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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1분도 기다려 주지 않는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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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예쁜 노을과 하늘이 나타나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타임라인엔 어김없이 곳곳의 다양한 하늘 사진이 올라온다. 하지만 내 고개를 젖히고 내 눈을 멀리 두어 바라보는 그 하늘과는 다를 것이다.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난 스마트폰 카메라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주변인들과 비교, 관찰 결과) 누군가는 이해 불가라는 ‘음식사진 찍기’도 하고 말끔함을 기념하기 위해 정리된 책상을 찍어두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이런저런 일상의 순간들을 어떻게든 붙잡아 두기 위해 사진을 남겨두는 것 같다. 그래서 종종 지워도 사진은 2천 장에 가깝고 16기가인 내 스마트폰은 용량 부족으로 버벅댄다. 사진 저장을 위해 ‘다음엔 32기가를 사야지!’ 라는 마음도 먹어본다.


요 몇 달, 그러니까 여름 내내 내가 가장 많이 찍은 대상은 무엇이었을까? 사진 폴더 타임라인을 휘휘 손가락으로 넘겨보면 눈에 많이 걸리는 건 단연코 ‘하늘’이다. 나는 왜 하늘을 많이 담게 됐을까?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생각나게 해주는 하늘


‘신문에 TV에 월급봉투에 얽매이고, 술집에 카페에 많은 사람에 지쳐있다’는 제주도의 푸른 밤」 가사도 있지만 지금은 거기에 더해 ‘페북에 카톡에 인터넷뉴스’가 우리를 쉴새 없게 한다. 무언가를 알아야 한다는 강박과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고 싶다는 불안감에 자꾸 스마트폰을 만지작댄다. 직장인들은 날씨를 알 수 없는 사무실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는 업무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일상의 마무리에 마주하는 여름 낮 끝자락은 ‘아 그래 내가 해와 달과 별이 있는, 태양계 지구에 살고 있지’라고 상기시켜준다. 오늘 하루 전전긍긍했던 일은 작게 느껴지고 큰 우주의 존재도 기억나게 된다. 그러면 나는 그 경이로운 기분을 기억하려고, 순간을 붙잡아두려고 스마트폰 카메라 앱을 켠다.


솔직히

며칠 전 퇴근 길 마포대교를 건너며 바라보는 서쪽 하늘

운이 좋으면 뉘엿뉘엿 지는 해를 볼 수 있다


 

구름이 함께하는 하늘


낮 시간에 바깥활동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휴일에는 다양한 하늘과 구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동요에 나오는 토끼구름, 나비구름은 찾기 힘들지만 목화솜 같은 뭉게구름, 보송보송 양털구름을 볼 때면 땅 위의 모양이 하늘에도 있는 게 신기하고 경이롭다. 음악을 들을 여유가 있다면 가을방학의 한낮의 천문학」귀에 꽂기도 한다.


솔직히

지난 8월 초의 하늘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극명하게 대조되는 색상과 다양한 모양이 재미있다

 

 

1분도 기다려 주지 않는 하늘


한 순간도 같지 않다는 게 하늘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탁 트인 환경의 고층으로 이사한 후 내 방 창가를 통해 보는 하늘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평선 끝으로 내려앉는 해도 보고 대기가 불안정할 때는 구름 속 번개도 볼 수 있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건 달과 별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가로등이나 거리 조명이 조금만 어두워져서 달과 별을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엔 밤 하늘을 보다 언젠가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읽으리라 다짐했다. 음.. 차라리 영상으로 된 『코스모스』 를 보는 게 빠르고 수월할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같은 자리지만 손톱 같은 초승달이 걸려있을 때도 있고

소원을 빌게 하는 추석의 둥근 보름달이 걸려있기도 한다


유난히 예쁜 노을과 하늘이 나타나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타임라인엔 어김없이 곳곳의 다양한 하늘 사진이 올라온다. 하지만 내 고개를 젖히고 내 눈을 멀리 두어 바라보는 그 하늘과는 다를 것이다.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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