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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발굴한 뜨거운 역사의 현장

5월 셋째 주 언론에 소개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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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우리 고전을 21세기 판본으로 업그레이드한 우리 고전 해설서로, 1714년에서 1954년까지 전환기 우리 고전에서 발굴한 뜨겁고 매혹적인 역사적 현장들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18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 홍대용과 박제가 외에도 오광운, 김려, 이상수, 김창희, 황병중, 권도용, 이관구 등 새로운 지식인들의 이름이 수없이 등장한다.

《조선일보》

 



스토리텔링애니멀

스토리텔링 애니멀

조너선 갓설 저/노승영 역|민음사

인간은 왜 그토록 이야기에 빠져드는가

수만 년 전 원시인에서 현대의 영화 관람객까지, 인간을 사로잡고 우리를 웃고 울리며 잘 살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을 다룬 책이다. 우리는 재미 삼아 드라마를 보거나 소설을 읽고, 아이를 재우고자 할 때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문에 이야기를 밥처럼 매일 먹어야 하는 필수품이 아닌, 커피처럼 그저 삶을 윤택하게 하는 일종의 기호품으로 취급하기 쉽지만 이 책의 저자인 조너선 갓셜에 따르면 이야기는 인간의 본질적 측면 중 하나이다. 저자는 우리가 이야기에 사정없이 빠져드는 이유는 이야기가 인류의 생존에 유익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야기의 시뮬레이션 이론’을 제시한다. 이는 전투기 조종사가 위험한 실전 연습 대신 안전한 시뮬레이터로 훈련하는 것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온갖 사건을 안전한 머릿속에서 부딪치며 대응 능력을 키운다는 이론으로, 저자는 이러한 이론을 통해 우리가 왜 ‘스토리텔링 애니멀’이 되었는지 추적한다.

 

향신료의지구사

향신료의 지구사

프레드 차라 저/ 강경이 역/주영하 감수|휴머니스트

세계 역사의 흐름을 뒤바꾼 향신료의 역사

사람의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향신료는 ‘천국의 향기’라 불리며 고대부터 현대까지 독특한 맛과 향으로 요리에 풍미를 더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원산지를 벗어나면 재배되지 않는 향신료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주로 생산된다. 이 때문에 고대 유럽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향신료에 관한 수많은 전설이 생겨났고, 이 전설은 향신료에 대한 유럽인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유럽으로 전파된 향신료는 유럽의 문화와 식습관을 뒤바꿔놓았고, 향신료를 얻기 위한 노력은 항해술과 지도제작술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았다. 향신료를 둘러싼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제국의 치열한 경쟁은 아시아에 대한 침략과 지배, 착취와 학살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향신료는 생산지와 소비지가 다른 먹을거리가 어떻게 인류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이 책은 시나몬, 클로브, 페퍼, 넛메그, 칠리페퍼, 이 다섯 가지를 중심으로 향신료의 이동이 세계 역사에 미친 영향을 고대부터 현대까지 면밀히 추적한다.

 

선비가 사랑한 나무

강판권 저| 한겨레출판

인문학자 강판권의 나무와 성리학 이야기

나무를 통해 중국의 고전을 새롭게 읽어내며 수학樹學이라는 자신만의 학문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저자가 나무를 통해 수양한 성리학자들의 이야기를 전한 책이다. 그는 성리학 연구에서 ‘나무를 통한 근사(近思)’라는 자신만의 방법론을 발명해냈다. 매실나무를 매개로 퇴계의 삶의 궤적을 살피고 격물의 핵심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나무를 통한 근사법이다. 나무로 역사와 문화를 읽고, 나아가 인간의 삶을 성찰해내는 이 독특한 공부법은 동양 고전과 역사 연구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무공부법을 통해 조선의 대표적인 선비들의 삶을 되짚어본다. 퇴계가 매실나무를 사랑하는 모습에서 ‘격물格物’을,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 한잔과 함께 귀양살이의 설움을 달랜 정약용에게서 ‘수신修身’을 발견하는 일련의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나무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 나무를 사랑했던 선비들의 철학을 살피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그 공부의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을 오늘의 삶에 투영하도록 한다.


