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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행복은 희로애락이 모두 포함된 것
만드는 사람, 쓰는 사람, 읽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책을 만드는 게 목표
고전은 시대에 따라 늘 새롭게 태어난다. 지금 정서에 맞는 동양고전을 만들고 있는 북드라망. 최근에는 읽기에 그치지 않고 낭송을 위한 시리즈까지 만들었다.
2011년 11월에 나온 『갑자서당 : 사주명리 한자교실』을 시작으로 3년째를 맞는 북드라망. 북드라망은 책을 뜻하는 북(book)과 인연의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인드라망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책으로 책과 책이, 책과 사람이, 사람과 사람이 엮일 수 있는 인연의 장을 만들려는 출판사의 지향이 담긴 말이다.
북드라망이 주로 내는 책은 우리 고전이다.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는 북드라망의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낭송Q시리즈를 발간하여, 초기 불교 경전인 『아함경』과 유교의 고전 『논어』『맹자』 등을 현대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발간하고 있다.
북드라망이라는 출판사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정말 좋은 이름인데 한번에 의미를 이해하시는 분도 드물고, 회사 이름을 이야기 할 때 단번에 알아들으시는 분을 만나기도 어렵다. 오죽하면 블로그에 ‘북드라마가 아닙니다, 북드라망입니다!’라는 글까지 올렸겠나. (웃음) 책을 뜻하는 ‘북’(book)과 인연의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인드라망이 합쳐진 말이다. 이 이름은 고미숙 선생님이 지어주셨다.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라는 책에 ‘북-드라망에 접속하라’라는 꼭지가 있다. 거기서 처음 쓰셨는데, 아예 저희에게 출판사 이름으로 선물해 주셨다.
북드라망의 역사, 출판 철학을 간단히 짚어보자.
출간한 책이 북드라망의 역사다. 창립한 지 아직 세 돌이 지나지 않았다. 『갑자서당 : 사주명리 한자교실』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 나온 낭송Q시리즈 동청룡편의 고전들까지 권수로 39권의 책을 냈다. 출판 철학은…… 철학이라고까지 하면 거창한 느낌이 확 들어서 좀 주저하게 된다. 아무튼 우리가 내고 싶은 책은 만드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행복한 책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행복’에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다.
행복을 즐거움이나 쾌락의 동의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상품을 소비하며 얻는 쾌락, 혹은 늘 사랑받는 즐거움, 이런 것은 동양고전적 행복이 아니라고 고미숙 선생님이 말씀했다. 행복은 “희로애락 전부가 다 포함된 것이고, 그것을 주인으로 느끼는 것이다. 잠깐의 쾌락과 즐거움은 (특히 그것이 상품이든 서비스든 소비에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그 뒤에 긴 허무와 한없이 떨어지는 자아존중감을 남길 뿐이다. 그런 게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겪어내는 것. 그런 주체가 쓰고 만들고 읽는 책. 그것이 북드라망이 만들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이다.
대표작을 꼽는다면.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으로 이루어진 ‘동의보감 3부작’, 『갑자서당』, 『절기서당』, 『별자리서당』 등의 ‘서당 시리즈’ 그리고 야심차게 준비한 ‘낭송Q시리즈’ 등이 있다. ‘동의보감 3부작’의 경우는 우선 『동의보감』이 단순한 의학서가 아니라, 삶의 비전을 담은 인문서로 독해한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 몸과 운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도 독자들이 흥미를 느꼈다. 사주명리학에 대한 흥미도 상당하고. ‘서당 시리즈’는 몸을 고치는 ‘의’(醫)와 삶을 변화시키는 기술 ‘역’(易)이 합쳐진 의역학(醫易學)의 기본 개념들을 알려주는 시리즈다. 한자나 절기, 별자리처럼 늘 우리 곁에 있는 것들에 동양적 지혜가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심지어 그걸 응용하시는 분도 있다. 삼계탕집을 하는 독자가 계절에 따라 몸에 좋은 식재료를 달리해서 메뉴를 개발했다. 『절기서당』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더라. ‘낭송Q시리즈’는 예비 대표작이다. 고미숙 선생님이 새로운 ‘독서운동’으로까지 염두에 두시고 기획한 거라, 앞으로 저희의 등과 배를 따습게 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웃음)
기대보다 호응이 덜 했던 책은.
