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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대 반 우려 반”

『교황과 나』 김근수 저자 해방신학자 김근수가 이야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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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이 다가오면서 교황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황과 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와 현재 교황청의 개혁 분위기를 설명한 책이다.

2013년 13억의 수장,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자진 사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라칭어 추기경 시절 가톨릭 교리 수호에 앞장섰고, 2005년부터 교황으로 보수적인 행보를 계속해왔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베네딕토 16세를 포함하여 교황청 역사상 딱 두 번밖에 없었다.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 사임 이후 598년 만이었다.

 

다음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베르골리오 추기경으로 가난한 자의 편에 섰던 교황은 예수회 소속이기도 했다. 교회는 모름지기 가난한 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 주장한 해방신학에도 익숙했다. 자연스레 프란치스코 교황 이후 가톨릭에서는 개혁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거대한 변혁의 가운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13억 가톨릭을 이끄는 교황이 이전 교황과 전혀 다른 성향인 까닭이다.

 

『교황과 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등극의 의미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인 김근수는 한국의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다. 해방신학으로 다시 읽은 신약 복음서 해설서인 『슬픈 예수』, 『행동하는 예수』를 쓰기도 했다. 책 제목처럼 교황과 교황청을 조명하되, 한국의 종교 상황도 분석했다.

 

김근수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교체가 상징하는 것


『행동하는 예수』 이후로 반년도 안 됐다. 숨도 안 고르고 책을 쓴 느낌이다.


그런 건 아니다. 작년 성탄절 전에 이미 쓰려고 했다. 그때는 교황이 한국에 온다는 보장이 없었다. 오면 적시타고, 안 와도 좋은 책 만들자는 취지로 썼다. 1월부터 책 읽고 3월 말부터 집필에 들어갔다. 5월 중순에 원고를 끝냈는데, <경향신문>에서 로마에 가서 특집 기사를 써 보자는 요청이 있었다. 현장감이 중요해서 6월 하순에 로마에 다녀왔고, 원고를 조금 수정했다.

 

『교황과 나』에서 베네딕토 16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바뀐 의미를 설명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는 노선이 다르다. 정치로 쉽게 말하면, 베네딕토는 16세는 박정희 대통령, 프란치스코는 노무현 대통령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차이를 모른다. 왜 모르느냐 하면 이 차이를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교황이 바뀌었다는도 일반인도 그렇고 신도들도 사실 별로 감흥이 없다. 이런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책을 썼다.

 

정치적으로 개혁 세력은 굉장히 어렵게 집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베르골리오 추기경(현 프란치스코 교황)은 콘클라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당시 교황청은 어떤 분위기였나.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가 다 보수적인 교황이었다. 두 분이 합쳐서 36년을 통치했다. 베네딕토 16세 통치 중 말년에 교회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 일부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이 폭로됐다. 교황청 은행 부패 의혹과 함께 교황청 비밀문서가 밖으로 유출되었다. 바티칸 내부에서는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36년간 집권해온 보수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와중에 베네딕토 16세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니, 애초에 후임은 보수파에서 나올 수 없었다. 그래서 승부가 쉽게 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베네딕토 16세를 먼저 다뤄보자. 책에서는 위대한 교황인 걸 늦게 알아차렸다(96쪽)고 썼다.

 

베네딕토 16세가 해방신학자를 힘들게 해서 불신이 많았다. 그런데 그분에게 놀란 게 두 가지다. 첫째, 교황을 그만뒀다. 생각해 보라. 면장, 군수도 스스로 관두기 어렵다. 13억을 대표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자신이 임명한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물러나는 거다. 그리스도교 2천 년 역사에서 자진해서 관둔 게 한 번밖에 없었다. 죽어야 임기가 끝나는 거로 생각했는데 ‘무능하다’고 하면서 관뒀다. 무능을 인정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둘째, 80대 중반이 넘었는데도 『나사렛 예수』라는 책을 3권으로 펴냈다. 전문적인 책이다. 은퇴해서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다. 교황 하면서도 엄청나게 바쁜데 책을 놓치지 않고 책을 썼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교황 자리를 포기할 수 있는 용기와 겸손, 학구열, 이 두 가지 몰라서 죄송하다고 책에서는 썼다. 그러나 해방신학자를 탄압한 건 섭섭하다.

 

현대 순교란 돈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는 것


해방신학은 왜 홀대받았을까.