취향, 디자이너의 흥미로운 물건들

김선미, 장민 공저|지식너머

디자이너 11인이 가장 사랑한 물건들

디자이너, 건축가, 포토그래퍼 등 이른바 우리가 아티스트의 범주로 분류하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이 일반인들과는 다른 시각과 사고방식을 가졌을 것이라 기대한다. 남다른 심미안을 가졌고, 특별하지 않은 대상을 통해서도 창조적인 발견을 해낼 수 있는 이들이라 믿기 때문이며, 실제 그들의 창조적 사고가 세상을 바꾼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그렇다면 그들이 사랑하고, 몰두하고, 선택한 물건들 역시도 우리의 그것과는 달리 좀 더 특별하지 않을까? 같은 필요에 의해서 고른 물건들이나 화장실용 휴지 같은 소모품조차도 그들의 것에는 남다른 안목과 이야기가 숨어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 이 책은, 디자이너 11명이 가장 사랑하는 물건을 소개한다. 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물건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도 모두 다르지만 그 속에는 한결같이 그들만의 취향과 습관의 결이 묻어난다. 디자이너들의 물건들 속에 숨어 있는 취향을 읽으며, 독자들은 자신 안의 취향도 발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일보》

 



고전통변

고전통변古典通變

노관범 저 |김영사

우리 고전에서 발굴한 뜨겁고 매혹적인 역사의 현장

우리는 1897년 대한제국이 탄생하고 일제와의 강제병합 후 강제로 근대화가 진행된 역사를 배워왔다. 그리고 근대화 이후 한국인의 삶은 동양 문명에서 서양 문명 쪽으로 급속도로 변화해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20세기 중반인 1945년에 유학을 통해 당대와 씨름하는 사회과학을 시도했던 지식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또한 제왕의 유교에서 인민의 유교로의 전환을 부르짖으며 유교를 대중화하려 했던 움직임들은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우리 고전을 21세기 판본으로 업그레이드한 우리 고전 해설서로, 1714년에서 1954년까지 전환기 우리 고전에서 발굴한 뜨겁고 매혹적인 역사적 현장들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18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 홍대용과 박제가 외에도 오광운, 김려, 이상수, 김창희, 황병중, 권도용, 이관구 등 새로운 지식인들의 이름이 수없이 등장한다. 숨 가쁜 변화의 현장, 그리고 한국인의 감성이 담긴 전환기 우리 고전은 변화의 핵심을 꿰뚫는 지혜를 선사할 것이다.


21세기에 실학을 읽는다

임형택 저|한길사

일국적 시각을 넘어 동아시아적 관점으로 실학을 읽다

저자가 2003년부터 발표해온 실학 연구 논문 15편을 엮은 이 책은, “동아시아적 지평에 서서 근대 너머를 고민하며 실학을 읽은” 10여 년간의 연구 성과를 담고 있다. 한문학에서 출발, 한국학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 왜 실학인가’라는 물음과 더불어, 지난 20세기와 달리 21세기에 실학을 어떻게 새롭게 읽어야 하는지를 고찰한다. 특히 근대의 일국사적 경계를 넘어, 서구 중심의 세계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서, ‘동아시아실학’이라는 새로운 실학 읽기의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동아시아에서 실학은 일국적 현상이 아니었으며, 구체적인 양상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실학은 17~19세기 한,중,일 세 나라에서 유사하게 나타난 공통의 정신현상이었다고 말한다. 당시 동아시아 상황과 역사 환경의 공통성이 이러한 학문의 유사성을 낳았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실학을 수동적인 영향이 아니라 주체적인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하며, 당대 사정을 뚜렷이 자각한 주체가 개혁,개방을 모색한 학술사상이었음을 밝힌다.


