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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가수’ 소유의 첫 번째 시도는?

소유 『RE: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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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었다면 보컬리스트로서의 자질을 십분 발휘했을지도 모른다. 욕심이 과했다. (2018. 0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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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을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은 보컬리스트의 기본이다. 「썸」, 「어깨」, 「비가와」 등 지금의 소유를 만든 노래들은 다른 남성 가수와 함께한 듀엣이었기에 그의 파트가 크지 않고 탁월한 보컬 기량 역시 필요로 하지 않아 특유의 허스키하고 잔잔한 목소리가 매력으로 드러날 수 있었다.

 

음반 단위는 단발성 이벤트와 같은 듀엣 싱글과 달리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하나의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씨스타의 멤버가 아닌 ‘솔로 가수’ 소유의 첫 번째 앨범 <Re:Born>은 자신의 역량보다 그 외부의 요소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윤종신이 작곡한 2000년대 한국 발라드의 전형 「너에게 배웠어」나 블루스 리듬에 재지(Jazzy)한 편곡이 돋보이는 「온기가 필요해」는 다소 변곡점이 많은 기승전결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감정의 굴곡이 드러나야 매력적인 곡이지만, 소유는 이를 완벽히 이끌어가지 못한다. 도입부까지만 해도 그의 매력이 십분 드러나나 후렴과 클라이맥스에서 마땅히 터져야 할 감정이 만개하지 못한 채 애매하게 끝나는 감정처리는 이미 백현과 같이 부른 「비가와」에서 보여준 바 있다.

 

「Officially missing you, too」로 인연을 맺은 긱스와 다시 합을 맞춘 「기우는 밤」은 「썸」이 생각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OST를 맡은 혼성 밴드 쿠루리(Quruli)의 부드러운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와 닮은 문문과의 듀엣곡 「일곱 살」은 간결한 반주로 소유의 보컬이 비교적 선명하게 들린다. 솔로 음반에서 누군가와 함께한 트랙이 오히려 두드러지니 아이러니다.

 

그렇다고 그가 솔로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아예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좋은 사람」의 부드러운 관악 사운드와 일본 시티 팝 스타일의 인트로가 선사하는 현대적인 느낌이 가수 특유의 그루브와 어울려 듣기 좋은 울림을 주며 「온기를 부탁해」와 같은 발라드 역시 화려한 편곡에 주도권을 주지 않고 감정을 끌어올리는 힘이 다소 부족할 뿐이지, 시그니처나 다름없는 목소리와 안정적으로 노래를 시작하는 재능은 탁월하다.

 

소유는 자신을 표하기보다는 다른 이를 뒷받침 해주는 데서 가치를 인정받았고 이것은 독으로 작용했다. 본격적인 자립을 위한 앨범에서조차 배경처럼 존재하는 그의 목소리가 안타깝다. 소위 ‘뒷심’이 부족해 아쉽고 그를 드러나게 해주는 곡도 드물어 음반의 정체성을 찾기 쉽지 않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었다면 보컬리스트로서의 자질을 십분 발휘했을지도 모른다. 욕심이 과했다.

 

정연경(digikid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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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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