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하게 보더라도 여전히 사람을 믿어야
『essay S 에스』 강원구 작가
감상적인 문체로 사람, 사랑, 관계 그리고 종국적으로는 인생을 쓴 책이 나왔다. 강원구 작가의 『essay S 에스』다. 제목에 쓰인 S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지는데, 저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그가 가리킨 ‘S’는 사람, 삶, 사랑, 식구, 시간이다. 『essay S 에스』의 매력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글을 담았다는 점이다. 휘황찬란한 성공 이야기나, 고통과 고난으로 점철된 시련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을 기록했다.
제목이 ‘essay S’인데요. ‘S’에 담긴 의미를 말씀해주세요.
책의 주제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사람, 삶, 사랑, 식구, 시간인데요. 발음상 시옷 발음과 S가 유사하게 느껴져서 S이기두 하구요. 다른 의미로는 그 다섯 가지 주제들에 관한 저만의 비밀(secret)을 덤덤하게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멀리, 너무 높이 보는 것에만 익숙해진 나머지 나의 1미터 안에 있는 진정 사랑스러운 것들을 잊고 지내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보자(see)는 의미를 갖는 s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누구나 문학소년일 때가 있지요. 저 역시 그랬고요. 고등학교 시절 같이 글 쓰던 선후배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문학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나이 들면서 더 늦기 전에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 듯 합니다. 마흔이 되어서야 용기를 내기 시작했고 이제 두 번째 발을 내디딘 셈입니다. 간결하면서도 담백한 문체를 좋아합니다. 가장 쉬운 말로 가장 어려운 주제를 담보해내는 게 목표이기도 합니다.
‘essay S’는 어떤 시기에 어떤 감성으로 쓴 글이 모인 책인지 궁금합니다. 서문에서는 삐딱하게 바라보고자 했다고 했는데요. 이 부분에 관해 좀 더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첫 책을 낸 후 꾸준히 써왔던 글들입니다. 그러니까 최근 5년간의 글을 모았습니다. 어떤 감성이라기보다는 저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아집이나 고집이 아닌 이런 시선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삐딱하다는 바라보자는 의미는 이런 거였습니다. 세상은 점점 척박해지는데 시중에 나온 책들은 자꾸만 세상은 아름다운 거라고, 힘을 내라고, 긍정이 좋은 거라고 말하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 그런 부분이 존재합니다만 실제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뭐 이러자 저러자 하는 말보다는 난 이렇게 삐딱하게도 보이는데 당신은 어떤가요? 하고 묻는 심정이지요. 오롯이 자신만의 몫으로 세상을 좀 다르게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happy things’를 비롯해 이 책을 보니 여행, 술, 사람, 사랑, 글, 비오는 날 등을 좋아하시는 듯합니다. 이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서로 우열을 가리기는 없지만 궁극엔 사람인 거지요. 여행이 좋은 이유도 사람과 함께하고 그곳에서 사람을 만나기 때문이고, 술과 사랑, 글, 비 오는 날 모두가 사람과 함께이니까요.때론 상처 주고 할퀴기도 하지만 어루만져주고 위로해주는 것도 결국 사람이었으니까요. 여전히 사람을 믿습니다. 그리고 좋아하고요.
결국 이 책은 인생에 관한 글인데요. 선생님의 인생관을 한 문단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재미있게 살자'가 제 인생관입니다. 아무리 좋은 조건과 명예가 있을지라도 재미없으면 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악조건일지라도 재미있다면 망설이지 않는 편입니다. 이런 탓에 아내와 가족은 안정적이지 못하겠지만 때론 이런 이유로 함께 즐기는 여유도 있습니다. 다만 그 재미들이 가치를 담보할 때 진정한 의미의 재미를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조용한 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계시다고 하셨는데요. 이 책을 보고 작가님을 향한 궁금증이 생겨 카페를 찾고 싶은 독자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카페 이름과 주소를 공개해주실 수 있나요.
어린 날 소풍가면 보물찾기를 하곤 했는데요. 제가 하는 카페에 오는 것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보물이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알고 보면 강동구청 역 4번 출구에서 200미터도 채 되지 않지만 뒷골목에 자리하다 보니 여전히 헤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도 인내를 갖고 찾아오시면 감사한 일이지요. 카페 이름은 '나무처럼'이고요. 주소는 송파구 풍납동 503-4번지입니다.
세번째로 준비하는 책은 어떤 책인가요?
이번 책까지 두 권 모두 에세이였습니다. 향후 에세이는 5년쯤이나 십 년쯤 지나야 또 쓸 거 같고요. 세 번째 책은 '거울'에 관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일도 알 수 없는 인생인지라 어떤 변수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거울'에 관하여 재미난 이야기를 펼치고 싶습니다.
essay S 에스 강원구 저 | 별글
누구나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쓴, 마치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한 에세이집 《S》. 이 책은 어느 페이지에서도 “억지로라도 힘을 내라”, “내일은 분명 지금보다 행복할 거야”라는 식의 섣부른 위로나 조언 따위를 하지 않는다. 그저 저자가 살아온 삶의 시간과 경험을 덤덤한 시선으로 써내려간 이야기다. 인스턴트처럼 자극적인 책 사이에서 집 밥처럼 따뜻하고 건강한 이야기만 조곤조곤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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