사실 편집자에게는 어떤 책이든 이만하면 됐다, 싶은 책은 없다. (웃음) 하지만 그럼에도 꼽으라면 ‘마이클 시리즈’ 3권(『전습록, 앎은 삶이다』, 『대동서,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 『칼 구스타프 융, 언제나 다시금 새로워지는 삶』)이다. 이 시리즈가 “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깊게, 깊은 것을 유쾌하게”라는 일본의 저명한 작가 이노우에 히사시(井上ひさし) 말처럼 고전을 새롭게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시리즈로 저자들은 물론이고 우리도 공을 들였는데, 기대만큼 호응받진 못했다.
동양 고전에 관한 책을 많이 내고 있다. 이쪽에 관심 가진 계기가 궁금하다. 앞으로 서구 인문사회 책 쪽은 낼 의향이 없는지도 알려 달라.
현대 교육을 받아온 사람이라면 대부분 인문서나 고전이라고 했을 때 ‘서양철학’이나 ‘서양 고전문학’ 쪽 책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나도 역시 그랬다. 우리 고전을 포함해 동양고전은 좀 고리타분하고 뭔가 뒤처져 있고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 엄청난 오해라는 걸 알게 됐다. 우리 고전이 실은 너무너무 재미있고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데다가 새롭기까지 하다는 것을 고미숙 선생님을 통해서 알게 됐다. 『열하일기』나 『동의보감』을 고미숙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들춰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거다. 동양고전처럼 우리 삶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한 책이라면 서구 인문사회 책도 관심이 있고, 앞으로 좋은 원고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미숙 저자와 북드라망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채널예스의 ‘내가 만든 책’에도 밝혔지만 고미숙 선생님과 북드라망 대표님의 인연은 10여 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단순히 친분이나 정으로만 지속된 관계가 아니라 두 분이 함께한 활동이 오늘의 북드라망을 있게 했다. 고미숙 선생님을 고전평론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편집자 시절의 저희 대표님이 편집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대표님이 선생님의 책을 계속 함께 작업하신다. 북드라망이 만들어진 것도 고미숙 선생님께서 인문의역학에 관한 책을 집중해서 출간해 줄 출판사가 있었으면 하시던 바람에 대표님이 의기투합하며 실현된 것이기도 하다.
새롭게 낭송 시리즈를 냈다. 이 시리즈에 많이 공을 들이셨다고 들었다. 어떤 시리즈인가.
낭송시리즈의 정식명칭은 ‘낭송Q시리즈’다. 낭송을 왜 해야 하는지, 낭송이 우리 몸과 삶을 어떻게 좋게 만들어 주는지에 대해 인문의역학의 관점에서 설명해주는 낭송안내서인 고미숙 선생님의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와 함께 동청룡, 남주작, 서백호, 북현무 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양별자리 28수에서 본 따왔기 때문에 각 편에는 각각 7권의 고전 낭송집이 들어 있고, 동청룡에는 목(木)의 기운, 남주작에는 화(火)의 기운, 서백호에는 금(金)의 기운, 북현무에는 수(水)의 기운이 담긴 고전들을 배치했다. 현재까지는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와 동청룡 7권(『낭송 춘향전』, 『낭송 논어/맹자』, 『낭송 아함경』, 『낭송 열자』, 『낭송 열하일기』, 『낭송 동의보감 내경편』)이 출간되었다. 올해 동지(12월 22일)에 남주작 편이, 내년에 서백호와 북현무 편이 출간될 예정이다.
고미숙 선생님께서 강연을 다니시다 보면, 고전을 낭송하라는데 뭘 가지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이 많다고 한다. 그런 분을 포함해서, 누구든 내 몸으로 고전의 좋은 문장들을 새기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마시고 한 권 골라잡아서 낭송하면 된다. ‘낭송’ 하는 방법을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위 QR 코드를 찍어보길 권한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됐다. 독서 풍토가 어떻게 달라질까.
‘독서 풍토’까지는 논할 자신이 없지만 크게 달라질 것이 있을까 싶다. ‘책도 안 사는데 도서관도 안 간다’(한겨레)는 기사가 올라와 있더라. 그런데 ‘책도 사시고, 도서관도 가시는’ 독자분들은 도서정가제 시행 여부에 상관없이 책을 꾸준히 읽어 오신 분일 거다. 정가제 자체가 이런 분들의 독서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2015년에 나올 북드라망 책을 공개해 달라.
