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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이것은 ‘찐사랑’입니다 (G. 뮤지션 윤덕원)

오은의 옹기종기 (92회) ‘브로콜리너마저’ 3집 정규앨범 <속물들>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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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옆에 “브로콜리너마저의 1대 리더, ‘그래 우리는 속물들’이라고 노래하는” 윤덕원 님 나오셨습니다. (2019. 0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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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금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면 그건 참 유감이네 그동안은 아직 나는 행복하지 않았거든 아닌 걸 아니라고 하는 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버려야 했던 날을 버티고 나서 찾아온 지금이 어쩌면 정말 어른이 되는 순간 서러운 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해도 그건 아마 시작이기 때문일지 몰라 조금 힘겨운 하루였다고 해도 언제나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새 앨범이죠. 3집 정규앨범 <속물들>   가운데 ‘서른’이라는 곡의 일부를 읽어드렸습니다. 이 곡을 들으면서 서른은 과연 어른이 되는 순간일까, 우리의 서른들은 행복할까, 생각하게 됐는데요.  <속물들>  에는 이렇게 곱씹게 되는 노래가사가 많았어요.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닐 뿐이죠’ 라고 한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의 가사라든가 ‘우리는 서로의 불행을 덮을 수는 없어요 흘러가는 강물이 썩은 강을 치료하듯 그저 같이 흘러갈 뿐이죠’ 라고 하는 ‘아름다운 사람’의 가사 같은 건데요. 듣자마자 ‘역시’ 브로콜리너마저!’ 했습니다. 오늘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는요.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 님을 모시고 이야기 나눕니다. 책 출간이 아니라 음반 발매로 출연하시는 게스트는 처음인 것 같은데요. 브로콜리너마저의 3집 앨범 역시 예스24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니까요. 오늘 방송 듣고 나서 새 앨범도 꼭 같이 들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 윤덕원 편>

 

윤덕원 : 제가 <책읽아웃>에 나오다니, 세상에.(웃음) 안녕하세요,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입니다. 항상 듣고만 있던 <책읽아웃>에 출연하게 되니까 어떤 자리보다 떨립니다.


오은 : 사실 <오은의 옹기종기> 첫방 직후에 윤덕원 님이 댓글을 남겨주기도 하셨죠. 당시에도 프랑소와엄님과 캘리님이 ‘찐우정’이라고 하셨었는데요. 심지어 저희 <책읽아웃>에 광고를 먼저 제안해주시기도 했어요. 광고하실 생각을 어떻게 하신 건가요?


윤덕원 : 이게 ‘찐사랑’이죠.(웃음) <책읽아웃>에 무언가를 바라기 전에 내가 <책읽아웃>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했고요. 많은 수단들이 있잖아요? 좋아요, 알림, 도 있지만 그것들을 넘어서 본질에 집중을 해봤어요. 관심과 사랑으로 <책읽아웃>을 서포트한다고 했을 때 정말 핵심이 될 수 있는 것이 광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팟캐스트의 ‘물적 토대’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앨범이 나왔고, 광고를 제안한 거죠.


오은 : 물적 토대란 말 좋네요.(웃음) 지금까지 <오은의 옹기종기>를 들어오셨는데 이 팟캐스트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윤덕원 : <옹기종기>의 특장점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있습니다. 쓴소리를 하더라도 사랑이 있어요. 누가 나한테 화를 내거나 뭐라고 해도 주눅들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가령 정말 나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선생님이 혼을 내도 심각해지지 않죠. 그냥 생글생글 웃으면서 “아잉, 왜 그러세요”(웃음) 하게 되는데 <옹기종기>에 그런 느낌이 있어요.


오은 : 3집 앨범  <속물들>  이 지난 5월에 발매됐습니다. 요즘 여름 장기 공연 ‘이른 열대야’ 때문에 정신이 없으실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세요?


윤덕원 : 7월 중에 매주 목, 금, 토, 일 장기 공연을 하고 있어요.


오은 : 와아. 그렇다면 체력적으로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텐데 어떠세요?


윤덕원 : 체력은 배터리 같아서 항상 100%일 수는 없고, 나갈 때 마음이 놓일 정도인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실제와 항상 같은 건 아니고요. 생각보다 부족한 경우도 있을 거고, 1%밖에 안 남은 것 같은데 집에 올 때까지 음악을 다 들을 때도 있는 거죠.


오은 : 그렇긴 하지만 30%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바쁠 때도 매일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 출퇴근을 같이 하고 계신가요?


윤덕원 : 거의 그렇게 하고 있어요. 요즘도 등원은 함께 하고 있고요. 하원은 공연이 있거나 스케줄이 있는 날을 빼고는 함께 하고 있죠.


오은 : 좋은 아버지라는 얘기도 많이 들으시겠어요.


윤덕원 : 잘 모르겠어요.(웃음) 육아를 안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되게 잘한다고 볼 수도 없어요. 크게 회피하지 않는다, 정도인 것 같은데요. 보통은 적극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많이 회피를 하잖아요. 개인적으로 지금 상황에서는 상당히 유난을 떠는 수준으로 하지 않고서는 육아에 균형이 안 잡힐 거란 생각이에요.