 

라칭어 추기경(베네딕토 16세)이 신앙교리성 장관일 때가 미국에는 레이건, 영국에는 대처 등 신보수주의, 신자유주의, 신자본주의가 위력을 발휘하던 때다. 동유럽 공산주의가 무너지려고 할 때이기도 하다. 해방신학이 동시에 탄압받았다. 왜? 첫째, 교황은 해방신학이 마르크스주의의 사촌이라고 오해했다. 동유럽이 몰락했으니 해방신학도 자연히 몰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둘째, 해방신학이 남미에서 나왔는데, 남미에서는 군부 독재 탄압으로 해방신학자가 수백 명 죽었다. 이때 교황이 해방신학자 편을 들면 교화와 국가 사이에 엄청난 갈등이 생길 판이었다. 희생을 막기 위해서 교황청은 교회를 보호하는 쪽을 택한다. 일반 신도도 해방신학이 마치 사회주의의 조카, 친척처럼 생각했다. 정부가 싫어해, 부자가 싫어해, 교회의 권력자가 싫어해, 해방신학은 왕따처럼 30년 정도를 지냈다. 그런데 교황이 바뀌니 복권된 거지. 그래서 나 같은 해방신학자도 입도 벌리고 책도 낼 수 있다. (웃음)

 

해방신학, 민중신학. 엄밀하게 차이가 있나?

 

거의 없다. 민중신학, 해방신학 비슷하다. 해방신학은 남미에서, 민중신학은 한국에서 나왔다. 한국 개신교에서는 민중신학이라 하고, 해방신학은 가톨릭 쪽 색채가 많다.

 

순교의 현대적 의미를 책에서 비중 있게 이야기했다.

 

예전에는 종교를 탄압하는 정치권력에 맞서는 게 순교였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특정 종교를 예전처럼 탄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부 국가에는 있지만 적어도 한국에는 없다. 그렇다면 지금 순교는 뭘까? 돈이 신앙을 유혹하는 데 저항하는 게 순교다. 예전에는 박해했는데 요즘은 유혹한다. 예전에는 박해하면 저항했는데, 지금은 유혹하면 굴복해버린다. 유혹에 당당해져야 한다. 이게 순교다. 그러니 가난한 교회가 필요하다. 부자 교회는 유혹에 굴복했다. 원래 그리스도교가 돈 모으려고 출발한 게 아니다. 돈 모으는 건 기업이다. 교회는 그러면 안 된다.

 

한국 교회가 당면한 과제로 신자유주의, 여성사제, 종교 간 대화를 꼽았다.

 

신자유주의는 우리 시대 처음 있는 일로 규제받지 않는 자본주의다. 지금 신자유주의는 너무 잔인한 경제 체제다. 열심히 일해도 왜 가난한가? 여기에 그리스도교가 대응하고 해답을 줘야 한다. 이 문제를 비켜 나가면 종교는 사람을 속인다. 여성사제를 반대하는 신학적 이유는 없다. 교회법적 규칙이 있는 까닭인데, 나는 여성사제를 찬성한다. 진즉 허용해야 했다. 그래도 2천 년 늦었다. 가능하다. 가톨릭이 교회법을 바꿀 수 있다. 영원불변 법칙 아니다. 적절한 시기에 허용해야 한다는 게 내 주장이다. 여성사제를 허락하지 않는 건 인류의 절반을 무시하는 처사다. 빨리 고쳐야 한다.

 

그리고 종교 간 대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시급하다. 불교와 그리스도교 대화는 한국에서 중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추기경 할 때 개신교, 유대교 랍비와 굉장히 대화를 많이 했다. 한스 퀑이라는 학자가 이야기했다. 종교 간 대화가 없으면 세계 평화가 없고, 종교 간 연구가 없으면 종교 간 대화가 없다고. 대화를 하려면 서로 연구해야 하고, 연구하려면 존중해야 한다. 적어도 전쟁만은 막아야지. 지금 이스라엘 봐라.

 

사회가 발전할수록 종교의 영향력이 쇠퇴한다는 근대화 테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세속화가 종교 몰락을 의미하진 않는다. 선진국에서는 종교가 역사적으로 지은 잘못도 있고 현대사회에 적절한 대답을 못했다. 그러니 쇠퇴하는 것 같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종교가 희망이다. 해방신학이 그 증거이고. 가난한 사람을 존중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게 종교의 주제라면 종교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 제3세계에도 세속화 현상이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종교 인구가 늘기도 한다. 특히 가난, 억압 문제가 있는 아시아나 남미에서는 종교가 갈수록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있다. 세속화된 유럽도 인생의 의미와 같은 문제에 대한 답을 돈이나 과학이 줄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종교라면 선진국 사람에게도 매력을 줄 것이다.

 

한국은 어떤 상황일까?

