산자락 오래된 마을에 살며 만난 위로와 감동의 순간들이 사진으로 담겼다.
톰 골드 글그림/해바라기 프로젝트 역 | 에디시옹장물랭
‘수천 개의 풍경’을 뜻하는 ‘미리오라마’는 수많은 카드로 이루어진 풍경화이다. 각 카드는 다른 모든 카드와 완벽하게 호환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배치해도 매번 새로운 풍경을 만들 수 있다. 미리오라마는 19세기 초에 프랑스의 동화책 작가 장 피에르 브레(Jean-Pierre Bres)가 만든 초기 형태의 미리오라마를 영국의 존 클라크(John Clark)가 1824년에 카드로 발전시키면서 완성되었다. 16개의 카드로 이루어진 클라크의 미리오라마에는 고딕풍의 폐허와 성, 시골 농가, 등대, 어부, 집시 야영지가 묘사되어 있고, 저 멀리 질감과 깊이가 느껴지는 호수와 섬, 그리고 산이 그려 있었다. 이후 미리오라마는 신기함과 아름다움으로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고 예술가들의 소재가 되어 많은 작품이 탄생했다. 이 책에 담긴 미리오라마는 로렌스 스턴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사건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총 12장의 카드가 담겼다.
송은주 저 | 김영사
안정적인 삶이 보장된 꿈의 직장, 교사는 중고등학생의 희망직업 1위로 꼽힌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으로 스마트교육, 창의융합교육 등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학부모와 갈등이 깊어지는 실상에 초등교사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교사를 길러내는 시스템은 이대로 괜찮은가? 교사에게도 워라밸은 있는가? AI는 정말로 교사를 대체할 것인가? 저자는 누구나 한마디씩 보태지만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 학교의 현실을 100여 명의 동시대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주며, 학교에서는 차마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한 교사의 삶과 고민에 대하여 심도 있게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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