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림 “책을 읽으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예스블로거 미라클의 독서하며 살아가기 리뷰 읽기는 또 다른 독서
4월 23일은 책의 날이다. 독서 인구가 준다고는 해도 여전히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주변에 많다. ‘미라클’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블로거 문혜림 씨는 거의 하루에 한 편 꼴로 책 리뷰를 남긴다. 그 만큼 읽는 책 권수도 많다는 의미겠다. 책의 날을 맞아, 한 열독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스24 블로그에서 ‘미라클(//blog.yes24.com/pig1126611)’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해운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닉네임에는 큰 의미가 없고 예전에 공부할 때 좋아하던 선생님의 메일 주소가 "miracle"이었거든요. 그 선생님을 롤 모델 삼아 열심히 공부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카페 가입할 때 "미라클"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어요. 그 이후로 모든 닉네임을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예스24 파워문화블로그로 활동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뽑히게 되었나요?
정말 운 좋게 뽑힌 것 같아요. 2012년도에 예스 블로그를 개설하고 예스 24 파워문화블로그 네트워크데이의 후기를 보면서 언젠가 저 곳에 참석해보고 싶다, 라는 바람으로 5기에 지원을 했거든요. 그런데 5기에 이어 6기까지 연임을 하고 있으니, 정말 운이 좋죠.
책을 읽기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1년 반 정도 전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전에는 책을 한 권도 안 읽었어요. 검색만으로 목차, 줄거리, 대강의 내용 등을 알 수 있잖아요. 굳이 볼 필요를 못 느꼈죠. 그러다 우연히 서평 이벤트가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 때 받은 책이 『인권이란 무언인가』 였어요. 책을 읽어 나가면서 ‘아, 이런 것들이 있었구나’ 하는 걸 느꼈죠. 책을 읽기 전까지는 책을 읽지 않아도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보고 나니 ‘모르고 있었기에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부터 계속해서 책을 보게 되었어요. 읽으면 읽을 수록 제가 알고 있던 세상이 얼마나 편협했는지를 깨달으면서 책을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짧은 기간이지만 그 기간 동안이나마 계속해서 책을 읽어온 것 덕분에 예스 24 파워문화블로그로 선정해 주신 거 같아요.
블로그에 보면 책을 엄청난 속도로 읽어나가던데요. 서평도 많이 쓰고요. 언제 책을 읽어요?
하루 2~3시간씩 출퇴근 할 때 틈틈이 책을 읽으려고 하고 있어요. 주말에도 TV보다는 책을 보려 하고요. 보통 출퇴근 할 때 멍하니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새는 자투리 시간이 있으면 책을 읽고 있거든요. 이전에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주로 읽었는데 요새는 고전이나 인문 관련 책들을 노력하고 있어요. 작년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1~100권 세트로 샀는데, 아직 거의 읽지는 못했네요. 어느 순간부터 책에 대한 욕심만 많아져서 책을 쌓아 놓고만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에는 전공 책을 제외한 일반 책들은 10권이 넘을까 말까였는데, 지금은 1,000권 정도 있으니 정말 책을 모으는 데만 주력을 했네요. 이제는 책장에 꼽을 공간도 없어서 책과 함께 집을 나가라는 어머니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도 듣고 있으니, 앞으로는 책을 모으는 것보다도 읽는 것에 더 주력해야 할거 같아요. (웃음)
책을 읽기 시작하기 전과 이후, 인생에서 바뀐 게 있나요?
생각의 틀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이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보편적인 생각이겠거니 하면서 옳은 것들이라 믿어왔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다분히 단편적인 것들이라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어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이 그런 것 중 하나인데요. 제가 지인들에게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 타입이거든요. 연락이 오면 그제서야 고맙고 반갑다며 뛰어 나가곤 하는데 얼마 전 『논어』에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불역락호)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먼저 연락을 하고 그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지인에게는 또 다른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늘 받기만 하던 저로서는 누군가에게 벗이 찾아오는 기쁨을 전해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제 행동들을 반성하게 되었고요. 당연히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알고 보면 제대로 알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책으로 배우고 있어요. 정말 책으로 세상 모든 것들을 다시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쓴 리뷰도 많이 참고하나요?
