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의 기준, ‘허영만의 3천만원’ 자문단에게 배우다
<허영만의 3천만원> 자문단 5인과의 만남 자기만의 원칙을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항상 옆집 사람이 벌면 따라 사고 싶어 하는데, 그렇게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전업투자자로 종일 주식 종목을 회전할 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질 때 사야 해요. (2018. 05. 15)
<채널예스>에서 매주 화요일 선보이는 <허영만의 3천만원>에서는 자문단의 숨가쁜 매매를 대화 형식으로 보여준다. 자연히 자문단의 특징이 드러나는데, 하웅과 이성호가 주로 단기간 매매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면, 최준철과 쿼터백 투자자문은 상대적으로 장기간 종목을 보유한다.
5월 3일, 삼성타운금융센터에서 열린 <허영만의 3천만원> 자문단과의 만남에서 각자의 특징은 더욱 두드러졌다. 모멘텀을 볼 것이냐, 잠재적인 기업의 가치를 볼 것인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식을 주로 거래할 것이냐 등 투자 방법은 제각각이었지만, 자문단은 입을 모아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그 안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주식에 투자하는 독자들이 참가하면서 질문이 쌓이기도 했다. 자문단은 매도는 어떤 때 해야 하는지, 주식을 하면서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가치 투자에서 오너리스크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등에 답변하면서 주식투자를 바라보는 통찰을 제시했다.
투자 종목을 고르는 기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종목을 고르시나요?
이성호 : 투자 방법을 크게 나눠서 기술적 분석과 가치 분석 두 가지로 봅니다. 또한 기술적 분석은 지표에 의해 다루느냐, 매매 기술로 다루느냐로 나눌 수 있어요. 고점, 중점, 저점 투자로 어느 때 주로 투자하는지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요. 자기 기준을 누가 정해주지는 못합니다. 자기 성향에 맞는 원칙을 만들고 그걸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 그것이 곧 성공투자자죠. 어떤 사람은 수익률이 200%인데 저 사람은 300%다, 그럼 후자가 더 고수인 게 아니라 그냥 수익률을 좀 더 올린 사람인 거예요. 자기 기준의 융통성이 클수록 손절도 잘 하셔야 합니다. 어떤 기준에 의해 골랐는데 회사의 여건이나 대외적 환경은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를 염두에 두고 원칙으로 만들어서 지키는 거죠.
하웅 : 저는 재무제표를 거의 안 봅니다. 그 회사가 돈을 버냐 안 버냐만 안 채로 단기매매를 주로 하고 있어요. 누구나 알고 있는 종목으로, 거래량보다 거래 대금을 더 중시하고 매매하는 편입니다. 항상 현재 장에서 누구나 관심을 가진 종목 위주로 하고 있어요. 단기나 장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성호 : 비트코인이 2000만 원 넘었을 때 사람들이 항상 저한테 비트코인 어떠냐고 물어봤었어요. 그럼 제가 항상 누구나 사고 싶을 때는 위험한 장이라고 말했거든요. 하웅 님은 전문가고 숙달되어 있으니까 가능한 거고, 누구나 관심을 가질 때는 고점일 확률이 높아요. 비트코인의 가치를 판단하지 못하지만, 가장 큰 악재는 가격이 단기간 급등했다는 거였죠. 그 말은 곧 어떤 악재로도 급락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사람들은 항상 옆집 사람이 벌면 따라 사고 싶어 하는데, 그렇게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전업투자자로 종일 주식 종목을 회전할 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질 때 사야 해요.
쿼터백은 AI인데, 어떻게 글로벌 정세를 반영해서 투자 대상을 찾나요?
쿼터백 : 기본적으로 쿼터백은 어떤 정치적 결과물을 예측하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나 브렉시트 등 정치적으로 굵직한 이벤트를 예측한다기보다 첫 번째로는 데이터로 보이는 지역별 경기 또는 이익 전망을 봅니다. 경기는 Top-down 방식(위에서 아래로 보는 데이터 접근 방식)으로 보고, 두 번째는 국가별 이익의 전망치를 봅니다.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주식이 움직이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술적 요인도 결합해서 크게 틀리지 않는 투자를 지향합니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투자 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낮추는 데 집중합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위험성을 낮추려고 분산투자를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서로 다른 방법, 정답은 없다
주식투자에서 개인 투자자가 지켜야 할 원칙은 무엇일까요?
