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제라도 3D 프린팅 산업 따라잡아야
『3D 프린팅 스타트업』 김영준
세계적인 장난감 제조 회사 레고는 3 D 프린터를 이용해 가정에서 레고를 제작할 수 있는 패브리카토(faBrickato)라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3D 프린터의 보편화에 대비한다는 취지다. 이렇듯 3D 프린터는 앞으로 더욱 더 우리 삶에 깊숙이 개입할 전망이다.
2014년 12월 미국의 로컬모터스는 3D 프린팅으로 만든 전기 자동차 스트라티(Strati)를 공개했다. 차체를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4시간에 불과하다. 이렇게 제작 시간을 단축한 것은 기존 자동차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인 덕택이다. 스트라티는 1년 안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3D 프린터가 만들 수 있는 것은 차뿐만이 아니다. 피규어에서부터 총, 로봇팔 등 그 목록은 끝이 없다. 이렇다 보니 일반인에게 3D 프린터는 마법을 부리는 기계같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고자 오랫동안 3D 프린팅 기술에 관심을 가져온 김영준 한국3D프린팅비지니스코칭센터 대표가 『3D 프린팅 스타트업』을 썼다.
3D 프린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는 아니다. 여전히 산업용 3D 프린터는 수천만 원이 넘어가고 유지 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 개인용 3D 프린터는 저렴한 대신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사용자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무엇을 만들 것인지에 관해 비전이 없다면, 3D 프린터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이 책은 3D 프린팅 산업의 현황과 트렌드 등을 소개하고, 개인이 창업할 때 알아야 할 점 등을 알려준다.
3D 프린터에 대한 책을 쓸 정도로 몰입하시게 된 개인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3D 프린터는 시제품 제작 등에 사용되는 중요 도구 중의 하나입니다. 신제품 아이디어 창출, 설계, 개발을 18년 넘게 해 온 저로서는 사실 ‘3D 프린터’에 대한 아무 감흥이 없었습니다. 심하게 표현하면 나무를 자를 때 필요한 도구가 ‘톱’인 것처럼,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현물로 구현하는 도구 중 하나로 여기고 지내 왔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계기로 강의를 의뢰받았습니다. 소상공인 CEO를 대상으로 3D 프린팅에 관해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아는 내용을 준비해서 강의를 갔는데, 강의에 참석하신 분들의 집중도와 열의에 깜짝 놀랐습니다. 모두들 이미 중소/중견 기업의 CEO이건만 자신의 분야에 응용하려는 의지가 정말 강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와 인터넷을 뒤져보고 자료도 찾아보니 너무나 허황되고 비현실적인 이야기와 현실적인 이야기를 혼재해 놓은 정보들이 정말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또한 강의를 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의 강사들이 3D프린터와 직간접 관련이 없는 분들이 강의를 한다는 것을 보고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이에 3D 프린터를 활용하시는 분들께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책을 쓰기로 했습니다.
한국에도 3D 프린터에 관한 책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3D 프린팅 스타트업』은 어떤 부분을 특히 중점적으로 다루셨나요.
제 책은 3D프린터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책들은 3D프린터가 ‘3차 산업 혁명을 일으킨다.’, ‘수평적 협업 시대를 연다.’는 등 막연한 구호를 외치거나, 3D 프린팅 산업의 현황을 나열해 놓았거나, 3D 모델링 하는 방법, 3D프린터 사용 방법, 3D프린팅 노하우을 알려주는 책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3D프린팅의 한계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고 또한 사용법 위주의 책이었습니다. 실제 오프라인 교육에서도 강사의 대부분이 시중에 나와 있는 책과 유사한 내용으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와 3D프린팅, 3D모델링, 후가공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 교육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책과 교육이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3D프린터가 비즈니스적으로 왜 중요한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향후 실질적인 전망은 어떤지에 관해 다루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제 책은 앞서 언급한 부분에 중점을 두어 실제 사례 중심으로 집필하였습니다.