 

종교를 바라보는 사람의 눈을 보자. 여러 종교가 있지만, 종교 선택하는 기준으로 교리에 감동해서 종교 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지금은 신분 세탁하러 간다. 취직, 승진, 일상생활을 엉망으로 산 걸 덮으려는 야심이 있다. 이런 사람이 들어오고, 이런 사람이 모인 종교니, 종교도 야심으로 찬다. 자연히 품질이 떨어지지. 큰 문제다. 한국에는 세속화에다 신도들의 야심이 겹쳐 있다. 한국에서 종교를 나쁘게 이용하려고 종교를 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종교가 사회를 더럽히려는 온상이 된다. 많은 고위 공직자가 성당에 다닌다. 지난 정권에서는 교회에 다녔다. 종교 교리대로 살아보려는 사람은 많지 않고, 종교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다. 안타깝다.

 

그래서 한국의 십일조 운동을 제창했나.

 

내가 말한 십일조는 교회의 현재 재산을 10분의 1로 줄이자는 운동이다. 100만 원 들고 있으면, 90만 원은 날려야 한다. 지출, 수입을 1/10로 줄이자. 왜? 가난한 교회가 예수 정신에 맞다. 천주교만 해도 엄청난 재산이 있다. 지금 교황은 가난한 교회를 외치고 있다. 교황 의견에 찬성한다면 재산 줄이기 운동부터 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에게 주려면 돈을 모아야 한다고 하는데, 재산부터 줄여야 한다. 그래야 종교 안에서 부자의 발언권이 없어진다. 가난한 사람이 멸시당하는 일이 없어진다. 지금은 종교가 돈이 많으니 부자를 비판할 수 없다. 종교 망하는 지름길이 돈 버는 거다. 종교를 살리려면 돈을 버려야 한다. 종교 재산이 줄면 사회가 깨끗해진다. 신도도 는다. 나를 욕하려면 교황을 욕하고, 그전에 예수를 욕하라.


한국 천주교가 교황과 엇박자라는 지적도 있는데.

 

현재 교황은 불의에 대한 저항을 가르치는데, 한국 천주교는 정의구현사제단이나 일부 사제는 그렇게 하고 있지만 한국 천주교의 지도부는 교황의 메시지와 반대로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세월호 문제만 봐도 천주교에서 앞장 서서 세월호 원인 규명을 촉구하면서 앞장 설 의무가 있는데, 지금 안 하고 있다. 교황 방한 행사를 치러야겠지만, 지금은 유가족을 위로하고 원인 밝히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교황이 가고 난 뒤에는 우리 식대로 살아야 하지 않겠나. 교황에게 우리가 뭘 배울까도 중요하지만, 우리 자신도 교황처럼 똑똑해져야 한다. 내가 또 다른 교황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정의에 대한 신념, 불의에 대한 저항이 필요하다. 교황 한 명이 훌륭하다 해서 가톨릭이 살 수 없다. 신자가 똑똑해져야지. 국민이 똑똑해야 공무원이 일을 잘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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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신학자 김근수


해방신학이 남미에서 나왔는데. 독일 유학 중 관심을 가졌다. 어떤 계기였나?

 

독일에서 신약성서를 공부했다. 역사, 예수를 공부하는데 예수가 죽기 전에 했던 말씀과 행동을 연구했다. 문제가 생겼다. 예수가 주로 상대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다. 그런데 독일에서 가난한 사람이 많지 않다. 예수의 말과 행동을 연구해야 하는데, 독일에서 공부할 때 느껴지지가 않더라. 예수와 가난한 사람 사이 교류를 느끼기에는 남미가 더 유리하겠더라. 해방신학이 싹튼 곳이고. 후보는 여러 가지였는데 엘살바도르를 택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가난한 사람 편을 들다 군사정권에 희생된 로메로 주교라는 모범적인 성직자가 있었고. 둘째, 해방신학에서 가장 권위적인 책을 쓴 소브리노 교수가 가르치고 있었다. 셋째, 11년 동안 내전이 있었기에 한국과 역사적 경험이 비슷했다. 

 

독일과 엘살바도르에서 연구하면서 김근수만의 예수론을 발전시켰을 것 같은데.