최준철 : 가치투자는 기본적으로 낮은 리스크를 확보한 상태에서 적정한 수익성을 추구하는 행위입니다. 돈을 많이 벌겠다 보다 돈을 벌긴 벌되 위험을 최대한 낮은 상태로 가고 싶다는 거죠. 데이 트레이더 분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보유 기간을 짧게 가져간다면, 저희는 반대로 시간을 길게 늘이면 리스크는 줄어들고 예측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목적은 같지만 리스크 줄이는 방법에서 갈래가 갈라지는 거죠. 가치투자의 기본적 전제는, 주식을 기업의 소유권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소유권 가치가 장기적으로 높아지는 주식을 찾으려고 하고,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 분석을 통해 기업가치를 판단합니다. 두 번째로 주가는 얼마든지 기업 가치와 괴리될 수 있습니다. 단기 주가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2, 3년 길게 보면 어느 정도 주가가 가치에 수렴한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돈을 최소로 잃을 방법은 가격입니다. 집으로 예를 들면 파이프가 터질 수도 있고, 여러 악재가 생길 수 있는데 가치보다 싸게 깎아서 사는 행위 자체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보험 장치가 됩니다.
하웅 : 앞에 소개해 주신 게 정성적인 투자 방법이긴 하지만 주식의 바닥은 아무도 모릅니다. 아주 싼 주식을 미리 선점에서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누구나 사고 싶어 하는 주식을 과열이 된 상태에서도 들어가 수익을 창출하는 걸 장을 보면서 많이 느낍니다. 단기적인 매매를 하는 입장에서는 한 번 수급이 들어온 종목이 상당히 오래갑니다. 그리고 그 시장의 주도주가 깨지면 시장 자체가 깨지는 경우가 많아요. 삼성전자가 깨지면 전기전자 시장이 무너지듯이 시장주도주 위주의 매매가 약간의 리스크를 감수한다면 고수익 내기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준철 : 누가 맞다 틀리다 보다는 자기가 선택한 전략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수익을 내는 겁니다. 부동산을 예를 들자면 하웅 님은 강남 같이 뜨거운 시장을 조금 더 빨리 찾아 들어가 차익을 얻는 식으로 기밀하게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투자하는 방식이라면, 저는 기본적으로 싸고 남들이 안 찾아보는 곳에서 매력을 느끼는 스타일입니다. 두 물줄기 중 하나를 택하신다고 하면 이 방법이나 저 방법이나 선험적으로 했던 분들을 보시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손절매 방법이 궁금합니다. 매매 스타일에 따라 손절매 방법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최준철 : 매도에서는 세 가지 기준을 잡습니다. 첫 번째는 원래 세웠던 아이디어가 잘 맞아 떨어져서 주가가 가치를 잘 반영해 주었을 때입니다. 두 번째는 아이디어가 틀렸을 때입니다. A라는 방향으로 갈 줄 알았는데 B로 갈 수도 있고, 경영자가 알고 보니 사기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손절매는 기계적으로 몇 퍼센트 빠지면 파는 거라면, 이 방법은 올랐든 떨어지든 처음 투자 아이디어를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연애하다가 헤어진 경우와 비슷한데, 더 매력적인 종목이 나타나면 덜 매력적인 걸 팔 때가 있습니다.
하웅 : 팔 때가 정말 중요합니다. 여러 종목을 가지고 있다가 한 종목에서 벌었던 돈을 다 까먹는 경우를 많이 보거든요. 그래서 5% 하락한 정도에서 손절매하는 편이고요. 산 가격보다 내려갔다고 소위 물타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오르면 더 사는 경우는 있어요. 오르고 사면 손해를 보지 않지만 떨어지고 사면 어차피 손해거든요. 추가 매수하는 게 훨씬 낫다고 봅니다.
최준철 : 저는 물타기를 많이 합니다. (웃음) 가장 좋은 매도 전략은 안 팔아도 되는 주식을 사는 것입니다. 14년 동안 들고 있는 주식이 있는데, 그 회사는 한 번도 저에게 실망을 끼친 적이 없어요. 주가가 좋지 않을 때는 자사주매입이나 배당을 올려주고,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기업 가치가 올라가고요. 이런 종목을 찾고 싶다는 게 투자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가치 투자에서는 경영자의 자질도 중요합니다. 온라인 정보로도 충분히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만한 자료가 많다고 하는데, 오너 리스크는 아무리 공시를 봐도 알 수 없습니다. 경영인의 자질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요?
최준철 : 면접을 예로 들면, 면접자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이 앉혀 놓고 관상이나 느낌으로 좋은 직원을 가려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력서를 보죠. 이제까지 살아온 내용을 다 적고 거기서 보이는 일관성이나 사건 해결의 합리적인 이유를 보는데, 오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회사를 이끌어가면서 내린 의사결정이나 과거 행적을 파악해서 그 사람이 옳은 결정을 하는지, 정통적인 방법이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결정을 내리는 걸 보면서 결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의문을 가지고 인터뷰를 찾아보거나 그 업계 종사자들에게 물어보는 거죠.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싶다면 자신이 몸담은 업계에서 자연스럽게 아는 정보를 활용해서 경영자를 평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말과 기수 중에 말을 더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라, 기본적으로 사업이 좋다고 판단하면 그다음에 기수, 즉 경영인을 보는 편입니다.