오은 : 자, 이제 윤덕원님을 소개해드릴게요. “뮤지션. 인디계의 국민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1대 리더. 꽤나 소심한 사람. 문방구집 아들인 덕분에 종이 접기를 마음껏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생 때 처음 기타를 쳐봤고, 고등학교에서 밴드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하지 못했다. 대학 입학 후 음악 동아리 ‘메아리’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공연을 하고 곡도 쓰기 시작했다. 군대를 다녀와서 윤덕원은 드디어 밴드를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찜’ 해두고 지켜봤던 잔디에게 밴드를 제안했다. 2005년 9월 3일 결성된 브로콜리너마저는 조금씩 멤버 변화를 겪다가 2006년부터 류지, 향기와 함께 하는 지금의 멤버가 되었다. 서울 봉천동 언덕배기 중턱에 있던 작업실에서 1000원에 5개 묶음으로 파는 ‘빵마저’의 빵을 나눠 먹으며 음악을 만들었다. ‘브로콜리너마저’라는 밴드 이름은 의미를 부여하면 의미가 없을 것만 같아서 의미 없고 묘한 단어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다. 왕건이, 구파발 물미역, 황금박쥐, 항룡 18장, 암연소혼장 등의 후보가 있었다.


2007년에 싱글판 <앵콜 요청 금지>를, 2008년에 정규 1집 <보편적인 노래>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브로콜리너마저. 최근 2집 <졸업> 후 9년 만에 3집  <속물들>  을 발표했다. 브로콜리너마저의 모든 곡과 가사를 쓴 윤덕원은 노래를 들을 때 ‘이건 말이 안 되는데? 가사가 모순적인데?’ 라는 생각을 하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성별지시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1집 수록곡 ‘유자차’는 교과서에 실릴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하며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냥 사랑 얘기를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소심한 편이다. 이렇게 얘기해도 되는 걸까 늘 고민하고, 겁도 엄청나게 많다. 요즘 고민은 아이가 좋은 사람으로 클까, 이다. 좋아하는 시트콤은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MBTI 유형은 ISFP다. 최근에는 유튜버 꿈나무로 지내고 있다.”


윤덕원 : 와아.(웃음) 문방구집 아들이라는 정보를 찾아내신 것 대단하네요.


오은 : 밴드 이름 후보 중에 저도 알고 있는 게 있어요. ‘엄마 쟤 흙 먹어’.(웃음) 그런데 어느덧 10년이 넘게 흘렀어요. 처음에 밴드를 만들 때 이렇게 오랫동안 밴드 활동을 할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윤덕원 : 오래는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직업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대신 그래도 의미 있고 좋은 곡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밴드를 취미로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전업으로 생계 삼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오은 : ‘유자차’라는 곡이 교과서에 실릴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윤덕원 : 허점이 별로 없잖아요.


오은 : 허점이 있는데 ‘봄날으로 가자’라는 가사예요. 문법적으로는 그르지만 이번 앨범 수록곡 ‘괜찮지 않은 일’도 ‘거짓말으로’로 시작해서 ‘브로콜리너마저’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윤덕원 : 시적 허용인데요. 이런 게 한 군데 있어야 교과서에서 다루기도 좋잖아요. 시험 문제로 내기 너무나 좋고요. 상징에 관한 문제를 내기도 좋죠.(웃음)


오은 : 2집 <졸업>이 2010년에 나왔으니까 무려 9년 만에 나온 앨범이에요. 3집  <속물들>  을 직접 소개해주세요.


윤덕원 : ‘속물’이라는 건 돈을 밝히거나 세속적인 가치에 집착하는 사람을 말하잖아요. 하지만 생각하면 속물인 사람과 아닌 사람이 따로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고결한 사람과 속물들로 구분되기 보다는 우리 모두 그 어디 중간쯤 있지 않나, 생각을 한 거죠. 처음 이 생각을 한 건 2집 앨범 나온 후였는데요. 그때부터는 전업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사회 비판적인 노래를 발표했는데 막상 그게 잘 돼서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고상한 척 한 거 아닌가, 하고요. 그때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의 순수함 같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 거죠. 하지만 그때 만들었다면 ‘난 속물이 아니야’나 ‘나도 속물이다!’가 됐을 텐데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그래서 이렇게 오래 걸린 것 같아요.


오은 : ‘속물’에 대한 고민을 10년 정도 한 셈이군요.


윤덕원 : 그렇죠. 이번 앨범에 수록된 다른 곡들도 다 그런 면이 있고요. 결국 ‘속물들’이라는 주제로 하나의 앨범이 나올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오은 : 그렇다고 해도 10년은 너무 오래 걸린 것 아닌가요?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윤덕원 : 진짜 솔직하게 말을 하자면 말 같은 말을 하고 싶었어요. 거기에 엄청난 시간이 걸렸어요. 분명히 중간 어딘가에 우리는 다 있는데, 그것을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한 거죠. 또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싶었는데 너무 개운치가 않았어요. 이 말이 정말 단단한 말인가, 했을 때 완벽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걸 고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오은 : 가사를 쓸 때 영감 받는 채널이 있나요? 자극을 어디서 받는 편인지 궁금해요.