엄마가 확 달라졌어요

김수현 글/강화경 그림 |장수하늘소

우리 집엔 마녀가 산다

초등학생을 둔 엄마들은 가끔 마녀로 변신한다. 갑자기 아이에게 화를 내고 심한 말을 퍼부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처럼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의 태도 때문에 속상하고 화가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담고 있다. 그리고 공부, 게임, 성적, 친구관계, 옷차림, 용돈 등의 문제로 엄마와 한바탕 전쟁을 벌이게 되는 순간, 마녀가 된 엄마에게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을 가르쳐준다. 책에 나오는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 것처럼, 동화책에 나오는 완벽한 엄마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그리고 엄마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또, 엄마와의 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전한다. 자녀의 성장에 따른 엄마의 인식 변화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엄마와 자녀 사이의 행복 찾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속죄 나무1,2

존 그리샴 저/ 안종설 역|문학수첩

숨 막히는 사건 전개, 행간에 숨은 사회적 메세지!

법정 스릴러의 세계적인 거장, 존 그리샴의 신작이다. 그의 첫 작품인 『타임 투 킬』의 주인공 제이크가 등장한다.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한 흑인소녀 강간 사건 재판을 승리로 이끈 젊은 변호사 제이크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그에게 남은 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살해협박과 궁핍함뿐이다. 그로부터 3년 후, 그는 또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엄청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한 자산가가 약 2,400만 달러(250억 원)의 유산을 흑인 가정부에게 전부 상속한다고 유언한 것이다. 상속 재판의 핵심 키워드는 “왜?”다. 왜 노년의 자산가는 힘들게 모은 재산을 만난 지 3년밖에 안 된 흑인 가정부에게 넘겼을까? 두 사람은 내연 관계였을까? 말기 암으로 인한 고통과 독한 진통제가 사고 능력을 방해한 것은 아닐까? 간병인 노릇을 겸하던 가정부가 외압을 행사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숨 막히는 심리 묘사와 사건 전개로 가독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로 얼룩진 미국 역사의 단면까지 심도 있게 다뤄내며 한층 깊이를 더했다.


《동아일보》

 



도시를 그리는 건축가

김석철 저|창비

김석철의 건축 50년 도시 50년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도시설계가로서 지난 50여년간 유수의 건축물과 도시계획을 선보여온 김석철(명지대 석좌교수,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의 50여년의 인생을 담은 대담집이다. 언론인 출신의 현직 변호사인 오효림 씨가 대담의 진행을 맡은 이 책에서 김석철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의 건축수업, 중년의 해외 도시설계 경험, 암투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현재의 모습까지를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회고한다. 이 대담집은 한 사람의 건축가?도시설계가가 70여년 인생 동안 축적해온 방대한 독서량과 국적을 넘나든 학문교류를 통해 어떻게 코즈모폴리턴의 한 전형으로 성장해갔고 결국 전세계가 주목하는 여러 건축물과 도시계획을 내놓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김석철 자신이 직접 그린 설계도면들뿐 아니라 그와 어울리는 세계의 지리?역사?사회?문화 등에 관한 생생한 해설들을 독자들에게 즐거운 지적 탐험의 기회를 제공해준다.


못된 건축

이경훈 저|푸른숲

도시를 살리는 건축 도시를 망치는 건축

건축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건축가가 들려주는 가이드북으로, 서울시 도시계획 의원회의 일원으로 도시를 연구하는 건축가 이경훈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도시의 건축을 바라보는 기준을 제시하고 그 독해법을 알려준다. 그는 건축과 도시,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스하고 친절한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애매모호하게 에두르지 않는다. 서울 시민의 행복을 가로막는 서울의 대표 건축을 콕 집어 설명하고, 서울을 살리는 건물로 DDP와 동십자각 앞의 트윈트리타워를 내세운다. 이 두 건물은 랜드마크와 흉물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건물인데, DDP 프로젝트의 자문 역을 맡은 DDP 전문의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DDP가 왜 서울에 꼭 필요한 ‘착한 건축’인지 조목조목 밝힌다. 또, 서울 시민에게 손가락질 받는 대표적인 건물인 트윈트리타워에 대한 오해도 해명한다. 그밖에도 도시의 건축은 도시적이어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 하에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못된 건축에 대해 짚어내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천국을 거닐다, 소새원