우선 고미숙 선생님의 신작이 두 종이 있다. ‘여행기의 고전’들을 고미숙 선생님 특유의 시각으로 읽어낸 『로드 클래식』(가제)이 있고, 2013년에 출간되었던 ‘다산과 연암의 라이벌 평전’ 1탄에 이어 다산과 연암을 둘러싼 인물들에 대해 집중조명하는 2탄이 가을쯤 출간될 예정이다. 그리고 낭송Q시리즈의 서백호 편 7권과 북현무 편 7권의 출간으로 낭송Q시리즈를 마무리할 것이고, 서당 시리즈로는 『혈자리서당』이 나온다. 한문 고전강독책도 두어 권 계획되어 있고, 중국 명나라 말기의 사상가 이지(李贄)의 책 『분서』에 대한 책도 올해는 꼭(!) 나온다.
* 북드라망에서 낸 책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고미숙 저 | 북드라망
당대의 천재이자 대문호였으나 현대인에게는 아득하기만 했던 연암 박지원을 웃음과 우정, 노마드의 달인으로 새롭게 조명했을 뿐 아니라 들뢰즈의 사상으로 연암의 역작 『열하일기』를 재해석해낸 참신한 독법으로 ‘지금-여기’의 고전에 목말라하던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 출간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은이는 2003년에 이어 지난 2012년 다시 열하에 다녀오면서(이에 대한 여행기와 사진이 개정신판에 부록으로 추가되어 있다) “아주 낯선 열하”를 체험했다고, “누구도 같은 길을 두 번 지나갈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독자들에게는 이번 개정신판이 연암과 『열하일기』 그리고 고전으로 가는 ‘아주 낯선 길’이 되어줄 것이다.
갑자서당
류시성,손영달 공저 | 북드라망
의역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이론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이다. 또 사주 역시 음양오행의 구성과 배치를 해석하는 것이다. 고로 사주를 본다는 것은 내 몸과 나를 둘러싼 환경의 음양오행의 비밀을 풀어내는 것이고 팔자를 고친다는 것은 음양오행의 배치를 새롭게 한다는 말이다. '음양오행'이라고 하면 굉장히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개념인 듯하지만 사실 음양오행은 우리의 몸에서는 장부와 얼굴의 이목구비와 경맥 등으로, 실생활에서는 방위, 색, 계절, 감정 등등으로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드러난다. 『갑자서당』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음양오행의 구체적인 실례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어, 실생활에 그것을 적용해 볼 수 있다.
계몽의 시대
고미숙 저 | 북드라망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탐사하는 한국 근대성의 기원, 그 첫번째 권은 ‘근대적 시공간’과 ‘민족’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근대적 지식의 토대가 구축되는 기원의 장인 근대계몽기로 돌아가 『독립신문』, 『대한매일신보』 등 당대의 신문자료를 통해 근대성이 생성되는 현장을 포착한다.
별자리 서당
손영달 저 | 북드라망
이 책 별자리 서당은 별들의 메시지를 해석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동양의 우주론과 동양별자리 28수에 대한 기초 지식들을 배우는 서당이다. 이곳에서는 오늘날 천문학(이라기보다 천체학에 가까운)에서 연구하는 별의 크기, 나이, 거리, 성분, 공전주기 등등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은 가르쳐 주지 않는다. 『별자리서당』의 학습 목표는 ‘나와 우주의 관계 바로 알기’다. 하늘이 둥글듯 나의 머리가 둥글고, 땅이 네모나듯, 나의 발이 네모지며, 하늘에는 사시(四時)가 있듯 나에게는 사지(四肢)가, 하늘에 오행(五行; 목ㆍ화ㆍ토ㆍ금ㆍ수성)이 있듯 나에게는 오장(五臟; 간ㆍ심ㆍ비ㆍ폐ㆍ심장)이, 해와 달이 있듯 두 눈이 있다는 사실, 그리하여 동양별자리에 담긴 삶의 지혜를 깨치는 것이야말로 『별자리서당』의 졸업 조건이다.
닥터 K의 마음문제 상담소
강용혁 저 | 북드라망
이 책은 한방정신분석학이라 할 ‘성정분석’을 전공한 한의사이자 칼럼니스트인 강용혁이, 그간의 상담사례를 바탕으로, 현대인과 가족의 문제를 풀어낸 심리치유서이다. 폭식, 부부관계, 공황장애, 강박증, 학습장애, 고부갈등, 장서갈등, 위경련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앓고 있고, 고민하는 몸의 문제와 스트레스에 대해 각자의 성정 기질에서 기반한 마음의 문제를 찾고 이를 이해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 가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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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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