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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의 실체를 벗기는 가장 지적인 탐험

『게놈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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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에게서 콩이 나고 사람에게서 사람이 태어나는 이 단순하고도 놀라운 유전의 역사, 특히 최근 100년간 지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한 유전의 신비를 탐험하는 그래픽 노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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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식물이 무구한 세대가 흐르는 동안 절대 변치 않고 이어진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이런 놀라운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묻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도대체 어떻게 하나의 세포가 부모의 전체 모습을 충실하게 재생산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유전자의 실체를 벗기는 가장 지적인 탐험 『게놈 익스프레스』의 담당 편집자 박지혜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문장은 독일의 진화 생물학자 아우구스트 바이스만이 한 이야기입니다. 바이스만은 유전형질은 배우자의 생식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수정을 통해서만 유전된다는 것을 입증한 학자입니다. 한마디로 부모의 성적 결합을 통해서 탄생한 자녀에게서만 부모를 닮은 외적 모습이 유전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한 것이지요. 지금에야 너무나 당연한 소리 같지만, 한때 ‘기린이 나뭇잎을 따먹기 위해 계속해서 목을 길게 빼는 노력을 거듭하자 그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에서 점점 더 목이 긴 기린이 태어나게 되었다’라는 용불용설이 유전과 진화의 강력한 학설로 받아들여지던 것을 생각하면, 바이스만의 학설은 인류 인식의 지평을 넓힌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스만이 용불용설을 비판할 당시가 1889년의 일이니, 인간이 유전의 신비를 제대로 파악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20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말을 달리 해석하자면, 그만큼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생명체를 복제할 만큼 눈부신 발견과 발전을 이루었다는 말도 되지요. 『게놈 익스프레스』는 콩에게서 콩이 나고 사람에게서 사람이 태어나는 이 단순하고도 놀라운 유전의 역사, 특히 최근 100년간 지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한 유전의 신비를 탐험하는 그래픽 노블입니다.


이 책을 이야기하면서 책의 저자인 조진호 선생님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모든 책들이 그러하지만, 『게놈 익스프레스』는 조진호 선생님의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도서입니다. 조진호 선생님은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로, 2012년 『어메이징 그래비티』가 세상에 나왔을 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첫 책 『어메이징 그래비티』는 2012년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하고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가 선정하는 ‘올해의 과학책’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그림을 그리면서 제대로 된 휴일도 없이 원고를 완성했던 저자 조진호 선생님은 마치 보상이라도 받듯 크고 작은 출판상을 수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강연과 전시로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당연한 귀결로 과학계가 신뢰하고 기대하는 저자군에 속하게 되었지요. 그 기대와 찬사 속에서 4년 만에 탄생한 것이 『게놈 익스프레스』입니다. 지난 도서가 과학 교양만화로서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도서는 그래픽노블로서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 스토리와 캐릭터가 주는 재미는 늘었고 과학철학의 분야에서 다뤄지는 깊이 있는 문제제기도 가미되었습니다.


전공자가 아닌 제가 책의 편집을 진행하며 가장 흥미롭게 여겼던 점은 바로 ‘실패’였습니다. ‘과학’이라고 하면 천재적이고 입지전적인 누군가가 등장해 비상한 가설과 완벽한 증명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할 만한 이론을 내놓게 되고, 이를 통해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일이라고 어렴풋이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게놈 익스프레스』에는 유전의 신비를 밝혀내고자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이 실패의 역사를 써내려갔는지가 숨가쁘게 등장합니다. 실패 이후에 또 다시 실패, 그 이후에 그보다 더 큰 실패가 이어지고 말지요. 그러나 이 실패의 역사 끝에 결국, 그 실패를 딛고 더 혁신적이고 진리에 가까운 이론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가 현재에 알고 있는 세계 역시 완벽하게 진리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안도하고 있는 과학의 범주에서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이상, 또 다른 진리에 가까워질 수는 없겠지요. 『게놈 익스프레스』는 멘델과 슈뢰딩거, 모건과 왓슨, 크릭 등 유전자의 진리를 밝혀낸 위대한 실패자들의 도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원고를 읽고 나서 세계가 넓어지는 감동을 느꼈고, 독자들 역시 그러하리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홍성욱, 이정모, 김우재, 하리하라 선생님 등 한국 과학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학자들이 열렬히 추천한 도서입니다. 마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10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했으니, 꼭 한 권 읽어보시기를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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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행위를 하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금 한창 밤꽃이 흐드러지게 필 시기인데요, 일부러 꽃 향기를 맡으러 나갈 필요가 없어요. 그냥 스스로 '탈, 탈, 탈, 탈' 이렇게 발전기를 돌리면 꽃망울이 팍 터지듯 밤꽃 향이 피어오르는 겁니다. 남자의 몸이 얼마나 신비롭습니까. 발전기를 돌리면 꽃이 피는 거예요. 제가 아는 분 중에 우주비행사가 되려는 분이 있는데요. 제 꿈도 비슷해요. 우주에 나가 보는 겁니다. 저기 우주에 나가서 자위행위를 해 보는 거예요. 중력이 없으니까 엄청 힘들겠죠? 정액도 터져 나오기 힘들겠죠? 무지하게 궁금합니다. 나중에 펀딩을 좀 받아 봐야겠어요. '우주자위행위발전소'를 만들어서 제가 꼭 해 볼 겁니다. 그 전에 하는 건 다 무효예요. 제가 침 발라 놨어요. 여러분이 증인이 되는 겁니다. 아셨죠?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랑은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아, 진짜 명언입니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이면 이 말에 동의할 거예요. 왜 같은 곳을 바라보는가. 마주 앉아서 얼굴 보는 게 지겹기 때문이죠. 서로 얼굴을 계속 보다 보면 싫증이 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같은 곳을 보게 되는 겁니다. 섹스를 할 때도 나이가 들수록 뒤로 하는 걸 좋아하게 되는 겁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잖아요. 지금 커플들이 나란히 앉아서 제 얼굴을 바라보는 것. 이게 사랑입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웃잖아요. 제가 무대를 끝내고 들어가도 여러분은 텅 빈 무대를 계속 보세요. 같은 곳을 보는 게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 많이들 나누시고요, 아까 이름이 뭐였죠? 강차연 씨였나요? 깊은 사랑 나누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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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담이다』 (김중혁/민음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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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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