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동에서 제일 예쁜 강아지
예스24 문학 MD 김도훈 토니 가족 이야기
꼬꼬마 토니가 생후 18개월 차 “대방동에서 가장 예쁜 강아지”로 훌쩍 자랐다. (모든 강아지를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가정의 평화와 토니의 행복을 위해 토니는 물론, 모두 그렇다고 믿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쁨 받기를 좋아하는 녀석은 늘 관심이 고프다. (201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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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였다. 강아지와 함께 산다는 게 그리 간단하지 않은 일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오랜 고민 끝에 강아지 ‘식구’를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아기 강아지에게 필요한 물품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생후 45일 즈음 토니가 우리 곁으로 왔다. 손바닥 크기만한 작은 아기 강아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만지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던 첫 만남. 가족들과는 달리 처음으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시작한 나로서는 모든 게 서툴렀다. 그렇게 초보 강아지 동거인의 삶을 시작했다.
토니 첫날
발 만했던 토니
엄마, 형제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오면 좋았을 텐데 예기치 않은 상황 때문에 너무 일찍 엄마의 품을 떠나온 터라 걱정이 앞섰다. 형제 중 가장 튼튼한 녀석이긴 했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사회화 과정이 부족하진 않을지, 행여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진 않을까 걱정이 쌓였지만 밥을 불려서 주면 마치 밥그릇 속으로 들어갈 듯이 먹어 치우는 모습을 보며 조금씩 마음이 놓였다.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주어 고마울 따름이다.
자다 깬 아기 토니
꼬꼬마 토니가 생후 18개월 차 “대방동에서 가장 예쁜 강아지”로 훌쩍 자랐다. (모든 강아지를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가정의 평화와 토니의 행복을 위해 토니는 물론, 모두 그렇다고 믿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쁨 받기를 좋아하는 녀석은 늘 관심이 고프다. 언니는 왜 계속 날 안 보고 태블릿 PC만 보고 있냐고, 오빠는 나랑 안 놀아주고 TV만 보고 있냐고 원망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기 일쑤. 퇴근 후 집에 들어갈 때가 녀석이 하루에 한 번 짖는 시간이다. 어찌나 반가워하는지, 아무리 고되고 힘들어도 반겨주는 녀석 덕분에 빙긋 웃게 된다.
처음으로 기다린다고 앉은 토니
이젠 녀석에게도 나름의 생활 패턴이 생겼다. 그중 하나가 매일 밤 꼭 해야 하는 대방동 순찰. 사람 구경, 차 구경, 지나가는 강아지 구경이 그리 재미있는지, 밤 9시 반이 넘으면 산책갈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안 나가냐고 난리다. 토니도 하루에 한 번은 바깥 구경하고 실컷 킁킁거리게 해줘야겠다고 시작했다가 이제는 하루라도 빠질 수 없는 일상이 됐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매일 강제 산책행. 날씨가 무더워서 동네 한 바퀴를 돌면 땀 범벅이 되지만 오늘 밤에도 함께 길을 나설 예정이다. 토니가 가장 행복해하는 시간이니까. (혹 대방동에서 토니와 마주치면 예쁘다고 말 한마디 정도는 건네주길)
놀아주지도 않는다고 삐친 토니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 누군가가 동물인 경우도 마찬가지. 많은 시간을 함께할수록 서로가 서로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토니와 함께 하면서 우리 가족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때론 토니 때문에 힘든 일도 있지만 함께 있기에 누리는 기쁨과 행복이 더욱 크다. 서로로 인해 즐거워하고 힘이 되고 때론 마음 아파하고 걱정하는 관계. 그렇게 토니와 우리는 ‘가족’이 됐다. 함께 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서로에게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되어 갈 거다.
고성방가를 즐기는 딴따라 인생.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