얼마 전에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자동차가 화제가 되었는데요. 그렇다 보니 일반인은 3D 프린터라면 뭐라도 뚝딱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3D 프린터를 다루기 위해서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우선 제 책을 읽으시면 3D 프린팅에 대한 올바른 비전을 수립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막연한 환상도 아니고 실질적인 미래상과 창업 사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D프린팅을 아예 모르시는 일반인들은 막연하게 어려운 기술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한 이미 3D프린팅 교육을 받으신 분들 중에 상당수가 3D 프린팅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제대로 된 활용법과 비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죠.
3D프린터를 일상으로 접해온 전문가들은 3D프린터에 대해 왜들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3D프린터를 바라봅니다. 3D프린터에 대해 잘 모르시는 일반인이든, 이미 교육을 받으시고 활용하지 못해 쳐다도 보지 않는 분이든, 3D프린터에 아무 감흥이 없는 전문가이든 제 책을 통해 3D프린팅에 대해 올바른 비전을 수립하실 수 있을 겁니다. 회사건 일인기업이건 반드시 필요한 게 비전입니다. 3D프린팅이 왜 중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후에 내 사업과 내 분야에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하는 게 순서입니다. 뜬구름을 잡거나 사용 방법만 알아가지고는 3D프린팅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제 책과 함께 3D프린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수립하시면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가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창업, 하면 생각하는 게 바로 비용인데요. 다른 창업에 비교해서 3D 프린터를 사용하는 창업은 비용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물론 규모 있게 산업용 3D프린터를 갖추어 창업하시면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산업용은 수천만 원 이상입니다. 하지만 작게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 살짝 숟가락 하나 얹는다 생각하고 시작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미 유통업을 하고 계시면 3D프린팅 소재나 프린터 판매 유통도 같이 시작하는 겁니다. 3D프린팅 생태계가 커지고 있음을 염두에 두고 적정 판매처를 하나 둘 확보하는 거죠. 가장 쉬운 예이기에 실제 창업을 한다면 더 깊이 있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이미 학원을 하고 계시다면 3D프린팅 교육도 검토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는 3D프린팅 교육 받은 학생 수가 10만 명이 넘습니다. 당장 주변에 없다고 등한시하기보다는 앞으로 트렌드가 뭐고 이게 왜 이렇게 이슈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3D프린팅 생태계가 무르익지 않았습니다. 3D프린팅 전반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간단한 교육을 마치고 무작정 3D프린팅 창업으로 올인하는 것은 무모합니다. 소상공인이라면 작게 시작하시고, 이미 기업체를 운영 중이시라면 숟가락 하나 더 올리는 방법에 대해 검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가장 큰 이점은 트렌드이고 생태계가 점점 커진다는 데 있습니다.
한국의 3D 프린터 산업이 다른 나라보다 뒤쳐졌다고 하셨는데요. 지금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앞으로는 3D 프린터 산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우리나라가 FAST FALLOW가 확실히 맞다는 생각이 3D프린팅 산업에서도 증명되었습니다. 경기가 점점 안 좋다 보니, 소상공인은 확신이 서는 사업에만 투자하고, 기업들은 이미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데 몰두합니다. 불확실한 곳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하지만 3D프린팅을 도구로서 아주 잘 활용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FDM 3D프린터 특허가 풀리자 곧바로 오픈소스를 이용한 3D프린터 제작과 판매가 활성화되었습니다.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여겨지면 누군가 하지 않았더라도 먼저 도전하는 문화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해외는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더라도 의도가 좋고 결과물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 투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현재의 우리나라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이 바보 취급 받습니다.
