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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달라지고 뉴스는 변한다

『모바일 터닝시대: 디지털 인류의 뉴스 사용기』 이승현 저자 인터뷰 YTN 10년 차 기자가 들려주는 뉴스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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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콘텐츠에도 방송 리포트나 신문 기사를 만드는 것만큼 동일한 또는 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우리의 모바일 뉴스 콘텐츠는 스내커블 콘텐츠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트래픽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7.10.27)

 

YTN 이승현 기자.jpeg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세상의 소식을 듣기 위해 TV 앞에 앉아 뉴스 프로그램을 기다렸다. 오늘날 이런 풍경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현대인의 뉴스 소비 방식은 달라졌다. 많은 일을 스마트폰을 통해 처리하는 현대인은 뉴스를 소비하는 일 역시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더 이상 뉴스를 기다리지 않는다. 중요한 뉴스는 우리 손안에 있고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원할 때 그 뉴스를 소비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이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기기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졌다. 모바일 환경은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바야흐로 우리는 모바일 혁명이 불러오는 다양한 변화의 홍수 속, 이른바 ‘모바일 터닝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안부를 주고받고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공중에 풀어놓는다. 즉, 다양한 층위의 뉴스가 시공간의 구애 없이 사람들에게서 소비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바일 환경은 뉴스 소비 방식을 넘어서 언론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뉴스 플랫폼이 등장하고, 스마트폰을 손에 쥔 디지털 인류는 마음만 먹으면 저널리즘을 표방할 수 있게 되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모바일 환경 아래 시시각각 겪고 있는 디지털적인 깨어남, 이른바 ‘디지털 어웨이크닝’을 통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기성 언론사가 아닌 페이스북, 카카오 채널 같은 새로운 뉴스 플랫폼의 등장부터 모바일 혁신의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변화를 꾀하는 언론사들의 노정, 뉴스 소비자들의 저널리즘 참여 활동까지 모바일 혁명이 불러온 뉴스 패러다임 변화의 모든 것이 YTN 디지털뉴스팀장을 지낸 현직 기자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진다.


모바일 혁명에 따른 여러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을 ‘모바일 터닝시대’라고 책에서 명명하고 있는데요, ‘모바일 터닝시대’라는 단어가 나타내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10년 전에는 방송사가 파업을 하면 난리가 났습니다. 뉴스 콘텐츠의 핵심 유통 창구인 방송이 파행되면서 시청자의 정보접근권을 빼앗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17년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KBS와 MBC가 파업을 해도 소비자의 정보접근권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내 손안에서 더 큰 세상을 열어주는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기를 계기로 뉴스 콘텐츠의 소비 창구와 그 방식이 모바일로 터닝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모바일 터닝시대’라는 단어가 오늘날 뉴스 콘텐츠의 유통이 변혁을 거듭하는 이 시기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을 하고 조어(造語)했습니다.

 

일상화된 모바일 환경으로 달라진 뉴스 환경의 대표적인 예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와 같이 달라지고 있는 뉴스 환경을 기성 언론사들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요?

 

