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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아빠의 섬세한 관심 그물망

아빠에게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아이들과 같이 강의 듣기를 시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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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교육이 어렵다고 말할 때는, 이렇게 난감하고 부모의 입으로 말해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 한몫하는 것 같다. 이럴 때는 현명하게 강좌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것이 어떨까?

“내 나이 칠십! 사업도 괜찮게 일구어 보았고, 목표했던 일의 성취도 느껴보았는데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있더라고. 아이들 있잖아! 아이들은 정말 내 마음 같지 않더라고!”


가까운 친척분에게서 들은 하소연 섞인 한탄이었다.


세상에 마냥 잘 되고 늘 쉬운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모든 일은 적정한 규모의 애정과 시간을 투자하여 가꾸어 가야만 조그만 결실이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친척분 의견을 빌리면 이 모든 일 중에 단연 신경과 품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을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아이들을 바르게 양육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어느 출장길에 나와 세대가 같은 동년배 아빠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했던 낮 분위기와는 다르게 저녁 맥주를 한잔 마주하고 나누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야기로 옮겨가고 있었다. 몇 가지를 이야기하지 않고도 동년배 아빠들에게 아이에 관련된 이슈가 때로는 어렵고, 또 때로는 답이 없거나 여러 가지 선택이 가능한 상황에 부닥치기도 해서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이야기들이었다. 이야기 도중 나열된 걱정거리 중에 몇 가지에 대해서는 즉석에서 해결방안을 서로 교환도 하고, 정보도 나누며 활기찬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굵직한 사안인 학원, 입시, 성적 등에 대해서 엄마들만큼 디테일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굵은 선을 그으며 해결방안을 공유하기도 했다. 문제는 아이들의 ‘성교육’에 이르렀을 때였다. 갑자기 말수가 준 것은 크게 이렇다 할 방안도 경험도 내놓기 어려운 주제였기 때문일 것이다.


청소년 자녀가 부모와 같이 출연해 ‘성’에 대하여 이야기한 방송 프로그램이 떠오른다. "여자에겐 유치원 때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여자보다 성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13살 때 친구의 소개로 야동을 처음 봤는데 신세계였어요."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면서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 모습은 이렇게 빨리 그리고 직설적으로 ‘성’에 다가서고 있는데, 아빠들 태도는 너무도 천천히 대부분 간접적으로 문제 해결을 도모하고 있으니, 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처방밖에는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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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교실에 가득 찬 까까머리 남학생들 사이에 책 한 권이 소란스럽게 돌고 있었다. 책을 가지고 온 녀석은 반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녀석이었고, 우리는 녀석을 통하여 이성에 대한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결하고 있었다. 이 친구가 가져오는 소위 야한 책은 아이들 동공을 사정없이 확대하게 했던 충격 그 자체였다. 요사이 아이들이 접하는 것에 비하면 소탈(?)하기 그지없지만, 이것을 본 녀석과 접해보지 못한 녀석 사이에는 대화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아날로그적 호기심 해소에 그쳤던 우리 세대와 비교하면 요사이 아이들은 너무나 간편하게 무한대의 디지털 접근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 집 역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던 시점은 가족들이 같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이상한 흔적이 발견되면서부터였다. 인터넷의 편리함과 무서움을 걱정했던 우리 부부는 거실에 작업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 가족 공용 컴퓨터와 프린터 등을 설치해 두고, 컴퓨터 작업은 공개된 거실에서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당연히 개인 공간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했다.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인터넷에 노출된 야한 사진들과 연결링크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아이들을 무심결에 신세계(?)로 데려갈 수 있는 위험소지를 항시 내포하고 있었다. 성에 대한 호기심과 한참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자제만으로 이 모든 유혹을 넘기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은가!


심각성을 인식한 후 해결을 위한 방안에 부심했다. 다른 이야기들은 식탁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았으나, 성을 주제로 한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왜 그리도 난처했던지? 곰살맞게 설명도 해주고, 교육도 해주는 기관 또는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지 찾기 시작했으나 그리 큰 답을 찾지는 못했다. 몇 군데 수소문 끝에 성교육에 대한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을 구입하기 까지는 성공하였으나, 이것을 아이들 혼자 보게 해서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였다.


아빠에게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아이들과 같이 강의 듣기를 시도하였다. 강의에서는 자위, 야동, 성관계, 오르가슴, 몽정 등의 나와 부모세대 간에는 절대 공유하지 않았던 단어와 설명들이 자연스레 나오고 있었다. 아이와 아빠 모두 처음 몇 회는 어색함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했지만, 횟수가 거듭되면서 조금 익숙해질 수 있었다.  또 다른 걱정거리는 숙제와 공부로 늦은 시간까지 있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통한 야동 접하기를 어떻게 피하게 할 것인 가였다. 프로그램 몇 개를 테스트해보고 컴퓨터 사용시간 조절, 음란물 차단, 사용 내용 확인 등이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쉽게 지워지거나 아이들의 의지로 무력화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였다. 프로그램 설치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리고 컴퓨터 사용에 관한 원칙을 공유하였다. 이후 우리 집의 공용 컴퓨터에서는 이상한 사용흔적을 발견 할 수 없었다.

 

아이들 교육이 어렵다고 말할 때는, 이렇게 난감하고 부모의 입으로 말해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 한몫하는 것 같다. 이럴 때는 현명하게 강좌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것이 어떨까? 부모의 현명한 접근과 문제 해결 방법이 성에 대한 자녀의 올바른 인식을 함양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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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필요한 순간들 여기태 저 | 카시오페아
이 책은 지난 10년간 저자가 경험한 초등학교 입학부터 대학졸업까지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인생 멘토링이 풍부한 사례와 더불어 실려있다. 여교수는 아이가 힘든 순간에 아빠의 목소리를 떠올리는 것, 그것이 아빠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조언한다. 또한 아이가 인생을 살면서 넘을 굽이길을 현명하게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좋은 습관을 몸에 붙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표현할 방법도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르는 아빠들과, 아빠가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엄마들에게 적절한 길을 제시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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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여기태

현 인천대학교 교수. 대부분의 한국 아빠들처럼 육아는 뒷전으로 앞만 보고 살았다. 해외체류 기간을 거치면서 자녀들의 생각, 자녀교육, 자녀독립에 대한 무지함과 절실함을 느끼고, 특히 아빠 역할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갖게 되었다. 살면서 아이가 힘든 순간에 아빠의 목소리를 떠올리는 것, 아빠의 가르침을 가슴속에 안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아빠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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