물론 막무가내 창업을 부추기는 것은 아닙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제조산업은 국내에서 어렵다는 게 정설처럼 받아 드려지고 있습니다. 중국, 베트남에 밀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하지만 개인용 3D프린터는 현재까지 분명 미국과 유럽의 완승입니다. 이들 국가에서 3D프린터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중국은 이제 막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3D프린팅 산업을 따라잡아야 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더불어 3D프린팅 분야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고부가가치는 산업이 발생해서 생태계를 갖추어 갈 때 발생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맥락으로 접근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즈니스 관점으로 3D 프린팅을 바라본 책이고,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것 이상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십니다. 마케팅, 교육 응용 등 다양한 이야기를 책에서 하셨는데요. 추가로 사례를 들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제 ‘3D 데이터 공유의 시대’가 올 겁니다. 이 말은 제가 지어낸 말입니다. 지금까지 글, 사진, 동영상이 SNS 공유의 핵심이었다면 향후는 SNS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분야까지 포함하여 ‘3D 데이터 공유의 시대’가 올 겁니다. 머지않아 3D 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3D 데이터의 오픈소스화, 3D데이터를 이용한 마켓이 활성화 됩니다. 해외도 ‘3D데이터 공유의 시대’가 완벽히 열린 상태는 아닙니다. 해외도 아직 ‘마케팅’적으로나 ‘3D 데이터의 오픈소스화’ 측면의 접근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3D데이터를 이용한 마켓’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발달해 있습니다. 이는 개인용 3D프린터의 보급이 우리나라보다 많이 앞서 있기에 그렇습니다. 생태계가 우리나라보다 커져있으니 관련 비즈니스가 많은 거죠.
책에 언급이 있습니다만 앞서 말씀하신 ‘3D 데이터의 오픈소스화’는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 OS를 예로 설명하겠습니다. 안드로이드나 iOS 의 소스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신규 어플을 만들면 안드로이드와 iOS를 만든 구글과 애플이 더 큰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과 사진 등을 공유하며 SNS를 즐깁니다. 이는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이 돈을 벌게 해주는 생태계를 말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3D 프린터의 보급으로 인해 3D 데이터를 활발히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큰 생태계입니다. 책에서 사례를 참조하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프린터가 여러가지 방향으로 응용 가능한 도구라는 점을 강조하시고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도출하면 좋을까요?
앞서 유사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자신의 분야에 3D프린팅을 이용하는 게 가장 현명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아직 3D프린팅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기에 이렇게 시도하시면 설사 실패를 하더라도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남들이 다 가는 길로 가면 실패를 해도 얻는 것이 없습니다. 실패를 하라는 뜻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해외에서 3D프린팅 산업이 앞서가는 이유처럼 우리나라도 건전한 도전 문화가 발달해야 되겠습니다. 3D프린팅의 생태계가 무르익지 않은 우리나라이기에 작은 시도라도 신선한 시도를 한다면 그 자체로 마케팅이 됩니다. 충분히 무르익어 출혈 경쟁을 하는 분야보다는 성공 확률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3D프린터를 부담 없이 접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기보다 부담 없이 접하시면 그로부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간단한 교육을 받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스타트업을 하는 것은 사자가 넘실대는 정글로 뛰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3D프린터에 문외한이신 분이라면 체험도 해보시고 만져도 보시면서 접해보십시오. 하나둘 관심을 늘리시다 보면 남들보다 빨리 3D프린팅의 활용을 깨우치실 수 있을 겁니다. 요즘 키덜트들이 많습니다. 프라모델 사서 만들던 분들이 하나둘 3D프린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가 마음껏 형상을 만들 수 있어서입니다. 물론 모델링 등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늘면서 다루기 쉬운 소프트웨어와 무료 공개 3D 데이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단 책을 보시고 3D프린터를 접해보시면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정확히 3D 프린터를 알아가는 길이라고 감히 자부하면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D 프린팅 스타트업김영준 저 | 라온북
이 책은 국내에 출간된 그 어떤 책보다 실용적이다. 3D 프린터 작동 원리부터 아이디어 하나로 10억을 만드는 돈이 되는 스타트업 아이템으로서의 3D 프린팅까지 3D 프린팅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3D 프린팅 스타트업]과 함께 가장 넓고 깊은 블루오션인 3D 프린팅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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