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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다

『미국의 부활』 김영철 PD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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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리드하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맨 먼저 생산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중진국까지 올라선 방법으로 세계 일류 국가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부활_김영철 저자 사진.jpg

 

KBS 신년 특별기획으로 방송한 3부작 다큐멘터리 <미국의 부활>이 단행본으로 나왔다. 미국은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벗어나 과학기술이 이끄는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제조업을 강화해 경제 최강국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했다. 다큐멘터리와 책에서는 미국 경제가 부활한 이유를 ‘첨단산업’, ‘제조업 부활’, ‘셰일혁명’이라는 3가지 프레임으로 분석했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사람들은 미국의 시대가 저물어간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은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첨단기술을 산업에 융합시켜 세계 경제와 산업 패러다임을 재편해내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KBS 기획제작국 김영철 PD는 이런 미국 경제의 움직임을 보며 미국이 첨단산업을 주도하는 비밀은 무엇인지 파헤치고자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방송과 책 제목이 『미국의 부활』인데요. 중국이 성장이 위협적이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미국이 패권국의 자리에서 물러난 적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제목을 정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미국이 영국을 이어 패권국에 오른 것은 2차 대전 이후였습니다. 그 후 줄곧 정치, 군사, 경제, 문화면에서 세계 패권국의 자리를 놓쳐 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서서히 힘을 잃으면서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비아냥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2008년 말 세계 경제를 파탄으로 이끈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사람들은 미국의 유일 패권국 지위에 더욱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부상과는 별개로 세계 패권국을 둘러싼 헤게모니의 변화를 의미하는 사건이었던 셈이죠. 그러나 이대로 끝날 줄 알았던 미국의 시대는 금융위기 후 제조업의 부활과 셰일 혁명, 첨단 기술을 주도하며 다시 한 번 부활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대두되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를 말하기 위해 미국의 부활이라는 타이틀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참고사진2_미국 재정수지 추이 그래프.jpg

 

책에서는 미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패권을 첨단산업, 제조업 부활, 셰일혁명 이 3가지 프레임으로 분석하셨는데요. 저성장, 내수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보시나요?


한국 전쟁 이후 우리 경제는 정부의 강력한 경제 계획과 자원 배분, 국민들의 성실성과 할 수 있다는 의지가 합쳐지면서 세계 경제사에서 손꼽히는 고속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선진국들의 일류 제품과 기술을 모방하고 재창조해서 조선, 철강, IT,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쌓아 왔는데요. 이제는 우리가 세계를 리드하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맨 먼저 생산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중진국까지 올라선 방법으로 세계 일류 국가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금융위기를 거치며 금융 산업 위주의 성장이 무너졌을 때 얼마나 취약한 지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실속 있는 제조업으로의 회귀, 미래를 주도하는 첨단 제조업으로의 투자와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도 개발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꿔서 이제 새로운 경제 체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공상영화 속 상황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지금 현재 미국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현장을 취재하실 때 부러웠던 부분이 있으셨나요?


정부가 커다란 밑그림을 제시하면서 민간부문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작동해서 첨단기술과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미국식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시스템,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 등이 바탕이 되어서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이 나오고 있다고 봅니다. 실패해도 펀딩을 해주는 후원자들이 있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안정된 직장보다는 미래를 선도할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미국의 미래는 밝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경제와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를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4차 산업 혁명은 ICT(정보통신기술)를 제조업에 접목해 혁신을 이루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제조업의 변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구글, 애플, GE, 우버 등 미국 기업들이 4차 산업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사실 갑자기 이들이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다기보다는 미국 산업계의 역사와 전통, 미국 사람들의 의식이 바탕이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리콘벨리로 대표되는 스타트업 양성 시스템, 비좁은 차고에서라도 창업하는 기업가 정신이 쭉 이어지며 4차 혁명을 이끌게 된 것이죠. 또한 창의적인 생각을 중요시하고 실용적인 연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미국 대학의 교육 시스템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이 흥미로웠는데요. 왜 미국은 제조업을 선택했나요? 그리고 미국 제조업 부활이 우리나라엔 어떤 영향을 줄 거라 보셨나요?


2008년 금융위기는 탐욕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월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금융 위주의 성장은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 전반을 위기로 빠뜨렸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미국 정부는 제조업 중심으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됩니다. 사실 중소기업과 제조업이 탄탄한 독일 경제는 금융위기 때도 큰 피해가 없었는데, 이런 점이 미국의 제조업 육성정책을 가져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연관 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기도 하지요. 신자유주의 바람 이후 영미계 금융자본의 논리가 지배해온 한국경제도 이제 내실 있는 제조업 위주의 성장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오바마 리더십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한 나라의 지도자가 그 나라의 경제 변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도 읽혔습니다.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에겐 어떤 리더가 필요하다 보시나요?


미국이 금융위기를 극복한 이유를 설명할 때 오바마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바마는 특정 자본가 계층이 아닌 대다수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제조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는데 그게 주효했습니다. 또한 금융회사와 자동차 산업에 대한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은 사회주의로 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미국 경제를 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냈습니다. 우리 경제도 지금 구조적이고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를 해쳐나가기 위해서는 경제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개발시대의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반대 정당이나 노조와도 대화하고 설득할 수 있는 포용적인 리더십이 필요하고,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리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셰일혁명으로 미국은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에너지를 확보했다고 하는데요. 셰일혁명으로 미국이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무엇인가요?


셰일 오일과 셰일 가스의 생산으로 이제 미국은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수출을 하게 되었으니 수입하는데 쓰던 엄청난 돈을 절약해서 첨단 기술 육성과 국민 복지 등 다른 부문에 쓸 수 있게 된 것이죠.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도 이제 서서히 흑자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빚쟁이에서 채권국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고, 값싼 연료와 전기를 얻게 된 미국의 산업계 전반이 원가 절감의 혜택을 보고 있으며, 에너지 비용을 줄인 가계 부문도 여력이 생겨서 소비를 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 경제 전반이 나아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참고사진1_미국원유생산량.jpg

 

마지막으로 독자들이 『미국의 부활』을 읽고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시나요?


영원한 강자는 없다, 그리고 강자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셈이죠. 미국이 한 세기동안 누려왔던 패권국의 지위는 그들이 노력했기 때문에 얻어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지도자와 정치권, 산업계와 국민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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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활 KBS 미국의 부활 제작팀 저 | 가나출판사
『미국의 부활』은 화제가 되었던 3부작 다큐멘터리 <미국의 부활>을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미국은 최악의 경기 침체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벗어나 과학기술이 이끄는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고, 제조업 강화를 통한 국내 경기 활성화에 성공하여 경제 최강국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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