윤덕원 : 최근에는 저희 집 어린이가 보는 책에서 받아요. 직접적인 것은 아닌데요. 사실 성인이 어린이 과학책 같은 걸 오랜만에 보면 되게 새롭거든요. 공룡책도 그렇고요. 그걸 보다보면 평소에 안 볼 것들을 보게 되고, 그게 인상 깊어요. 우리 삶에 대한 은유로 뻗어나갈 고리가 꽤 많더라고요.


오은 : 이번 앨범에서 내가 썼지만 참 잘 썼다, 내가 참 좋아해, 라고 하는 가사가 있나요?


윤덕원 : (웃음) 사실 다 좋아요. 어떤 노래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경우도 있는데요. 적어도 이번 앨범에는 그런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오은 : ‘서른’은 내가 부를 수 없는 곡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 이유가 뭘까요?


윤덕원 : 제가 부르는 순간 가사에 만든 세계관이 깨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번 앨범에 그런 노래가 좀 많아요. 예를 들어 첫 곡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30대 중년 남성이 이 노래를 부르는 순간 되게 ‘자뻑’이 되는 거예요. 물론 제가 썼으니까 그 자체에 모순이 있긴 하지만 이건 내가 부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속물들’은 괜찮았죠.(웃음) ‘서른’도 비슷한 맥락이었어요. 힘겨운 와중에 대단한 위로도 아니고, 누구도 도와줄 수 없을 것 같지만 이대로는 아닐 것 같다고 다짐을 하는데 그걸 중년 남성 목소리가 불렀을 때 완성된 그림일 것인가, 부끄러웠어요.


오은 : 유튜브에 ‘브컴 가사 교실’이 올라와 있어요. 박준 시인님, 정세랑 작가님, 김하나 작가님 등이 출연하셨는데요. 뭔가 <책읽아웃>의 영향력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때요?


윤덕원 : 그런 면이 있었죠. 또 박준 시인님이나 정세랑 작가님은 제가 방송을 하면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어요. 그때도 애정 가득하면서 깊이 있는 시선들이 인상적이었고요. 김하나 작가님만 사전에 뵌 적이 없었는데요. <책읽아웃>을 들으면서 이분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어요.


오은 : 촬영하시면서 무척 재미있으셨을 것 같아요.


윤덕원 : 생각보다 가사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그만큼 깊이 있게 이야기가 오가기 쉽지 않아요. 음악의 경우 다른 부분이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가사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어요.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요. 이런 말이 조심스럽지만 어떤 문학 작품을 낸 후 비평에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생각했어요. 내 가사의 복선과 가능성, 해석 여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풍부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은 : 윤덕원 님께 직접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 가운데 하나를 낭독해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윤덕원 : ‘괜찮지 않은 일’ 골라봤어요. 이 노래는 계속 곱씹어 읽을수록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어서요. 사실 앨범 발매 전에 이 노래를 어딘가에서 부른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괜히 속에서 울컥해서 다 말아먹었어요.(웃음) 그때 아무도 가사 내용을 못 들으셨을 거예요. 한 번 낭독해보겠습니다.

 

거짓말으로 괜찮다고 말을 하고
돌아서서 울었던 어렸던 날들
이제는 누구도
상처 주지 못할 사람이 되겠네

좋은 사람이 되지 않겠어
너 같은 사람을 만나면
모른척하지 않으려고 해
혹시 내가 웃더라도

이건 너를 용서하는 게 아냐
그저 우리 존재가 좀 더 커졌을 뿐
더러운 것들 너머로
나의 우주는 조용히 자라나(브로콜리너마저 ‘괜찮지 않은 일’ 일부)

 

오은 : <옹기종기> 공식 질문이 있어요. <책읽아웃> 청취자에게 영업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책, 혹은 음반이 있다면?


윤덕원 : 아무래도 제가 많이 읽고 있는 책이 좋을 것 같아요. 최근 가장 많이 읽고 있는 책이고요. 고인류학자 이상희 선생님의  『인류의 기원』  이라는 책이에요. 이 책의 좋은 점은 한 챕터가 너무 길지 않고요. 어린이에게 읽어주기도 좋은 분량과 내용이에요.


오은 : 두 번째 질문이에요. 앨범  <속물들>  이 딱 한 장 있다면 누구에게 선물하고 싶은가요?


윤덕원 : 일단 한 단어로 하면 ‘아름다운 사람’에게 하고 싶고요. 이 사람은 한계를 잘 아는 사람 같아요. 자신의 부족함과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한계를 잘 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고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죠. 그렇게 자신의 선을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오디오클립 바로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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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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