 

예수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목숨 바쳤다. 가난한 사람을 편들었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불의의 세력과 싸우다 희생됐다. 예수는 정치범이다. 당시 십자가형은 정치범이 당하는 처형이고 종교사범은 돌로 쳐 죽였다. 종교논쟁으로 죽은 게 아니라 정치범으로 죽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식민지에서 활동하다 로마 군대의 눈에 벗어나서 죽었다. 전세계에 많은 종교가 있는데, 종교 창시자가 정치범으로 처형당한 건 유일하다. 불교도 유교도 없었다. 붓다나 공자는 수십년 활동하고 수천 명 제자에 둘러싸여 존중 당하며 죽었다. 예수는 제자에게 버림받고 죽었다. 또 하나, 가난한 사람 편든 종교 창시자는 없다. 예수처럼 목숨을 희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를 존경한다.

 

삼위일체, 동정녀 잉태, 불멸보다도 예수는 가난한 사람 편에 섰다는 게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인가?

 

그렇다. 신약성서를 보더라도, 천국 이야기나 마리아 이야기 많이 없다. 가난한 사람과 이야기하고 밥 먹고 용기 주고 싸우는 이야기가 주다. 가난한 사람 편드는 게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메시지가 있기에 교황청이 지금까지 건재한 건가.

 

교황청의 힘은 자기반성, 자기 회복, 원상복구력에 있다. 교황청이 잘못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잘못하면 개혁했다. 가톨릭의 자기반성 능력은 대단하다. 해방신학이 그렇다. 가톨릭에서 많은 비판받고 억압받았어도, 교회를 버린 사람이 없었다. 나도 교회를 떠난 일이 없다.

 

묘비명을 '해방신학자 김근수'라고 정했는데.

 

나 자신은 해방신학자다. 지금 교황이 자신을 정의하는 대표적인 게 '사제'인데. 나는 해방신학자로 살았고 죽고 싶다. 하나의 단어만 꼽으라면 ‘해방신학자’ 이 단어가 나를 제일 잘 드러낸다.

 

복음 해설서는 계속 쓸 계획인가?

 

내년 가을에 『가난한 예수』가 나올 것이고. 지금까지 두 개 냈으니, 앞으로 2개가 남았다.


해방신학 책을 추천해 달라.

 

소브리노의 유명한 책 『해방자 예수』를 번역하고 있는데, 올해 가을에 나온다. 그 책이 가장 좋은 책이다. 


교황의 한국 방한을 걱정스러우면서도 결과를 기대한다(210쪽)고 했는데.

 

걱정스러운 건, 개혁적인 이미지가 흐려질까 봐. 교황은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 그런데 이런 개혁 메시지가 한국에 와서 윤리 선생님, 도덕 선생님, 친절한 할아버지, 이렇게 확 축소될 수도 있다. 방한일정을 보니 염려스럽다. 가난한 사람 찾는 대신 정부행사에 참석한다든지, 불편하지 않은 곳만 다니는 것 같다. 비유하자면 지금 매니저가 연예인 죽이려고 짠 일정이다. 그래도 불의에 대한 저항, 가난한 사람에 대한 애정, 부패 없애는 것, 이런 이야기를 해서, 한국사회의 부패를 깨끗하게 하려는 사람의 의욕에 손뼉 치고 격려할 게 기대된다.

 

개혁자가 실패하는 경우 많지 않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어떻게 전망하나.

 

우리 기대보다 못 미치는 부분도 있겠지. 우리 기대 이상으로 개혁할 수도 있고. 보수파 저항은 있을 것이다. 눈에 띄지 않는, 은밀한 저항이 있어서 개혁이 기대보다 미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교황이 나이가 많으니 개혁 정책을 빨리 끝내려고 할 수도 있다. 가톨릭에 개혁의 의미는 가난한 교회로 옮기는 것인데, 엄청난 개혁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그에 비해 눈에 보이는 개혁, 그러니까 교황청 관리 교체 같은 건 금방 할 수 있다.

 

중간에 했어야 할 질문인데, 묘하게도 마지막 질문이 되었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에게 왜 다가가야 하나?


예수에게 답이 있다. 예수가 그렇게 사셨으니까. 가난한 사람 편들고, 가난한 사람 편드는 의미에서 본인도 가난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하는 것도 똑같다. 돈을 퍼주는 부자로 사는 건 예수 정신에 안 맞다. 예수가 재벌로 안 살았으니, 우리도 예수처럼 살겠다고 했으면 예수처럼 살아야지. 부자되는 건 거짓말이다.

 


 

교황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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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과 나 김근수 저 | 메디치미디어
프란치스코가 말하는 교회개혁이란 무엇일까. 그는 교회가 단지 가난한 이들의 편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무료급식을 하는 ‘소승’적인 차원에만 머무르길 원치 않는다. 종교와 사제들이 이제껏 가난한 이들 위에서 누렸던 부와 권력을 과감히 내려놓아야만 진정한 교회개혁, 나아가 사회개혁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하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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