테마주를 조심하라
주식에 투자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손실이 날 때마다 밤에 잠도 안 오고 가슴이 두근두근하는데, 하웅 님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지 궁금합니다.
하웅 : 스트레스는 어느 직업이나 있죠. 주식은 실시간으로 금전이 수백 번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 같긴 해요. 개인적으로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주식을 아는 사람과 이야기해야 빨리 풀리더라고요.
하웅 님과 같이 투자하는 친구는 똑같이 해도 수익이 안 난다고 하셨는데, 왜 수익률 차이가 나는 걸까요?
하웅 : 매매할 때 타이밍의 차이인 것 같아요. 같은 화면을 보는데도 1,2초 타이밍 때문에 안되는 경우가 많고요. 제일 큰 이유는 손절매를 못 하더라고요. 팔 타이밍인데 손을 키보드에 올려놓지도 않아요. 제가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전문가여서 그런 건 아니고, 그 미묘한 차이 때문에 수익에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손절매가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늘 힘듭니다. 고수 소리를 들을 때까지 연습했던 노하우나 시행착오를 공유해주신다면.
하웅 : 단기 매매에서는 기계적으로 게임 한다고 생각하면서 눌러야 합니다. 주가가 5% 떨어지면 이유를 찾기 위해 기사를 보는 게 아니고 그냥 매매 버튼을 누르는 거예요. 그리고 다시 사는 게 나아요. 판 가격보다 높으면 사람들은 그 종목을 사지 않는데, 손절매는 기계적으로 해야 수익을 내는 게 가능합니다.
이성호 : 어떻게 하면 전업투자자로 성공할 수 있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저는 어느 정도 잃어야 피눈물이 날 것 같냐고 금액을 물어봐요. 그 정도 돈을 가지고 손절매를 못해서 실패했다면 완전 가슴에 사무치겠죠. 여기서 못팔면 끝이라는 순간이 오면 저절로 몸에서 반응이 와요. 그런 상황이 오면 안 되겠지만, 한 번 경험하시면 손절매 문제는 없으실 겁니다(웃음).
북미회담 관련해 지금보다 달라질 상황이 있을까요?
하웅 : 정상회담으로 철도 건설 분야 주식이 크게 올랐듯이, 연장선상에서 재료가 한 번 더 남아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정상회담에서 무슨 이야기가 나오면 순식간에 많은 돈이 쏠릴 가능성은 있지만, 그전부터 대북 관련 주식은 많이 움직였어요. 이번에는 트럼프와 2차 회담이 있으니까 재료가 소멸하지 않은 거고, 회담 당일이나 전날 해당 종목에서 꼭지(최고가)가 나올 가능성이 커요. 이번처럼 오를 거라 자신하고 들어갔다가는 꼭지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으니까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쿼터백 : 시장에서는 환율을 보시면 어느 정도 호재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별 소득이 없다고 한다면 그동안 올랐던 많은 테마주는 반대로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상황이고요. 차라리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끝난다는 측면에서 한국 증시를 따라가는 ETF로 투자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최준철 : 바이오주를 보면 이미 암이 정복된 것 같고, 대북 테마주를 보면 이미 통일이 된 것 같아요. 이슈에 따라 오른 주식은 실제로 기다리던 현상이 와도 영향력이 크진 않죠. 저는 남북문제보다 투자자와 동업하는 기업인의 문제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는 게 훨씬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해요. 장사와 상관없이 통일은 잘 되어야 하지만, 직접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주식시장 정상화를 더 중요한 비중으로 보셔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성호 : 최근 테마주 기업은 일부를 제외하고 부실주가 많아요. 실제로 통일이 성사가 된다 해도 혜택이 별로 없을 것 같은 회사 주식도 많이 올랐고요. 장기적으로는 남북이 여러 가지 협력하면서 경제 이득을 취할 수 있겠지만 이미 웬만한 주식은 고평가되었고, 이게 끝나면 ‘모든 사람이 아는 원칙은 원칙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아는 재료는 재료가 아니다’라는 상황이 옵니다.
허영만의 3천만원허영만 저 | 가디언
이제 막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초보 투자자이든, 이미 투자를 시작한 기존 투자자이든, 개미투자자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투자의 지침과 다양한 조언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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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저12,510원(10% + 5%)
『타짜』, 『식객』 등 명작을 탄생시킨 허영만 화백이 다섯 명의 주식투자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실제로 자신의 돈 3천만 원을 투자하면서 일어나는 과정과 결과를 그린 웹툰이다. 개미투자자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투자의 지침과 다양한 조언을 담고 있다. 만화의 형식을 따라 재미있게 읽다 보면,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