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아이에게 화를 내면 자존감이 낮아질까?

『초등 자존감의 힘』 연재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꾸중을 받아 일시적으로는 아이의 기가 죽을 수 있지만 나중에 자존감을 세워주기는 훨씬 수월합니다. 상황이 호전되면 그때 ‘괜찮다. 기죽지 마라’고 한마디만 해주거나, 화를 낸 사람이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됩니다. (2019. 02. 18)

1.jpg

 


"내 그럴 줄 알았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무심코, 습관처럼 하는 말버릇입니다. 여러분은 이 말을 얼마나 사용하시나요? 사소한 이 말 한 마디가 아이의 자존감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저희 반 영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른 아침 맨 먼저 등교한 영수의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영수는 말이 적기는 하지만, 늘 고개 숙여 인사하던 예의바른 아이입니다. 불현듯 걱정이 되어 혹시 열이 있는지도 재보았지만 아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영수야, 오늘은 휴대폰 내는 것을 깜박했네.”

 

영수는 아무 대답 없이 휴대폰을 낸 다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너무 기운없는 태도에 뭐라고 이야기를 이어갈지 망설여졌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아침에 집에서 무슨 일 있었니?”


“선생님, 저는 쓰레기예요.”

 

 

2.jpg

 

 

뜬금없는 대답에 순간 가슴이 아파왔지만, 섣부른 위로의 말을 건넬 수는 없었습니다. 영수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말씀드릴까 했지만 그것도 미루었습니다. 일단 영수가 먼저였기 때문입니다.

 

며칠 지나고 영수의 표정이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변했을 때, 다시금 아이를 조용히 불렀습니다.

 

“영수야, 며칠 전 아침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말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되고.”

 

순간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지만, 영수는 담담히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가 자주 하는 말이 있는데요, 평소엔 그 말이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날 따라 그 말을 듣고 제가 정말 ‘하찮은 쓰레기 같은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영수 엄마가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은 “내 그럴 줄 알았다”였습니다.

 

 

3.jpg

 

 

많은 부모님들께서 화를 내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생각해 욱하는 감정을 참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행동에 화를 내는 대신 빈정거리는 것이야말로 자존감 상실의 시작입니다.

 

차라리 욱해서 꾸짖고 화를 내는 게 더 낫습니다. 적어도 아이에게 자신이 무언가 잘못한 것이 있다고 깨달음이라도 줄 수 있지요.

 

꾸중을 받아 일시적으로는 아이의 기가 죽을 수 있지만 나중에 자존감을 세워주기는 훨씬 수월합니다. 상황이 호전되면 그때 ‘괜찮다. 기죽지 마라’고 한마디만 해주거나, 화를 낸 사람이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됩니다.

 

 

4.jpg

 

 

하지만 며칠 혹은 몇 달, 몇 년 동안 빈정거리는 듯한 말투로 지속적으로 무시당해왔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비꼬는 말투는 아이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자존감을 깍아 내립니다.

 

아이들은 그 말을 들으며 혼돈을 겪습니다. 내가 정말 잘못한 것인지… 아닌지… 계속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안 되는 것인지… 이러한 갈등은 자기성찰을 가져오기보다는 자기부정으로 다가옵니다.

 

빈정대는 것보다 자존감에 더욱 치명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것입니다. 무시하기보다는 차라리 화를 내는 편이 자녀의 자존감에 도움이 됩니다. 적어도 ‘나’라고 하는 존재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5.jpg

 

 

‘네가 그럴 줄 알았다’는 엄마의 비아냥은 단순하지만 영수의 자존감에 상처 주기엔 충분했습니다. 영수는 온몸으로 느껴버린 것입니다. 자기 존재가 보잘것없고 하찮기만 하며 전혀 기대치가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스스로를 ‘쓰레기’라고 정의 내리고 말았습니다.

 

오랜 시간 비아냥과 무관심으로 상처 받은 아이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리란 쉽지 않습니다. 방법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빈정거림을 들어왔던 기간들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시간과 횟수만큼 기대가 섞인 표현을 들려주는 것입니다.

 

저는 매일같이 영수의 자존감이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법의 주문을 걸 듯 아이에게 한 마디 해주었습니다.

 

“선생님은 너만큼 좋은 아이를 본 적이 없다.”


 

 

초등 자존감의 힘김선호, 박우란 저 | 길벗
오늘도 아이 자존감을 살려주려고 애쓰는 모든 학부모에게 자존감에 대해 확실히 알려주면서 동시에 부모 자신의 잊고 있던 자존감까지 되살려주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초등 자존감의 힘

<김선호>,<박우란> 저12,600원(10% + 5%)

초등 시기 아이의 세상이 넓어지면서 타인과 함께하게 되고 서서히 자신에 대해 자각하며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이때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자기매김하는지가 자존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현실에서 우리 초등 아이들은 매일 자존감 상실을 경험하고 실패와 좌절을 할 때마다 마음을 다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ebook
초등 자존감의 힘

<김선호>,<박우란> 저9,800원(0% + 5%)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