이기동 저/ 송창근 사진|사람의무늬

김인후와 유토피아

저자는 소쇄원은 조선조 유학자 하서 김인후가 담양 땅에 일구어 놓은 작은 천국이라고 말한다. 유학의 목적은 자기를 완성하고 타인을 완성시켜 세상을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세상을 천국으로 만드는 것, 이것은 뜻있는 유학자가 꿈꾸는 최고의 이상이었다. 김인후는 제자로서 인종을 만나 천국 건설의 꿈을 불태웠으나, 인종이 죽고 을사사화의 피바람이 휘몰아치며 그 꿈이 좌절되고 만다. 이후 그는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자기 수양과 후학 양성에만 몰두한다. 그 끝에 건설된 곳이 바로 소쇄원이다. 유학자인 저자는 이 작은 동산에서 정암 조광조로부터 시작하여 하서 김인후, 송강 정철로 이어지는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을 되짚는다. 저자의 담박한 사설이 소쇄원 곳곳의 모습과 더불어, 가사문학관,식영정,면앙정,환벽당,송강정까지 이어진, 그리움의 사계를 담은 소박한 사진들과 함께한다. 김인후가 으뜸인 정경으로 골라 꼽아 그에 붙인 시 「소쇄원 48영」도 온전히 우리말로 옮겨져 있다.


《한겨레》




도시의 로빈후드

박용남 저|서해문집

뉴욕에서 몬드라곤까지, 지구를 바꾸는 도시혁명가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생생한 도시실험 사례들을 소개한 책이다. 도시를 바꾸고 삶의 양식을 바꾼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도로를 줄이고 보행로를 확장하려고 해도 자동차 회사와 석유회사의 저항이 만만치 않고, 지역경제를 위해 지역화폐를 유통시키려 해도 기존 은행과 정부가 방해를 하고는 한다. 이와 같은 기득권층의 반발과 압력을 뚫기 위해서는 리더들의 도전정신과 창조성, 결단력이 필요하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 사람을 위한 도시계획과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꾸준히 제안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넷 사딕-칸, 베르트랑 들라노에, 엔리케 페냐로사 등 다양한 실험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로빈 후드와 돈키호테처럼 세계를 바꾸는 모습을 소개한다. 또한,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대중교통 공공성’을 비롯한 교통개혁 방안과 세계의 교통실험 사례들을 분석하고, 최근 몇 년간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협동조합, 공동체 은행, 사회적 기업들의 시도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원전 대해부

신문 아카하타 저/홍상현 역 |당대

누가 원전을 재가동하려 하는가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은 전국의 54개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했다. 원전의 위험성을 몸으로 겪은 일본 국민이 원전을 반대한 결과이다. 현재 일본 국민은 ‘탈원전’ ‘원전 제로’를 표방하고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아베 총리로 대변되는 원전 재가동 추진 세력은 원전 재가동을 선언하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 일본에서는 원전을 둘러싼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은 왜 그 싸움이 필요하며 도대체 누가 그 싸움의 ‘상대’인지를 지목한다. 재가동을 추진하는 세력과 그 목적을 세세하게 파헤치고, 아울러 세계 유일의 원폭 피폭국인 일본에 이렇게나 많은 원전이 들어서게 된 역사도 자세히 보여준다. 아울러 원전이 없는 안전한 삶, 동시에 윤택한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고민한다. 이웃 나라의 일이지만 국토면적 대비 세계 1위의 원자력 시설용량을 가진 우리 나라 역시 이 싸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문제 의식은 곧 우리의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원자폭탄

원자폭탄

스티브 셰인킨 저/ 신근영,최유미,소하영 공역|작은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비밀 프로젝트