먼저, 누구나 원하는 뉴스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소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사이 지구촌 소식이 궁금할 때 더 이상 조간신문을 보거나 TV를 통해 아침 뉴스 프로그램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페이스북이든 트위터든 SNS만 켜면 내가 관심 있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지금 대한민국의 방송사들과 신문사들은 모바일 터닝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언론 종사자는 모바일 플랫폼을 레거시 플랫폼(신문, 방송)이 만든 콘텐츠의 홍보나 유통 다양화 수단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송과 신문이라는 기존 플랫폼이 여전히 핵심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모바일이라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플랫폼으로 생각의 전이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공급자의 인식이 소비자의 행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바일 환경에서 뉴스를 소비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즉, SNS 같은 새로운 미디어에서 뉴스를 접할 때 한 번쯤 고려해볼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SNS를 통해 유통되는 뉴스가 저널리즘의 가치를 담고 있는 콘텐츠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늘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최근 잊을 만하면 이어지는 ‘가짜 뉴스’ 논란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그럴싸한 가짜 뉴스를 만들 수 있고 손쉽게 유통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렇다 보니 뉴스 콘텐츠의 옷을 입고 있지만 알고 보면 거짓 정보인 경우도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레거시 미디어들은 모바일에 걸맞은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동시에 저널리즘의 가치를 담아내야 하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재미를 담보하는 스내커블 콘텐츠(snackable contents)가 아닌 제대로 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지, 지금 이 정보가 정확한 정보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이 책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디지털 어웨이크닝’을 위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디지털 어웨이크닝은 물리적인 노력이라기보다는 인식적인 과정의 결과에 더 가깝습니다.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접하고 느끼면서 겪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과정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디지털 어웨이크닝을 겪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체득 과정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시대적인 트렌드에 뒤쳐질 수도 있는 만큼 일상 속에서의 가벼운 노력들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경우를 보면,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소비할 것인지 아니면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소비할 것인지 등의 개인적 특성에 맞춘 디지털적인 뉴스 소비 습성에 자신을 익숙하게 노출하는 노력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방점은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억지 노력을 통해서 얻기에는 그 변화의 폭과 속도가 넓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시대의 뉴스 환경이 전통 저널리즘의 가치를 어떻게 변화시켰다고 보시나요?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켜나가야 하는 기자로서 앞으로 이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디지털 부문의 실무자로서 일을 하다 보면, 시시각각 모바일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들의 성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모바일 공간의 인기 콘텐츠는 가십성의 성격을 담은 스내커블 콘텐츠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방송사나 신문사들도 소비자들이 이런 콘텐츠를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저널리즘의 가치를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더라도 유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즉, 짧고 자극적이면서 부담이 없는 스내커블 콘텐츠가 인기를 끌다 보니, 트래픽을 고민해야 하는 언론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핵심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담보하는 뉴스 콘텐츠 포맷을 어떻게 다양화하며 소비자의 욕구를 채울 것인가에 맞춰져야 합니다. 분량이 길고 심도 있는 콘텐츠도 모바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방점은 수준 높은 인력이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찍히게 됩니다. 모바일 콘텐츠에도 방송 리포트나 신문 기사를 만드는 것만큼 동일한 또는 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우리의 모바일 뉴스 콘텐츠는 스내커블 콘텐츠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트래픽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언론과 관련된 모바일 환경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특히 뉴스의 역할과 위상은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레거시 미디어들이 모바일 환경에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얼마나 더 비용을 투자할지는 철저히 모바일을 통한 수익화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방송에 집중돼 있는 지금의 광고 수익이 모바일로 넘어오는 속도가 언론사의 모바일 역량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구체적인 시점까지 예단하기는 어려운 모습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레거시 플랫폼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디지털 시프트는 이미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더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뉴스 콘텐츠의 포맷과 제작 또한 지난 수십 년 동안 진행됐던 방송 뉴스 제작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레거시 미디어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뉴스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환경에서, 저널리즘의 전통과 가치를 우선시하는 레거시 미디어의 모바일 뉴스 콘텐츠는 분명한 차이점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점이 경쟁력이 될 것이고, 여기서 레거시 미디어의 위상 역시 재정립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 책의 독자층 가운데 기자 지망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과 같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모바일 환경에서 저널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 그들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지 말씀해주세요.

 

지금이나 10년 전이나 기자 채용 방식에서 언론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틀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논술과 작문 시험을 통해 기본적인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고, 상식 시험을 통해 지식의 정도를 가늠해봅니다. 이런 필기시험 이후에는 신문사와 방송사별로 실무적인 부분을 테스트하게 되죠. 이 같은 채용 방식은 철저히 신문과 방송이라는 레거시 미디어에서 얼마나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모바일 플랫폼에서 일할 수 있는 자질이나 능력은 아직 테스트의 범위에 들어가 있지 않은 셈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채용 방식에 관한 능력을 키우는 것은 기본이고 모바일 터닝시대에 걸맞은 자질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리포트를 쓰는 능력도 키워야 하지만, 이 리포트를 모바일에서 유통한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본인만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특히, 방송기자나 앵커를 꿈꾸는 20대는 대체로 모바일 터닝에 익숙한 세대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는 데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터닝시대 이승현 저 | 한울
“시대가 달라지고 뉴스는 변한다” 현직 기자가 들려주는, 모바일 혁명이 불러온 뉴스 패러다임 변화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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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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