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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특집] 치유와 즐거움의 글쓰기 – 다히미아기

<월간 채널예스> 201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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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모든 컨셉(해커, 이능배틀, 과학, 인공지능, 세계관, 미스터리, 판타지, 모에 요소 등)이 전부 들어있는데 1권 같은 경우는 출판하기 위해 8번 이상 수정을 거칠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2018. 0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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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히미아기(권구혁) : 추리, 라이트노벨 작가. 제 9회 노블엔진 공모 팝 부문 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작품으로 『종언의 나이트메어』 , 『트라이앵글 게임』 ,『우리는 그 불 속에서 만났다』, 『안개저택 비망록』, 『템푸스』, 『브로큰 에이지』 등이 있다. 시프트북스에는 웹소설 『헥사곤 게임』을 연재하고 있다.

 

어떻게 라이트 노벨 작가가 되었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던 제게 어머니가 “그렇게 좋아하면 네가 써봐”라고 해주신 말에 홀린 듯단편 소설을 썼고 그걸 시작으로 계속해서 공모전 투고를 했습니다. 공모전 문턱은 높아서 20번 넘게 떨어졌는데, 우연히 영상출판미디어의 노블엔진 공모전을 알게 되었고 팝(POP) 부문에서 은상을 받았습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작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첫 종이책은 다른 출판사에서 먼저 나온 라이트노벨 『종언의 나이트메어』 가 되었네요.

 

현재 쓰고 있는 작품은?


『좀비 아포칼립스』를 쓰고 있어요. 기억을 잃은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좀비로 가득한 방공호에서 탈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 비주얼노벨로 쓰고 있는데, 유튜브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분들이 비주얼노벨 시나리오를 써달라고 요청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작품이 있다면?


제 필명 ‘다히미아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의 추리미스터리 작가 5명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습니다. 다카노 가즈아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아야츠지 유키토, 기시 유스케. 이 5명 중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기시 유스케, 그의 대표작 『악의 교전』 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애정 하는 작품은?


라이트 노벨 『에덴 알고리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든 컨셉(해커, 이능배틀, 과학, 인공지능, 세계관, 미스터리, 판타지, 모에 요소 등)이 전부 들어있는데 1권 같은 경우는 출판하기 위해 8번 이상 수정을 거칠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출판을 위해 5군데에 투고도 해보고 공모전도 3번이나 치렀는데, 어느 출판사에서도 받아주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후회 없는 작품을 쓸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고, 영원히 간직할 생각입니다.

 

스토리의 영감이 작품이 되기까지 창작 과정은?


대부분의 작품을 머릿속에 그려진 한 폭의 그림으로 시작합니다. 어떤 장면이 될 수도 있고 상황이 될 수도 있는데 그림이 한 번 그려지면, 거기서부터 컨셉과 캐릭터를 정하기 시작합니다. 작가마다 글 쓰는 방법도 천차만별일텐데 저 같은 경우는 기획서를 만들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오로지 첫 시작과 마지막 엔딩만을 생각합니다. 대략적인 캐릭터와 컨셉만 떠오르면, 쓰면서 스토리를 만들어갑니다. 주인공이 목표로 하는 엔딩만 생각하며 쓰면, 스토리는 저절로 나오기 때문이죠. 스토리를 쓰다보면 세계관이 만들어지고, 작은 에피소드들도 가지를 뻗듯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작가의 몰입도입니다. 기획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너무 철저하면, 처음 쓰려고 했던 느낌이 사라지고 말더라고요. 그 순간부터 억지로 쓰게 되고, 억지로 쓰면 작품에 애정을 가질 수 없겠죠. 작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스토리라는 것은 작가의 열정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글을 쓰면서, 처음 가졌던 열정과 무한한 아이디어가 끊어지지 않게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써지는 스토리,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있나?


과학 혹은 추리를 기반으로 쓰는 스토리가 가장 잘 써지는 것 같습니다. 제 작품의 특징이 치밀함인데 스토리가 어려워지기도 하지만 그 스토리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과학이 베이스가 된 소설을 좋아하는 건 취향인 거 같은데, 어릴 때부터 과학자이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과학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이세계보단 미래세계를 좋아하는 느낌이죠. 좋아하는 스토리가 있다면, 생존물입니다.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게임 등. 가혹한 환경 속에서 혹은 정밀한 법칙 속에서 살아남는 이야기에 매력을 많이 느낍니다. 이런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기시 유스케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작품을 잘 쓰기 위해 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음악을 듣는 것입니다. 작품을 쓰기 전에, 그 작품에 어울리는 혹은 연상이 잘되는 분위기의 곡을 골라냅니다. 그리고 각각의 음악들을 장면, 파트, 캐릭터에 따라 분류해놓죠. 일종의 OST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상황 설정에 맞는 곡을 번갈아 들으며 감정을 이입합니다. 글을 쓸 때 음악의 가사를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가사라는 건 함축적인 의미의 ‘시’이기 때문에, 가사의 의미를 저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풀어내서, 대사나 지문, 에피소드를 쓸 때가 종종 있어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 때는 간단하게 인터넷 사전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이라든지, 과학잡지, 각종 다큐 프로그램을 참고할 때가 많습니다.

 

라이트 노벨 쓰기의 즐거움과 어려움은?


라이트노벨은 어느 장르로 분류하기가 애매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모든 장르를 포섭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장르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상상과 열정만 있다면 즐겁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부분 때문에 라이트노벨을 즐겁게 쓰는 거 같고요. 어려운 점이라면, 정체성인 것 같습니다. 라이트노벨은 한국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그 말대로 한국 라이트노벨은 일본 라이트노벨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상업성이 좋은 웹소설로 전향하는 작가님들이 많고, 출판사도 그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과연 라이트노벨을 계속 쓰는 것이 맞는지 고민도 했지만 결론은 계속 쓰자는 것입니다. 제가 글에서 얻은 것이 돈이 아닌 치유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업성도 고려해야 되고 배워야 할 부분도 많지만, 근본적으로 저는 즐거운 글을 쓰기 위해 있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라이트 노벨 작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전해 줄 팁이 있다면?


글을 쓰는 정체성이 흔들리면, 자신을 점점 의심하게 됩니다. 심해지면 글을 쓸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죠. 좋아하는 글을 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글로 옮겨주세요. 그 글을 쓰고 싶어서 자다가도 깰 정도로. 그러한 열정을 갖고 달리신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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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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