책을 읽기 시작한 초반에는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볼 엄두도 못 냈어요.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빠듯하기도 했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에도 버겁더라고요. 요새 들어서야 읽었던 책의 리뷰를 올리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찾아 보곤 하는데요. 그러면서 느끼는 점들이 많아서 요새는 이 작업에 조금 더 매진하고 있어요. 책 안에 A부터 Z가 들어있다고 하면, 저는 A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은 B를 보고 또 다른 사람은 Z를 보고 있더라고요. 책은 한 권이지만 그로부터 파생되는 생각은 정말 다양하다는 걸 느끼면서 리뷰 읽기를 통해 또 다른 독서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독서 커뮤니티에서 실제로 만나 서로 토론하기도 하잖아요.
네, 얼마 전 김영사 서포터즈 모임을 시작으로 해서 책을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 뵙고 있는대요. 갈수록 독서하는 인구는 준다고는 하지만 아직 책을 찾는 분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 모임에 참여하게 되면 책에 관한 정보는 물론이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아직 제가 배워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 하다는 걸 깨달아요. 어쩌면 그렇게 박식하신 분들이 많은지, 모임에 다녀오고 나면 저를 더 채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오프라인 모임도 꾸준히 참여해보려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어떤 책을 읽었어요?
얼마 전에 파비오 볼로의 『내가 원하는 시간』을 읽고 『아침의 첫 햇살』를 연이어 읽게 되었는데요. 문체를 닮고 싶다는 생각에 매일 한 두줄 씩이라도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따라 적어보고 있어요. 폴 오스터의 『겨울일기』도 인간의 삶이 나이테처럼 몸 안에 담긴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어 감명 깊게 읽었고 목성균 작가의 『누비처네』도 참 좋았는데, 그 전에 나온 책들은 이미 절판 상태라 중고 서점을 통해서 구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미시시피 미시시피』는 기회가 된다면 독서 토론을 통해 한 번 다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인데요. 생각해 볼 점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책, 혹은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볼 때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면?
예전에는 책을 고를 때 표지나 제목, 별점을 보고 골랐다면 요새는 리뷰를 통해서 책을 고르고 있어요. 리뷰를 읽으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읽어보고 싶은 책인지 아닌지에 대해 판단이 되더라고요. TV 프로그램 중에서 다큐멘터리는 꼭 챙겨보고 있어요. 얼마 전에 방영된 <슈퍼피쉬>와 <색 네개의 욕망>은 재방송까지도 챙겨 봤었거든요. 드라마는 다 끝난 이후에 후기가 좋은 것들을 몰아서 보는 편이고 영화는 대중적인 것들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찾아보곤 하는데 그 중에서도 <그을린 사랑>이나 <타인의 삶>,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가 기억에 많이 남네요.
4월 23일은 책의 날입니다. 이날에는 어떤 책을 읽을 예정인가요?
최근에 『사랑의 역사』와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을 읽고 나서 그 안에 소개된 책들을 주문했거든요. 워낙 많은 책들을 구매한 터라 아마 이번에 구매한 책 중 한 권을 읽고 있을 것 같아요.
독서 외에 집중하는 활동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요새 운동을 꾸준히 다녀보려 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도 없다 생각해서 퇴근하고 나면 바로 집에 가기 바빴어요. 운동을 하지 않으니 몸이 더 힘들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여 전부터 플라잉 요가 다니고 있는데 기초 자세라 할 수 있는 몽키 자세도 이제 조금씩 따라 가고 있는 실정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운동을 하고 나니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땀을 흘리며 몸을 움직이는 게 생각보다 기분이 좋더라고요. 스트레스 해소도 되는 거 같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적어도 3번은 운동하려 하고 있어요.
채널예스를 어떤 계기로 보셨나요? 채널예스의 장단점은?
사실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는 채널예스가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어요. 찾아보니 계정 등록 시 제가 채널예스 구독 신청도 안 해 놓은 상태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채널예스의 기사를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풍성하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서 한창을 보고 있었어요. 단점이라기보다는 저처럼 아직 채널예스를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채널예스의 존재가 더욱 부각되길 바라봅니다.
독자와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채널예스가 찾아갑니다!
‘독자와 만나다’는 채널예스를 평소에 즐겨 읽는 독자가 주인공인 코너입니다. chyes@yes24.com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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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