2013년 뉴베리메달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탁월한 서사 능력을 바탕으로 원자폭탄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다. “이야기 탐정”을 자처하는 저자는, 위원회의 심사평이 언급한 대로 “과학적 발견, 정치 음모, 군사 작전, 이 세 가닥의 실을 정교하게 엮어 가면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완벽하게 몰입시킨다.” 그는 커다란 밑그림을 펼쳐 놓고 세부적인 스케치에 공을 들인다. 사건 대신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장의 시점에서 복원하되, 사건의 이전과 이후 관련 인물들의 육성을 교차 편집한다. 이를 통해 역사 기술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관점과 평가, 역사인식의 균형감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특히 2차대전이라는 시대적 위기 앞에서 개인들이 가졌던 상이한 소명의식과 상황인식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책은 원자 폭탄이 지구를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갈 무수한 생명의 운명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것을 밝히는 동시에, 인간은 시대의 급류에 휩쓸려 가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자각을 촉구한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저/ 최장집 편/박상훈 역 |후마니타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독해를 위해

2013년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5백 주년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마키아벨리와 그의 저서는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의 저서는 기존 상식과 통념, 도덕적 규범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 당시에는 기독교 교리가 가장 중요한 원리였으나 마키아벨리는 독교 윤리가 아닌 것에 기초를 두고, 인간의 실제 행위에 부합하는 윤리이자 현실의 정치 영역에서 효능을 가질 수 있는 윤리를 찾으려 했다. 이를 통해 마키아벨리는 도덕 영역과 구분되는 정치의 독자성 내지 자율성을 말할 수 있었다. 또, 그의 저서에는 숨은 의도가 곳곳에 들어 있어 해석의 여지가 많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독해를 위해 가능한 한 현대적 변형이나 의역을 최소화하고 원문 안에서 좀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최근까지 학계에서 깊이 있게 논의되어 온 연구 성과를 포괄해 마키아벨리의 정치 이론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소개했다.

 


《경향신문》




죽음의 식탁

마리 모니크 로뱅 저/권지현 역|판미동

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

밭에서 쓰는 농약에서부터 식품에 들어가는 첨가제와 플라스틱 용기까지 일상에 만연한 독성화학물질이 어떻게 우리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지 추적하여 밝히는 책이다. 프랑스의 언론인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저자는 지난 수십 년간 암, 백혈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불임, 자가면역질환 등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이유를 조사하기 위해 프랑스, 독일, 미국, 인도, 칠레 등 10개국에서 50명의 과학자, 활동가, 규제 기관 대표들과 인터뷰했다. 2년간의 방대한 조사와 끈질긴 추적 끝에 우리 일상을 점령한 수만 개의 화학물질이 그 질병의 주요 원인임을 밝히고, 대기업과 과학자, 규제 기관의 기만과 속임수를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건강이나 환경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것이 기업과 규제 기관의 논리이기에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질병을 양산하는 독성화학물질이 우리 일상에 넘쳐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생활 속 독성물질에 대해 꼼꼼하게 밝히는 이 책은 거대 기업과 기관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지혜를 전할 것이다.


클라이머즈 하이

요코야마 히데오 저/박정임 역 |북폴리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완벽한 박력의 휴먼드라마

선 굵은 인간 드라마를 엮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출세작. 1985년에 일어난 사상 최악의 항공기 추락 사고 JAL 123편의 비극 실화를 바탕으로 프로 저널리스트들의 숨막히는 보도전쟁을 담았다. 소설은 크게 두 줄기로 흘러간다. 하나는 일본항공기 추락 사건 당시 긴박했던 신문사의 하루하루를 담고 있으며 하나는 안자이라는 남자를 중심으로 한 미스터리다. 의혹과 사건이 정신 없이 휘몰아치며 이야기의 두 줄기는 서로 만나 큰 강에 이른다. 기자 출신인 저자는 최악의 사건이자 최대의 특종을 맞게 된 지역신문사 긴타칸토의 기자들이 펼치는 전쟁 같은 보도 현장을 사실감 넘치게 그려낸다. 뿐만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특종에 대한 욕망과 조직 내 암투와 싸우며 저널리스트로서의 정도(正道)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내면을 ‘클라이머즈 하이(climber's high)’라는, 고도감을 잃고 흥분상태에서 산을 오르는 암벽등반가의 심리에 빗대며 생생하게 전한다.


 

인류의 대항해

브라이언 페이건 저/ 최파일 역|미지북스

뗏목과 카누로 바다를 정복한 최초의 항해자들

바다와 인류 문명의 역사를 되살려낸 책이다. GPS(위성 항법 장치)와 디젤 엔진, 대형 선박 등 관련 기술들은 눈부시게 진보했지만, 여전히 바다는 위협적인 존재다. 이런 기술이 없던 수천 년 전, 돛과 노, 태양과 별으로 연안 바다와 대양을 항해한 고대 인류에게 바다는 인격적인 존재였다. 이들은 창의력과 눈부신 적응력, 억누르기 힘든 활동성을 기반으로 10만 년에 걸친 여정, 호모 사피엔스 최후의 위대한 팽창을 매듭지었다. 고고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인류의 가장 초기 항해의 역사로 거슬러 가서 왜 인류는 왜 한 번도 탐험된 적 없는 미지의 세계로 나아갔는지, 무엇이 사람들을 수평선 너머로 이끌었는지 등을 밝힌다. 수천 킬로미터의 망망대해를 건너 하와이 제도와 이스터 섬 그리고 어쩌면 남아메리카 대륙까지 항해한 폴리네시아 카누부터, 기원전 10세기에 발사 나무 뗏목을 타고 멕시코까지 오간 안데스인의 여정, 서기 10세기에 북아메리카 동쪽 끝에 발 딛은 노르드 바이킹에 이르기까지 바다 풍경을 고고학과 인류학을 통해 복원해냈다.


 

세계 최고 아빠의 특별한 고백

데이브 잉글도 저/ 정용숙 역 |더숲

기발하고 포복절도할 사진 속에 담아낸 어느 딸바보의 유쾌한 육아기

이 책은 '딸바보' 아빠와 그의 딸의 이야기를 위트 넘치는 백여 장의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담아낸 918일 동안의 기록이다. ‘세계 최고 아빠(World’s Best Father)‘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저자는 어느 날 딸아이를 위한 소박한 선물 하나를 구상하게 된다.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유아기를 추억할 수 있도록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진을 찍어보기로 한 것이다. 비슷비슷한 아기 사진을 남겨주기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생생하게 살려 딸아이와 사진을 찍기로 결심한 그는 곧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가 SNS에 올린 초보 아빠의 기발하고 사랑스런 사진들과 유쾌하고 따뜻한 고백에 전 세계의 수백만 명은 ‘좋아요’를 누르며 깊은 공감을 보냈다. 한 인터뷰에서 저자는 사랑스러운 딸 앨리스 비와 함께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딸과 놀이하는 방법, 점점 똑똑해지는 딸아이와 간식과 장난감으로 협상하는 기술 등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그가 전하는 아이와의 유쾌한 일상은 따뜻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

 

《TV 책을 보다》

 



알레산드로 멘디니

최경원 저/ 알레산드로 멘디니 감수 |minium(미니멈)

독일 디자인과 이탈리아 디자인은 40년 넘게 전쟁 중!

좋지만 건조한 Good Design이 채워주지 못하는 인간의 감성까지 담아낸 디자인이 바로 Bel Design, 즉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제품의 기능성에 더해 디자이너의 다양한 생각과 미감까지 구현해낸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 제품은 단순히 유용한 물건이 아니라,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해 감동을 자아내고 그래서 끝내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준다. Bel Design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다. 독일 중심의 Good Design과 이탈리아 중심의 Bel Design은 40년 넘게 전쟁 중이고, 1980년 이후 세계적인 대세는 Bel Design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다. 기능주의의 Good Design을 극복하고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움까지 구현한 이탈리아 Bel Design의 맨 앞에 선 이가 바로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이다. 이 책은 다양한 모습과 가치를 지닌 알레산드로 멘디니를 그의 삶의 여정, 그의 철학, 그의 작품, 작품에 녹아든 가치, 세계 디자인계의 변화와 이탈리아 디자인의 흐름 등을 씨줄과 날줄 삼아 이 모든 것을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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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찬(도서MD)

언젠가는 ‘안녕히 그리고 책들은 감사했어요’ 예스24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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